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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ça A/17-18

170916 리그4R 헤타페CF vs FC바르셀로나

by 로♥ 2017. 9. 18.


1718 프리메라리가 4라운드
Getafe CF vs FC Barcelona





그래, 이즈음이면 이 말을 할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물론 헤타페를 상대로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새시즌에도 어김없이 승격팀은 있고 그들의 기세는 -언젠가 얘기했듯-프리메라리가 챔피언이 느끼는 그것과 하등 다를 바가 없으므로 (막연한 감상이긴 하다만 성취감은 오히려 더 높지 않을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아직 굳건한 이 시기의 승격팀을 조심해야 한다고. 이 명제는 이미 너무나도 오래 학습하고 검증해온 사실이고, 이 게임에서조차 참이었다.


 


전반전 까지는.
승격팀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 기억할 가치가 있는, 과거로부터 배워온 지혜이지만 물론 그것이 진리는 될 수 없다. 언어유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이 문장이 주는 미묘한 뉘앙스를 이미 곱씹어봤을 것이다. 승격팀을 ‘조심해야’ 한다. 피할 것은 아니고. 단지 방심하지 말라는 경고일 뿐이라는 거지. 이 게임의 결과가 증명하듯이 말이다.










1-1 데니스 수아레즈 동점골





데니스 수아레즈는 확신할 수 없는 자신의 입지때문에 여전히 마음고생 중인데(ಥ_ಥ), 얼마전에 이 문제를 두고 레오를 비롯한 몇몇의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했다는 기사를 봤다. 그때 레오가 잔류를 권한 것이 꽤 도움이 되었다고 했는데 부디 정말로 그렇기를 바란다. 나는 내 선수들이 블라우그라나를 입고 후회하는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고 하고싶지도 않으며, 데니스 수아레즈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다. 그는 바르싸에서 성공할 것이다.


무엇보다,



언젠가 레오가 그에게 말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조금은 으쓱하면서,
내가 뭐랬냐, 팀에 남길 잘하지 않았냐고ㅋㅋㅋ.





이렇듯 빛나는 미래를 향한 선택지가 너무나도 많은 탓에 흔들림 없는 시작을 원하는 어린 선수와,
이제는 정해진 길을 어떻게 더 명예롭고 안정적으로 갈 수 있을지 고민할 시기를 맞은 선수.





1-2 파울리뉴 역전골





전반전은 이견의 여지없이, 분명 힘든 경기였다. 그러나 그 위기를 맞은 발베르데 감독은 처음엔 데니스를, 다음으로 파울리뉴를 선택해 피치 위에 세웠고 보다시피 이 교체선수들 모두가 승리의 방향을 바꾸고 또한 결정지었지. 선수들 개개인이 아무리 개인기량이 뛰어나도 축구판은 결국엔 감독놀음이라는 것을 부정할 축구팬은 없을 것이다. 이 경기는, 어쩌면 아직은 데면데면할 두 선수를 향한 신뢰를 쌓게 했고 우리 감독에게 더더욱 애정을 갖게 만들었으며, 그 발베르데를 향한 보다 긍정적인 호기심을 무한정 끌어올리게 했다.



























승격팀은 세군다리가의 다른 스물하나 팀들 사이에서 살아남았다. 그 빛나는 대가로 프리메라리가에 입성할 티켓을 얻지. 퍼스트리그 챔피언 보다 성취감은 더 높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은 여기서 나온다. 성공적인 퀘스트 후에 더 큰 목표가 생긴다는 것. 하지만 일찍이 스포츠의 바이블을 읽으며 북산고교 이외에도 드라마가 있음을 깨우친 나는 숨쉬듯 자연스레 다른 한편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헤타페가 세군다리가의 리더 그룹에서 승격을 꿈꾸는 동안 바르싸는 언제나 퍼스트리그의 선두이거나 그 언저리에서 버텨왔다. 언제나 그래왔기 때문에 거기에 자리하는게 당연하리라 믿는 순진한 팬들의 믿음을 굳건히 지켜가면서. 때로는 몹시 지치고 지루한 싸움처럼 느껴질 때도 있겠지만, 분명 그 자리를 오래도록 지켜본 선수들만이 갖는 새로운 가치도 있을 것이다. 무어라 명확히 정의하긴 어렵지만, 내 선수들이 언제나 그런 향상심에 끓어올랐으면 좋겠다. 내가 그들을 보며 느끼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