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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ça A/18-19

181209 리그15R RCD에스파뇰 vs FC바르셀로나

by 로♥ 2018. 12. 10.


1819 프리메라리가 15라운드
RCD Español vs FC Barcelona





WOW, 리오넬 메시..
내가 리오넬 메시를 알아온 이 오랜 시간동안 그의 플레이 자체만으로 감탄을 금치못했던 것이 대체 몇번째인지 모르겠군. 나는 그 리오넬 메시의 최전성기에도 꼬박꼬박 그의 게임을 지켜봐온 행운아임에도, 아직도 그 황홀한 시기가 다 지나지 않은 모양이다. 레오가 가진 그 향상심의 원천은 대체 무엇일까. 얼마나 어마어마한 그릇이기에 나를 아직도(!) 감탄하게 하는지, 진정 감탄해 마지않은 게임이었다.


 


또 에스파뇰의 관중들은 21분이 되자 어김없이 박수갈채를 쏟아냈는데, 오, 정말 새삼스레 혹은 불가피하게 그리운 이니에스타가 떠오르더군. 바르싸와 에스파뇰은 -여느 연고지 라이벌들이 그러하듯- 그다지 사이는 좋지않지만 그럼에도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란 있기 마련이라, 나는 그 로맨틱한 순간을 퍽 좋아했다. 이제는 이니에스타가 블라우그라나를 입지 않으니 마치 바르싸와 에스파뇰을 이어주던 하나의 관계가 끊어진 듯한 느낌은 못내 아쉽다. 피치 위에서 발생하는 온갖 종류의 사사롭고 별스러울 것 없지만 일견 로맨틱한 그 모든 순간들을 사랑했는데!










0-1 리오넬 메시 프리킥골




wow
저 위치로 득점하는 것이 극히 드문 경우는 아니지만,
정말이지 알면서도 볼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0-2 우스만 뎀벨레




뎀벨레를 보고있으면 양가감정이 든다. 실력으로는 딱히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피치 밖에선 수준이하의 잡음이 너무 많다. 물론 나는 인터넷을 꽤 불신하는 탓에 그 모든 잡음들이 죄다 진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좋지도 않은 일들로 지나치게 남의 입에 오르내리는 상황을 마냥 반길 수도 없는 것이다. ‘진짜로 이런 일이 있었나?’ 라는 의심 자체가 뎀벨레와 나 사이를 좀먹는다. 그리고 그 짜증스러운 염려 이면에 선수들도 평범한 사람인 탓에, 그럴 의무가 없는 사람에게 피치 밖에서도 모범이 되는 행동들만 하기를 바란다는건 너무나도 주제넘은 요구인 것을 알기에 이 상황이 더 피곤하다.





0-3 루이스 수아레즈




수아레즈는 아, 오늘도 저새끼 저거 왜저래(´༎ຶ۝༎ຶ) 라는 말을 아주 수십번 중얼거리게 했으나 결국에는, 득점에 성공했다(!). 그리고 뻘하게 수아레즈골 들어가니까 집에 가고 싶다는 얼굴로 기계처럼 껌 씹고있는 에스파뇰 소년팬 봐바ಥ_ಥㅋㅋㅋ 옆에서 쿡 찌르니까 형식적인 미소 짓는 것도 존웃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4 리오넬 메시 프리킥 추가골




한 경기에서 프리킥으로만 두 골.
리오넬 메시가 찬 두번째 프리킥 마저도 득점에 성공하자 넋을 놓고 앉아있는 디에고 로페즈의 심정이 간접적으로 와닿더군. 나조차도 프리킥 골이 한번 더(!) 성공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프리킥골 차넣는게 상당히 쉬운 일인 것 같잖아.. 얼마나 놀랐는지 마치 실축한 것 처럼 어, 골이네 하다가 엌!!!!! 골!!!!!!!!!!!!!!!!!! 골이네!!!!!!!!!!!!!!!!!!!!!!!!!!!!!!!! 했다.






레오와 피케는 무슨 얘기를 했을까.
이 장면을 보니 얼마전 경기에서 서로 우리가 합을 맞춰 넣은 골이라구! 트레이닝때 연습을 얼마나 많이 하는데! 아니야 내가 실수한건데 마침 피케가 그 자리에 서있더라고 하면서 둘이 엉망진창 인터뷰 하던게 생각나서 좀 웃었다ㅋㅋㅋ. 피케는 뭐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고 본인 공을 레오와 나누고 싶었을 수도 있는데 레오는 얄짤없이 내가 실수했지, 실토하는게 너무 리오넬 메시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급기야 실수도 득점으로 연결하는 그 리오넬 메시는



에스파뇰전이 끝나고 올라온 스포츠 헤드라인에 「팀보다 더 많은 득점을 한 리오넬 메시」라고 되어있길래 아니 팀보다 득점을 어떻게 더 많이 해, 했는데 이 참고자료를 보고 납득했다. 바르셀로나가 아니라 리오넬 메시야(༎ຶ෴༎ຶ)ㅋㅋㅋ







***
























조금 딴소리지만 나는 반년전에 새로운 운동을 시작했는데 그 운동이 꽤 마음에 들었던 나머지 전에없이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몸을 잘쓰는 것과는 별개로 -실제로 운동신경이 드럽게 없다- 나는 불필요한 생각을 너무 많이하는 탓에 그 잡생각을 없애도록 도와주는 운동을 꽤 좋아하고 그렇기 때문에 운동 찬양자인데, 운동 역시도 의욕만으론 절대로 잘할 수 없더군. 가끔은 하면 할 수록 더 못하는 느낌마저 들어서(ㅋㅋㅋ) 하, 선수할 것도 아닌데 적당히 하자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왜 안되는지 지속적으로 곱씹으며 열을 낸다. 열심히 연습하는데 왜 안되냐고! 왜! 그리고 가끔은 재미와 취미로 하는 운동이지만 감기기운이 있거나 날씨가 너무 춥거나 너무 덥거나 심하게 비가 내린다는 등의 이유로 하고싶지 않은 날도 있는데 그럴때면 거의 우는듯한 얼굴로 어기적어기적 움직이지. 그럴때마다 생각한다. 재밌어서 하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레오는 대체 어떻게 평생을 한결같이 웃으며 트레이닝장으로 들어올 수 있지?






리오넬 메시도 자신의 한계를 생각해본 적 있을까?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는데 아직도 스타트지점으로 되돌아가지 못했을때, 속으로 인간의 심장은 쉽게 터지지 않아 하면서 죽을 힘을 다해 움직이는데 항상 3m쯤 앞에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끼리 그 지점을 넘어서야 다음번에 쉬워진다며 서로 격려하지만 한편으로는 또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선수할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까지 해야돼? (ㅋㅋㅋ). 이 딜레마는 생각보다 엄청난 것이어서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슬럼프에 빠지는지 이해하게 하는데, 레오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을지 생각하면 묘한 기분이 든다. 레오는 언젠가 혼자 프리킥이 잘 안되는것 같다며 요즘 프리킥 연습에 재미를 붙였습니다, 하더니 이제는 한 경기에 두 골을 프리킥 골로 차넣는 기염을 토했다. 항상 뭐가 잘 안된다고 굳이 지적하면 그 다음 경기에 정확히 그 부분으로 득점을 해결하던 선수라 여태까지는 그게 얼마나 엄청난 일인지 생각해볼 시간이 없었는데, 참 정말이지, 순수하게 궁금하군. 모든 의미와 그 모든 면에서, 타고난 천재란 저런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