1516 프리메라리가 23라운드
Levante UD vs FC Barcelona
Ⅱ 오심으로 빼앗긴 리오넬 메시의 골
응당 바르싸의 선제골이었어야 할 레오의 이 득점은 불행히도 부심의 오프사이드 오심 판정으로 빼앗기고 말았다. 리플레이 화면을 보면 알겠지만 이 정도 거리라면 오심을 해서는 안되는 경우로, 이 상황을 오프사이드라고 믿는다면 부심 스스로의 자질을 의심하는 것이 옳다. 물론 철밥통에 비유하고 싶을만큼 오심이 잦은 프리메라리가 심판진들의 여유에 찬 작태를 보는 것이 하루이틀 일은 아니나, 부당함에 익숙해져선 안될 일이지.
0-1 나바로 자책골
경기장은 정말이지 무척이나 산만하고 어수선했다. 그도 그럴것이, 다른 리그들도 물론 그렇겠지만 특히 프리메라리가는 더더욱 낮경기가 익숙한 리그는 아니다. 얼마나 밤경기에 익숙하느냐 하면 축구와 축구장에 대해 묘사할 때 내가 무의식 중에 “눈부신 인공조명”이라는 수식어를 거의 반드시 붙여왔을 정도니까, 그 팬인 나에게 조차도 내리쬐는 햇살이 여전히 어색할 정도인 것이다. 물론 세 시즌 전부터인가, 낮경기를 보는 것이 이제는 아주 생소한 정도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셀러브레이션 하는 우리 선수들 뒤로 밝은 하늘이 보이는건 새삼 색다르거든. 하지만 색다른 것이 항상 좋지는 않다. 생물은 누구나 익숙한 패턴을 선호하는 법이니까. 특히 내가 덜 자고 내가 더 고통스러워도 좋으니 선수들의 컨디션을 위해서라면 ‘항상 하던 시간’에 경기하기를 꾸준히 바란 입장에서, 오늘과 같은 경기력이라면 이 시간대 또한 탓을 안할 수가 없거든(ㅋㅋㅋㅋ). 하지만 바르싸가 어수선했던 만큼 레반테 또한 산만하기 짝이 없어 결국 바르싸에 뜻밖의 선물을 내주었고
0-2 루이스 수아레즈 추가골
바르싸는 스스로도 경기를 결정지었다.
이겨서 기쁘고 다행이다.
협회가 이토록이나 이른 시간대에 경기를 잡는 것은 거대 자본인 중국팬들을 위한 배려라는 것은 모두가 알지. 덕분에 다른 대륙의 팬을 배려하느라 선수들의 컨디션이 들쭉날쭉 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평소라면 오전 트레이닝을 마치고 감독이 선수들과 팀에 대한 브리핑을 가진 후, 먹어야 할 점심을 먹지 못하니 짐짓 자다 일어나 방금 뛰어나온듯한 플레이를 보더라도 웃을 수가 없는게, 그렇다면 배려를 받는 입장인 내 쪽에선 어떤가? 부랴부랴 외출해 돌아와 속전속결로 저녁을 해치우고 샤워도 하지 못한 채로, 그렇다고 TV를 사수하지도 못했다-가족이 다 같이 사는 집에서 집안 막내가, 축구를 보기위해 엄빠가 시청하는 드라마 채널에서 남의 나라 리그를 중계하는 스포츠 채널로 바꾸는 그런 얼빠진 짓을 누가 하겠냐고ಥ_ಥ-.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에 해둬야할 내 일들을 모두 미뤄두고 축구를 진지하게 관람할 마음의 준비(!)도 덜 된 상태에서, 똥 마려운 강아지마냥 발을 동동거리며 컴퓨터 앞에 앉아 가장 사랑하는 팀의 경기를 강제시청 하는 기분을 느낀다고ಥ_ಥ. 그러니 경기에 큰 감흥이 생길 수가 있나. 집중이 안되는뎈ㅋㅋㅋㅋ 이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시간이란 말인가.
물론 이 글을 쓰고있는 지금도 집중이 안된다(ㅋㅋㅋ). 하지만 이 경기는 시작과 끝이 완벽히 어수선했던 것과는 달리 사실 우리 모두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게임이었는데, 이 레반테전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퍼스트팀 100번째 게임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 백번째 게임에서 승리했고, 루쵸는 100전 80승 11무 9패라는 엄청난 승률을 기록했지. 타이틀은 무려 다섯개나 가졌다. 나는 꽤 진지하게 루쵸가 내 팀의 감독이 되기를, 퍼스트팀의 감독이 되기를 갈망해왔고 드디어 꿈은 이루어졌으며 막연히 ‘좋아서’ 바랐던 그 감독이 정말로, 자신과 팀과 내 꿈을 동시에 이루어주고 있지. 나는 내 팀에 어떤 감독이 오든 그를 믿고 지지했겠지만, 루쵸가 바르싸에 돌아와서 진심으로 기쁘다. 그리고 오늘, 캡틴 어메리카 트릴로지의 마지막편 TV스팟이 하나 풀렸는데, 버키가 왜 토니를 진심으로 죽이고싶어 하는지, 신경쓰이고 궁금하고 걱정되서 미쳐버릴 것 같다ಥ_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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