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ça A/16-17

161020 챔스32강 3차전 FC바르셀로나 vs 맨체스터 시티

by 로♥ 2016. 10. 22.


1617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C그룹 3차전
FC Barcelona vs Manchester City





꾸레로서 내가 갖는, 가장 건전하면서 또한 가장 호전적인 투쟁심에 대해 얘기해보자. 나는 지금까지 바르싸라면 응당 모든 대전팀들로부터 승리를 거두어야 한다고 말해왔고 내가 꾸레로 존재하는 한 이 생각이 바뀔 일은 앞으로도 없겠지만, 그 승리와 승점 자체에 의미가 있는것이지 ‘스토리’에 대한 깊이는 없다. 그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하지만 루이스 엔리케와 함께 하면서 새로운 라이벌리즘을 느끼게 되었는데, 그것은 공교롭지만 지당하게도 펩 과르디올라의 이름 아래 성립된다.


 


내 사랑하는 바르싸가 가장 이겼으면 하는 상대임과 동시에 절대로 지지 않았으면 하는 상대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 어떤 팀의 이름보다, 기꺼이 펩 과르디올라의 팀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펩의 팀을 보고있으면 끝없는 향상심이 끓어오른다. 펩과 바르싸와 나는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지. 공격축구에 대한 선망과 틈없이 짤 짜여진 무브먼트에 대한 갈망, 오롯한 승리를 향한 열망. 그리고 만화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선의로 뭉친 호적수에 대한 로망까지.






여전히, 몸에 맞춘듯이 잘 차려입은 수트 차림새의 펩이 오랜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것이 못내 반가웠는지 답지않게 장난까지 친다. 이 찰나의 순간에 내가 느낀 행복함을 어찌 다 표현할 수 있을까. 나는 여전히 펩이 좋다. 그는 내게 아직도 특별한 감독이고 여전히 존경스러운 사람이며, 변함없이 멋있는 외모도 물론 좋지. 하지만 이 시점에 와서 질문해보자, 펩 좋아, 그래. 그런데,

루이스 엔리케보다 더?





1-0 리오넬 메시 선제골



전반 15분 까지의 맨시티는 대단했다. 펩 과르디올라의 선수들답게 빈틈없는 압박과 끊임없는 활동력을 보였고 설상가상 바르싸는 방금 부상에서 복귀한 알바의 허벅지 부상이 재발해 예상치못한 교체카드를 써야했기에, 그 초반의 변수가 악재가 될까 우려한 찰나 리오넬 메시의 선제골이 나왔지. 그리고 남은 러닝타임은 내내, 양팀 모두에게 단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Titi. "Messi is just superb. When you have Messi it is a big advantage.
When you have that man in your side, anything can happen."


2-0 리오넬 메시 추가골







3-0 리오넬 메시 해트트릭




「리오넬 메시가 내 편에 서있다면,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2-Ⅱ 85분, 그냥 뒀으면 어김없이 환상적인 플레이를 완성했을 리오넬 메시는



무식하리만치 저돌적인 콜라로프의 태클에 넘어져 패널티킥을 보상 받는다.





그리고 누군가를 향해 무언의 눈빛을 보낸 후, 고개를 끄덕이는 레오.


Ⅲ 패널티 키커가 된 네이마르



그리고 놀랍지도 않게(.....) PK에 실축하는데, 이건 정말로 실축할 줄 알았다. tv화면으로 봐도 고심이 많은데 그걸 마주하고 있을 골키퍼가 모를리 없지않은가. 네이마르는 PK찬스를 많이 양보받는 만큼 어떻게 차면 가장 성공확률이 높은지 계속 시험하고 있는 모양이다. 패턴은 있지만 아직 정형화 되어 있지는 않지. 모쪼록 멀지않은 시일에 해법을 찾았으면 좋겠고,





4-0 PK를 실축한 네이마르의 참 쉬운 필드골




PK를 실축하든 말든 타격을 전혀 받지않게 해주는 점은 여전히 고맙다. 우리 포워드들 모두에게(ㅋㅋㅋ). 물론 쉬운 길도 쉽게 가고 어려운 길도 함께 가는게 가장 좋겠지만, 사소한 실수는 언제든 만회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 또한 개개인의 기량이지. 펩 팀을 상대로 4대0이라니, 정말 생각치도 못한 대승이다.




























조별예선 3차전이 끝난 이 시점에 바르싸는 3승, 맨시티는 1승 1무 1패, 보루시아는 1승 2패, 셀틱은 1무 2패. 바르셀로나는 평정심을 잃지않는다면 어렵지않게 조1위로 예선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속단할 수는 없다. 축구는 아무리 뛰어도 쉬워지는 일이 없고 패해도 괜찮은 팀이란 없으며, 승리를 향한 열망은 모두에게 공평하기에.
























그럼 이제, 자문을 했으니 자답도 해야지. 어리고 먼옛날 아이돌 그룹의 개인팬은 불가촉천민 수준의 대우를 받던 그 험난했던 시절부터 나는 한 멤버의 오롯한 개인팬이었고, 누누히 말해왔고 또한 증명해보이듯 나에게 양자택일 게임에서 선택하지 못할 항목이란 없었으며 심지어는 바르샤 vs 리오넬 메시 중에서도 일말의 고민도 없이 리오넬 메시를 꼽을 수 있는 사람이지만 단 하나의, 정말이지 유일무이할 예외를 드디어 발견한 것이다.

펩 과르디올라 좋아.
루이스 엔리케 보다 더?





펩과 루쵸는 다른듯 닮은 점이 많다. 두 사람은 선수 시절 블라우그라나였고 캡틴 완장을 찼으며 은퇴 후에는 바르셀로나B를 지휘했고 이후 나란히 퍼스트팀의 감독이 되었지. 공격적인 플레이 성향에 심각한 워커홀릭이기도 한, 이 오랜 두 친구는 바르싸 감독 데뷔 첫 해에 트레블을 이뤄내기도 했다(!). 또한 내가 우열을 가릴 수 없을만큼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수트가 잘 어울리면서, 남자답고 멋있지( ͡° ͜ʖ ͡°). 좋음의 우열을 정말로 가려내기 힘들어서 애매함에 머물기보단 펩을 상대한다면 꼭, 뜨겁게 이겼으면 했고, 승리 할때마다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루쵸와 펩이라서, 축구가 내게 줄 수 있는 환희와 비극의 클라이맥스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