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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ça A/15-16

151125 챔스16강5R FC바르셀로나 vs AS로마

by 로♥ 2015. 11. 28.


1516 챔피언스리그 그룹E 조별예선 5차전
FC Barcelona vs AS Roma





강백호는 소연이에게 잘보이기 위해 농구를 시작했다. 완결된지도 벌써 15년이 넘었을만큼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스포츠만화의 바이블로 읽히는(!) 슬램덩크의 진짜 가치는 각개팀의 사연이나 전술의 다양함, 얼기설기 얽힌 오합지졸이 하나의 팀으로 거듭나는 매력적인 이야기보다, 가장 원초적인 것, 그저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어서 얼떨결에 농구를 시작한 강백호가 권 수를 거듭할 수록 소연이를 위해서가 아닌, 스스로 농구를 사랑하고 이해해가는, 진짜 농구선수가 되어가는 과정에 있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알고 농구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을 때, 강백호는 소연이를 향한 마음을 접었을까?


 


나는 종종 생각한다. 강백호에게 채소연은,
신앙이 되지 않았을까(ㅋㅋㅋㅋㅋ).

나에게 리오넬 메시는 그런 의미다. 나는 레오를 보고 바르샤 축구를 보기 시작했다. 이제 내 삶에서 바르싸는 떼어놓을 수 없을만큼 중요한 의미가 되었고 나를 이루는 하나의, 커다란 요소이면서 때로는 나를 타인에게 설명하는 가장 쉬운 키워드가 되며, 나는 꾸레로서의 내 삶에 자부심을 느끼고 축구 또한 사랑하게 되었지만, 내게 그 모든 것들을 선물한 리오넬 메시가 바르싸의 다음이 되지는 않더라. 절대적 가치란 그런 것이다.










1-0 루이스 수아레즈 선제골



소피아를 위해 더 열심히 축구한 바르셀로나버젼 강백호(ㅋㅋㅋㅋ)





2-0 리오넬 메시





아아-, 리오넬 메시!
나를 이루는 요소들 중 가장 순수한 애정을, 가장 충만한 부분에서 형상화 한다면 리오넬 메시의 모습이 될 것이다. 냉정히 말해 나와는 아무런 관계도 아닌 사이의 사람을 이토록이나 맹목적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 이 의미없는 물음에조차 고개를 끄덕일만큼, 살면서 단 한번도 타인을 향해 사랑한다는 말을 해본적 없는 내가 망설임없이 사랑고백을 할만큼, 스스로도 내가 완전한 타인을 이토록이나 순수하게 사랑할 수 있구나 깨달을만큼의 무한한 애정을 느낀다. 새삼, 아직까지도 혹은,






여전히.





3-0 루이스 수아레즈 추가골






4-0 제라르 피케





엘 클라시코 마지막 찬스의 한을 푼 제라르 피케.
뭐니뭐니해도 친구가 최고지? ㅋㅋㅋㅋㅋㅋ


골 셀러브레이션을 끝내고 어딘가로 시선을 돌리는 피케




그리고 카메라가 잡아준 앵글 속 축구의 제왕.
레오의 저 유쾌한 재스쳐까지 완벽하다ㅋㅋㅋㅋㅋㅋ





마니따, 5-0. 다시 리오넬 메시





지난 엘 클라시코는 이번 시즌, 가장 재미있고 가장 빛나는 경기일줄 알았기에 이어져오는 주의 챔스는 달리 기대를 하지않았다. 막연히, 이기더라도 지난 경기만큼의 재미는 못볼 거라고. 더욱이 레오는 이제 막 복귀해 30분을 소화했을 뿐이라 아직은 몸을 사리기도 바랐다. 그런데 웬걸. 리오넬 메시는 언제나 자신의 가치를 안다. 단 한경기만에 그가 왜 세계 최고의 플레이어인지 다시금 증명했다. 마치 공백이 있기는 했냐는듯이, 그동안 축구를 하지못해 어떻게 견디고 참았을까 싶을 정도로.


그와중에



팀메이트들에게 격하게 머리를 쥐어뜯긴 추꾸왕(ㅋㅋㅋㅋ).





6-0 네이마르가 실죽한 PK 세컨볼을 득점으로 연결시킨 아드리아누



바르싸의 여섯번째 득점이자, 숨은 사연이 담긴 골.
엘 클라시코가 끝나고 나는 일부 이해할 수 없는 반응을 보았다. 현재 네이마르와 수아레즈가 잘해주고 있기에, 레오의 복귀가 이 두 선수의 흐름을 끊어놓게 된다면 어쩌느냐고. 정말 믿을 수 없게도, 리오넬 메시가 돌아와 팀의 상승세를 끊어놓게 되지 않겠느냐는, 정말 세상에 다시 없을 병신 소리를 봤다고. 레오는 오랜 부상에서 막 돌아와 고작 30분 남짓을 뛰었을 뿐인데도 마치 팀의 방해물이나 성가시는 눈엣가이 여기듯이, 레오가 수아레즈와 네이마르의 케미스트리를 깰까봐 무려 걱정씩이나 든다는 황당한 소리를 듣고 내가 느낀 분노를 새삼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나는 이 멍청한 실언도 ‘팀을 걱정하는 팬의 의견’으로 통용된다는 상황자체가 좆같다. 얼빠진 허수아비들에게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며 레오가 어떤 선수이기 이전에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설명을 해야한다는 것 까지도 포함해서.









일부 꾸레들은, 혹은 스스로 꾸레라 속이는 허깨비들은 리오넬 메시의 가치를 아직도 모른다. 처음부터 내가 가진 것의 소중함을 모른다고. 나는 그 점을 무척이나 이해하기 어렵다. 내가 지금 가진게 최고인데, 왜 2등 3등을 위해 최고를 버려야 하지? 세계최고의 선수 옆에서 뛰는 바람에 기가 죽을 수준의 선수라면 애초에 바르싸에 어울리지 않는 선수일 것이다. 리오넬 메시에게 향하는 스포트라이트가 질투난다면 리오넬 메시보다 잘하면 될 일이고.

“리오넬 메시의 존재가 수아레즈나 네이마르의 성장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이 끝모를 어리석음으로, 스스로 바르싸 경기를 보지 않음을 내게 다시금 상기 시켜줄 필요는 없다. 윗 장면들의 사연 또한 꾸레들이라면 이미 알고있을 것이다. 바르싸의 공식 패널티키커인 레오는 몇시즌 전부터 PK찬스를 다른 선수들에게 양보하는 것에 재미를 들였는데, 개중 가장 많은 수혜를 얻는 것은 네이마르이지만 재밌게도 네이마르는 그 PK찬스를 종종 허공에 날리곤 한다. 올어라운드 플레이어인 리오넬 메시를 답습하듯(ㅋㅋㅋㅋ). 레오는 네이마르가 실축할 때마다 느끼는 그, 나로서는 정확히 알 수도 없을 그 만감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있을 것이다. 네이마르가 실축한 세컨볼을 득점으로 연결시킨 아드리아누에게 축하를 건내기 전에, 레오는 PK를 실축한 네이마르를 먼저 위로했다.


그러면 이제 이 장면이 다시 보이겠지.
 


레오는 몇 마디 말보다 강력한 윙크(ㅋㅋㅋㅋ)로 쿨하게 네이마르에게 공을 넘겼다. 이 때의 공은 동음이의어로, Ball(球)과 공(功)의 의미를 동시에 담아서. 네이마르가 막 블라우그라나를 입었을 때를 떠올려보자. 그는 개인기가 뛰어나고 피치 위에서도 시선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는, 흥미로운 선수였지만 꾸레들은 만족하지 못했다. 눈이 높아서가 아니라, 그 개인은 뛰어나지만 팀메이트들을 활용할줄 모르고 시야도 좁으며 혈기만 왕성할 뿐이었기 때문에. 그런데 지금은 어떻지? 이미 한 명의 완연한 축구선수로서의 습관이 잡혔을 성인선수인 네이마르가 이 짧은 시간에 장족의 발전을 이루어낸 것은, ‘피치 위에서의 효율적인 움직임에 대한 교과서’로 공부한 덕분이지. 레오는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막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더 좋은 플레이어로 만든다.

언젠가 네이마르에게, 메시와 함께 뛰는 것에 대해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he makes us all better players.”
















































언제봐도 벅차오르는 리오넬 메시의 아이덴티티.








경기가 끝나자 레오는 피치 위의 모든 선수들과 허그로 인사하면서 유니폼도 교환하고






또 이 매력적인 뒷태로 내게 씹덕사를 시도했다.
레오는 저 등허리라인이 정말 훌륭하다ಥ_ಥ 저 라인은 진짜 타고남 반+운동 반으로 완성되던데 얼굴만 보면 운동이랑은 아주 담을 쌓고 그저 풀밭에 누워 바람을 이불삼아 낮잠 자는걸 제일 좋아할 것 같이 생겨가지고(ㅋㅋㅋ 실제로도 좋아할 것 같다;;;;;) 스포츠는 대부분 잘함+제 분야에서는 일인자라는 그 갭과, 피치 위에서의 천성적인 여유로움이 아직도 나를 미치게 만들지.





이런 선수를, 이런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