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122 리그12R 레알 마드리드 vs FC바르셀로나

1516 프리메라리가 12라운드
Real Madrid vs FC Barcelona





     프랑스, 파리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평소엔 없는 팀, 우연히라도 소속선수들의 얼굴을 마주하게되면 나도모르게 눈살을 찌푸리는 팀. 항상 망했으면 좋겠고 어쩌다 한번 떠오르는 그 찰나의 순간에조차 언젠가는 강등 당하길 바라는, 정말이지, 그야말로 꼴도 보기 싫은 팀이지만 불리기를 ‘지상 최대의 더비’로 수식하는 엘 클라시코가 다가오는 시점이 되어서까지 없는 팀 취급을 할 수는 없다. 이 점을 부인하는 축구팬은 없을 것이다. 역사가 자아낸 라이벌 매치이지 않은가. 한 시즌동안 엘 클라시코가 치뤄지는 최소한의 시간 180분. 아마도 내가 마드리드 선수들에게 유일하게 존중심을 갖는 180분일 것이다.


 


먼저 치뤄지는 90분은 베르나베우에서 치뤄졌는데, 그러고보니 올 시즌에는 단 한번도 마드리드 경기를 보지못했다. 아무리 관심이 없다고는 한들 나도 명색이 축구팬이니만큼 시간이 되면, 내키는 마음이 든다면 다른 리그, 다른 팀-설사 레알 마드리드라 할 지라도- 경기 한두편은 보게되는데, 이번 시즌에는 시간이 여의치 않았던 것이다. 이번 시즌의 마드리드에 대해 듣기로는 나바스 골키퍼가 혼자 하드캐리 중이라고는 하나 최근 성적이 썩 나쁘지도 않(아보이)기에 축구팬들의 엄살 섞인 평인줄 알았다. 바르싸 역시도 전력의 핵심인 리오넬 메시가 부재중이기는 하나 그 메시의 빈자리를 최선을 다해 채운 네이마르가 있기에 정말 힘든, 혹은 굉장히 숨막히는 게임이 되겠노라 예상했지.

0. 그 전에, 드디어 원정길에 합류한 축구의 제왕




레오가 함께 원정길에 오른다는 것 만으로도 벌써 기분이 들뜨는데
코스타 한번, 수아레즈 한번 올려다보는거 진짜 씹덕터져 미치겠다ಥ_ಥ
내일 모레 서른인데 이 정도로 사랑스러워도 되냐ಥ_ಥ





1 네이마르






Ⅱ






2 이니에스타→ 라키티치→ 세르지 로베르토






3 네이마르→ 수아레즈의 엄청난 찬스



-를 선방한 마르셀로.
아, 이건 진짜 들어갔! 까지 생각했는데ㅋㅋㅋ





4 클라우디오 브라보






Ⅱ






Ⅲ 아아, 브라보!



우리 브라보 존나 브라보ಥ_ಥ
아아, 정말 바르싸에 비하면 존나게 별 것도 아닌데다 허섭스레기 같은 레알 소시에다드(ㅋㅋㅋㅋ 행여 소시에다드 팬이 있다면 부디 너그러이 이해하기를. 악성 팬인 내 기준에서는 바르싸 밑으로는 어느 리그의 어느 팀이든 일관되게 형편 없으니까)에서 유일하게 나를 숨막히게 했던 그 브라보다. 이름 마저도 브라보라 그 브라보가 리오넬 메시의 회심의 슈팅을 선방할 때 외쳐지는 그 중의적인 브라보!!!에도 나는 매번 그렇게 모욕감(ㅋㅋㅋㅋ)을 느꼈지. 라 로하가 낳은 최고의 스트라이커 다비드 비야는 1011시즌, 바르싸로 이적해 리오넬 메시와 함께 플레이하는 기분은 어떠느냐 물으니 이렇게 대답했다. “레오는 상대팀에 있을때조차 그 플레이에 감탄하게 하고 게임을 즐기게 하는 선수에요. 그런데 그가 이제는 내 편에 서있죠.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요?”
이제 그 클라우디오 브라보가 내 편에 서있다. 아아, 브라보 마이 라이프.





5 그리고 내 곁을 단 한번도 떠난적 없던 바로 그 선수



항상 내 곁에, 항상 내가 그 곁을 지키는 바로 그 선수가 오래도록, 지겹기도 정말이지 미치게 지겹고 길었던 그 긴 부상을 딛고 제 자리로 돌아왔다. 넉넉한 패딩에 포근히 감싸인 채로(ㅋㅋㅋ). 아르헨티나는 1년내내 봄과 가을이 반복되는 날씨라고 들었는데, 레오가 추위타는걸 볼 때마다 그 축복 받은 나라에 태어난 소년이라는게 정말 실감이 난다. 물론 1년 내내 여름인 안토넬라도 동향이지만ㅋㅋㅋ.







미친 저 콧날 잘생긴거 봐라 진짜ಥ_ಥ






전반에는 패딩에 반쯤 몸을 묻은 레오가 루쵸 뒤로 간간히 모습을 보이거나,
카메라가 한번씩 잡아주는 그 서비스컷에도 좋아서 울부짖었는데ㅋㅋㅋ 후반이 되자





필드 한켠을 어슬렁 거리는 축구의 제왕.





Ⅱ finally
 

 

 


아아ಥ_ಥ 레오다ಥ_ಥ
레오가 블라우그라나 입고 있어ಥ_ಥ 아아아아ಥ_ಥ





아아아아 메윽씨이다ಥ_ಥ
진짜로 유니폼 입고 뛰고있어ಥ_ಥ...!





Ⅲ 레오→ 수아레즈, 레오






6 무니르와 피케의 갈림길



준희옹으로부터 “피케에게 패스했으면 (득점)확률이 더 높았을 것”이라는, 스트라이커로서 센터백 보다 슈팅을 못한다는 최악의 평을 듣고 만 무니르 인생의 갈림길. 가장 슬픈 것은 그 말을 듣고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니르조차 한국어를 알아들었으면 무의식 중에 고개를 끄덕였을걸(숙연). 그래도 괜찮아, 무니르. 드럽게 못할 때도 있어야, 더 잘 하고싶어지지;;;;;.

0-1 루이스 수아레즈 선제골





엘 클라시코가 시작되고 고작 10분 만에.
물론 빠르게 잘 넣었노라 칭찬하고 싶어서 고작 10분 만에 선제골이 터졌다 라는 뜻으로 쓴 문장이었는데 내가 손가락을 놀림과 동시에 전반 1분만에 골을 먹혔던 그 경기가 떠올랐다(....). 그래도 그때의 엘 클라시코에선 그게 핸디캡이었지^.^ 기억이 맞다면 바르싸가 3대1로 이겼으니까. 그러고보니 내게도 스코어가 바로바로 떠오르지 않을만큼의 엘 클라시코 기억들이 쌓여있구나.





0-2 네이마르 추가골








0-3 바르싸의 영 캡틴,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추가골

경기 내내, 긍정적인 의미로 미친 수준의 플레이를 보인 이니에스타가 득점에까지 성공해
그렇잖아도 광대가 치솟아 오르는데





음?
필드 플레이어들 골셀러브레이션 중 너무나도 익숙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는 이질적이어야 할 선수가 약 1명 껴있어서 그와중에 현웃(ㅋㅋㅋㅋ). 이 시간까지만 해도 라인 근처에서 어슬렁 어슬렁 몸을 풀던 레오였으나 득점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합류했다.





0-4 루이스 수아레즈 추가골





물론, 물론 하드하고 숨막히는 게임을 예상했다고 해서 바르싸의 승리를 의심한 것은 아니다. 내가 꾸레이기 때문에 팀이 질거라는 가정을 하지 않는 것도 지극히 당연한 이유이지만 그 이전에, 객관적으로 바르싸의 최근 분위기는 썩 좋았거든. 팀의 싸이클이 상승곡선이라는 것만큼 축구판에서 승리를 확신하게 하는 요소는 없지 않은가. 바르싸는 내 예상 이상으로 훌륭했고, 마드리드는 신기할 정도로 형편 없었다. 왜 이러는거지? 라는 생각이 절로 들만큼. 물론 마드리드를 4대0으로, 마니따로, 6대2로 이긴다는 것은 시즌 중 트레블을 하는 것 다음으로 대단히 기쁜 일이다. 마드리드가 대패하면 나는 당연하게도 통쾌히 비웃는다. 하지만 그럴 수 있는 것도 대승의 역사 이면에 바르싸 또한 형편없는 경기력으로 마드리드에 털리고 그야말로 무력감을 느낄만큼 못해서 패한 적 또한 있음을 경험했지. 마드리드 팬들도 바르싸를 그렇게 이기면 통쾌하게 웃을 것이다. 그 조롱(....)이 용인되는 사이니까 라이벌이고. 그런데 오늘 경기에선 진지하게 걱정이 될 정도더군. 왜 저러는거지? 이 상황에 저 감독은 대체 뭘 생각하는거야? 하고.





그 생각은 베르나베우의 팬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는지
바르싸의 젊은 주장,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교체되어 나가자



베르나베우는 박수로 뒤덮였다. 몇몇 팬들은 바르싸의 주장을 위해 기립박수를 쳤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기립 박수를 받은 네 번째 바르싸 선수다. 모두들 알겠지만 내 홈에서, 홈팀 팬들이 상대팀 선수를 위해 기립박수를 칠 때는 반드시 중의적인 의미를 갖는다. 리그 테이블에서 지우고 싶을 만큼 싫은 감정도 한순간 잊게 할만큼 멋진 플레이를 보여준 이를 존중하는 의미로, 또 내 집에서 상대팀 선수가 저 정도 활개를 치게 둘 만큼 형편없는 내 팀을 조롱하기 위해서.

메윽씨이.. 존멋ಥ_ಥ 왜저렇게 핸섬하지;;;;;





















마스체라노는 부상으로 교체아웃 되었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리 심각한 부상은 아니니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아프고 추워서 담요 두르고 나가는 건데 마치 토르의 위엄 넘치는 망토를 쓴 것 같다ㅋㅋㅋ





















































***


























이 사진, 레오 진짜 졸귀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몸 풀다가 골 들어가니까 좋아가지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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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올려준 두근두근 라커룸


마지막 플레이 씬을 거듭 언급하며 다음엔 자신에게 패스해달라고 무니르를 격려(ㅋㅋㅋㅋ)한 피케. 피케는 참 대부분의 경우에서 인간적인 센스가 있다. 그러고보니 경기 전에 마드리드 팬들이 피케를 위한 스페셜한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하더니 어느순간 야유의 주인이 바뀌어 있더군.





아아.. 메윽씨이ಥ_ಥ













아아아아ಥ_ಥ
단체샷 너무 좋아.. 개좋아..

이니에스타가 골 넣고 달려가 안긴 사람이 하필이면 리오넬 메시인 것이 봐도봐도 행복하다.
마침 레오가 거기 서있어서, 이니에스타의 뛰어가는 방향 정면에 서있던게 레오 뿐이라서, 마침 레오가 거기 안기 좋게 서있었을 수도 이니에스타는 누구를 안는지조차 모를만큼 기쁨에 날뛰는 중이었을 수도 있지만 오래도록 바르싸를 이끌어온 두 사람이 가장 기쁜 순간 가장 먼저 그 기쁨을 나눈다는 것 자체가 특별해서 좋다. 그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그 리오넬 메시다. 꾸레들에게 이 두 선수가 어디 보통 선수인가.





바르싸는 경기가 끝나자 서로를 격려했고





함께 원정을 떠나온 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잊지않았다.
이겼고, 대승했으며, 실점하지 않았고,







리오넬 메시가 돌아왔다.
최고의 게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