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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SI/Albiceleste

180616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1차전 아르헨티나 vs 아이슬란드

by 로♥ 2018. 6. 18.



2018 러시아 월드컵 D조 조별예선 1차전
Argentina vs Iceland





오, 알비셀레스테! 이번에도 어김없이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팀 치고는 정말 처참하더군.
요즘 한국이 워낙 다이나믹한 탓에 월드컵 개막 당일 오전까지도 월드컵 하는 것 같지도 않다 이렇게 조용한 월드컵은 처음이다 아무도 관심없는 것 같다는 등의 아쉬운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모든 축구팬들 또한 그랬을 것이다. 개막식을 보기전까지는 불필요하게 들뜰 필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뜨겁고 청량한 여름과 어울리는 월드컵은 (인접한 국가에서 볼 기회가 없는탓에) 아이러니하게도 밤과 함께 시작되기 때문이다. 드디어 어둠이 내려앉고, 축구팬이라면 어쩔 수 없이 피가 끓어오르는(!) 월드컵이 시작되었다.


 


그 기쁨에 대해 먼저 말하고 싶었으나, 예상보다 더 형편없는 아르헨티나를 보니 스포츠를 볼때의 디폴트 감정이 절로 튀어나오더군. 와, 아르헨티나 꼴 좀 봐, 존나 스트레스 쌓인다. 물론, 물-론 시작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말했듯 나는 월드컵 개막식부터 D조에 이르기까지 몇몇의 경기를 챙겨보고 있었고 취미가 주는 근본적인 즐거움에 설레어 있었으며 사랑해 마지않는 리오넬 메시를 볼 날만 고대해왔다. 아르헨티나 경기가 시작되고, 레오가 뛰고,





1-0 월드컵 첫 골을 넣은 세르지오 아게로




아게로가 드디어 월드컵 첫 골을 넣었다.
이 순간 내가 알비셀레스테와 함께했던 그 연속적인 세번의 준결승이 스치며 눈시울이 붉어지더군. 나는 이 친구들과 정말 많은 시간을 보냈고 정말 많은 감정을 나눴으며 슬픈 추억을 너무나도 많이 쌓아왔다. 이제는 드디어, 정말로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최고의 기쁨만이 남았노라 믿고싶었으나

슬프게도,
기쁨은 오래가지 않더군. 





~천방지축 어리둥절 빙글빙글 돌아가는 아르헨티나의 하루~
1 레오→ 타글리아피코






2 루카스 비글리아






3 리오넬 메시



쿤이 19분에 선제골 넣고 23분에 핀보가손이 이르게 동점골을 넣었기 때문에, 레오의 이 PK찬스는 알비셀레스테가 안정적인 3점을 가져갈 절호의 찬스였으나 레오는 PK에 실축한다. 이어지는 프리킥에서도 -경기내내 그랬듯이- 아쉽게 골대를 비켜갈 뿐이다. 그럴 수 밖에 없게도 나는 레오의 이 실축에 감정을 할애하지는 않는다. 다만 나는 지금도 정말로 간절히 리오넬 메시의 행복을 바란다. 너무 간절해서 리오넬 메시의 꿈이 내 꿈이 됐다고. 레오가, 이 실축을 너무 뼈아프게 기억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알비셀레스테에 지나치게 이입하는 바람에 러닝타임 내내 스트레스 받기는 했으나 경기는 객관적으로 재미있었고, 아이슬란드 또한 매력적이었다. 라인업이 떴을 때부터 모든 선수들 이름 뒤에 붙은 ‘손’때문에 해설진들이 아버지의 이름을 따기 때문이라고 덧붙여주는 것도 멋지더군. 근데 나는 그럴거라 예상했다 (훗!). 막 지구에 떨어진 토르 오딘슨Odinson이 에이전트 콜슨Coulson의 자기소개를 듣고 당연한듯이 콜의 아들Son of Coul이라고 부르지 않는가(ㅋㅋㅋ). 아이슬란드 또한 호기로운 북유럽의 아들들 답더군. 심지어 축구가 본업이 아닌 선수들도 많다는데, 밥 먹고 하루종일 공만 차는 아르헨티나 놈들아 반성해라.










메윽씨이..
잠깐 못본 사이에 더 섹시해졌어(༎ຶ෴༎ຶ)










***






































아게로는 선제골을 놓더니 그대로 사라지더군. 경기 후반에는 이과인까지 들어왔는데 해설자가 라리가와 EPL 세리아 세계 3대리그 득점왕이 다 들어왔다며 감탄했다. 엥? 이거 완전 멕이는거 아니냐( •᷄⌓•᷅ ) 흐흑.. 키도 다 좆만한 것들이 계속 되도않는 공중볼이나 차고.. 그래도 괜찮다. 일단 본선에만 가면 되지뭐. 아르헨티나가 우당탕탕 축구하는건 이제와서야 놀랍지도 않지만, 그래도 혹시 모를 기대와 끝모를 욕심을 미리 굽혀줘서 고맙고 개똥같은 경기 잘 봤다. 역시 축구는 기쁜 순간보다 열받는 순간이 더 많은 것이 우리내 인생같은 법이지^_^.






..눈물 좀 닦고(오열).
말은 이렇게 해도 나는 행복회로를 제법 잘 돌리는 타입이라, 아르헨티나가 1차전에서 최소한 지지않았다는 것에 만족하고-아이슬란드가 정말 잘했다- 일단 본선진출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아무리 그래도 아르헨티나인데 조1등으로 올라갈 생각은 해야지. 나중의 일은 나중에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