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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SI/Albiceleste

160622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준결승 미국 vs 아르헨티나

by 로♥ 2016. 6. 25.

 

 

Copa America Centenario 2016 Semi Final

United States vs Argentina

 

 

 

 

미국과 아르헨티나의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준결승전의 종료 휘슬이 울림과 동시에 라 알비셀레스테의 젊은 주장이자 내 오랜 사랑 리오넬 메시의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나는 막연히 결승 진출의 기쁨에 환호하는 메시를 상상했으나 그는 뜻밖에도 어딘가 심란하고 복잡한 얼굴을 해보였는데, 그 다분히 복합적인 표정의 한구석에서 나역시도 지난 여름과, 또 그 지난 여름의 일들을 떠올렸다. 알비셀레스테의 코파 아메리카 결승 진출,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한 완벽한 엔딩의 한걸음 앞이다. 어김없이.

 

 

 

 

 

알비셀레스테의 영캡틴은 이 연속된 “세 번의 결승전”을 앞두고 두 시즌이나 이어진 아픔을 곱씹었는데, 그러면서도 이번에야말로 트로피를 들어올릴 준비가 되었다(this one will be ours because this team deserves it)며 결연한 의지를 내비추기도 했다. 나는 캡틴의 각오에 믿음을 더하고 싶다. 그 마지막 한 걸음을 위한 준비로 치뤄진 미국과의 이 준결승전, 사실 준결승 대전팀이 미국이라는 것을 알고 경기에 대한 재미는 과감히 포기했었으나, 과연 준결승 정도쯤 되면 유구한 역사도 낡은 상대전적도 모두 무의미해지더군. 경기는 꽤 재밌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속적인 결과가 나온 경기이기는 했다.

 

 

 

 

 

1-0 에제키엘 라베찌 선제골

 

 

 

전반전 아주 이른 시간에 들어간 오랜 강호의 선제골은

90분 내에 역사를 바꾸기에는 너무나도 강력하거든.

 

 

 

 

 

 

 

 

 

 

리오넬 메시는 여느때와 같이 축구화끈을 고쳐맨다.

 

 

안쪽에 둘째아들의 이름이 새겨진 축구화의 매듭을 잘 묶어서 토닥토닥

여느때 같은 습관 여느때와 같은 동작이라 평온히 프리킥을 준비하는 레오를 바라보다가

 

 

이어지는 장면에서 문득

 

 

레오가 이 게임으로 갖는 부담감이 생각보다 큰 걸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대단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고, 평소와 달리 준비동작이 더 길고 숨을 후 깊이 내쉬는게 마음 쓰여서. 레오가 이 경기를 뛰면서 실제로 어느정도의 부담감을 가졌을지는 알 수 없고 알 도리도 없지만, 애정은 관찰로부터 비롯되고 관찰은 평소와 다른 점을 구분하지. 그런, 그런 이유 없고 정체 모를 걱정을 했으나

 

 

2-0 아르헨티나의 축구역사를 새로 쓴 리오넬 메시의 프리킥골

 

 

 

리오넬 메시가 라 알비셀레스테의 유니폼을 입고 넣은 55번째 골.

이 55번째 골을 넣고 리오넬 메시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최다득점자가 되었다. 블라우그라나를 입은 리오넬 메시와 최다득점자라는 단어는 조금의 어색함도 없이, 한 문장에 있는 것이 애초부터 완성된 문장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알비셀레스테와 최다득점이라는 단어를 나란히 두니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본인에게는 더더욱 그렇겠지.

 

 

 

 

새삼, 참 드라마틱한 삶이구나.

 

 

 

 

 

3-0 곤살로 이과인

 

 

 

 

 

 

4-0 곤살로 이과인 추가골

 

 

 

지난 해 보다는 물론 거의 모든 면에서 나아진 알비셀레스테이지만 그 점을 가장 크게 느끼도록 하는 것은 이번 대회에서 거두는 스코어다. 예상치도 못하게 엄청난 대승을 거두며 전승한 아르헨티나는 2대1로 칠레에 승리했던 조별예선 1차전을 제외하면 다른 모든 경기에서 최소 세골차 이상으로 이겨왔는데, 축구에서 스코어가 그 팀의 모든것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실이 될 요소 또한 전혀 없지. 알비셀레스테는 여전히 분위기가 좋다. 물론 지난 여름에도, 그 전 여름에도 그랬듯이.


그렇기에, 단지 좋기만 한것에 만족해선 안될 것이다.

 

 

 

 

 

 

 

 

 

 

 

 

 

 

 

 

 

 

 

 

 

 

 

 

 

 

숭배하는 리오넬 메시를 만나기 위해 경기에 난입한 흔한 팬보이

 

 

팬보이들이 저러는걸 보는게 한두번도 아니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데도, 저런 상황상황 마다 어쩔 줄을 모르는 레오가 귀여우면서도 안타깝다ಥ_ಥㅋㅋㅋ 저 팬보이에게서 악의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아서 그냥 재미있는 헤프닝으로 여기고 넘어갔지만, 난 항상, 거의 매경기 난입한 팬을 마주하는 레오가 걱정 돼ಥ_ಥ.. 자신을 향한 무한한 애정에서 비롯된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알아도,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서 최고조로 집중한 선수를 결국 방해하는 것 밖에 안되니까.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레오를 위해 피치 위의 리오넬 메시를 제발 좀 내버려뒀으면.

 

 

 

 

 

 

 

 

 

 

 

 

 

 

 

 

 

 

 

 

 

 

 

 

 

행복한 골 셀러브레이션과

 

 

 

 

 

종료휘슬이 울린 직후의 리오넬 메시

 

 

막연히 결승 진출의 기쁨에 환호하는 레오의 얼굴을 상상했으나 뜻밖에도 복잡한 생각에 사로잡힌듯 보이는 리오넬 메시. 이 다분히 복합적인 표정의 한구석에서 나 역시도 지난 여름과 또 그 지난 여름의 아픔을 떠올렸다. 그 기억이 여전히 뜨겁고 슬프고 좋았기 때문에 아직도 가슴이 아프다. 2014 월드컵과 2015 코파 아메리카를 함께 치루며 나는 리오넬 메시뿐만이 아닌 알비셀레스테를 향한 애정을 다시금 쌓아올렸고, 우리에게 남은 단 한가지 감정은 ‘함께 공유하는 기쁨’이다.

 

 

 

 

라 알비셀레스테의 코파 아메리카 결승 진출,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한 그 완벽한 엔딩의 한걸음 앞이다. 또 다시.

Don't cry for me Argentina.


 

생일 축하해 레오, 내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