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a Liga/Holaleo

160324 요한 크루이프 별세+

by 로♥ 2016. 3. 26.



1 1년 주기로 돌아오는 유입 키워드 랭킹



중간에 아슬레틱 클럽과 발렌시아의 유로파리그에 대해 이야기한 파트가 있는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1차전은 2대1로 발렌시아의 승리, 산 마메스에서의 2차전은 1대0으로 아슬레틱 클럽이 승리해 최종 스코어는 2대2였으나 원정 다득점에서 앞선 아슬레틱 클럽이 유로파리그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본선에서 만나게 될 클럽이 세비야라니, 그야말로 웃프군ㅋㅋㅋ. 3월 10일에 편집을 시작해서 내 할 일 하느라, 귀찮아서, 바르싸 보느라 이래저래 미루다 보니 근 열흘 가까이 이 짓을 해야했지만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이쯤되니 거의 획일화된 키워드만이 남는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정말 뭐 이런걸 다 궁금해 하냐 싶은 것들이 많아서 그거 보고 웃는 재미가 쏠쏠했거든(ㅋㅋㅋ). 3월 셋째주에는 알파GO의 영향인지 메시와 로봇키퍼 검색어가 압도적인 수치로 1위를 차지했으나, 1위에서 저 일본 전 선수를 밀어내고 이 짓을 다시 하기엔 내 기력이 넘나 모자란 것(숙연).





2 정면 메인 타이틀의 변화



4th anniversary@ 4주년이 되는 해에, 3주년을 기념하는 포스트를 쓰지 않았다는 지극히 단순한 이유로 그 때가 3주년인줄 알고 메인 타이틀에 당당히 내 블로그의 3주년을 자축하다, 내가 블로그를 운영한지 4년째임을 깨닫고 부랴부랴 바꾸었던 그 비운의 타이들. 그 얼빠진 짓을 한지도 다시 1년이 지났다. 맙소사! 아, 맞다. 그리고 이 얘기 정말 하고싶었는데, 요즘에는 휴대폰이 워낙 편하다보니 내 블로그도 폰으로 들어오는 사람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 하지만 나는 컴퓨터에서 내 블로그를 봐줬으면 좋겠는데 그 이유는 내가 메인 타이틀에 신경을 쓰고있기 때문도 물론이지만 포스팅을 하며 글과 사진과 짤 배치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또 꽉꽉 채워넣고 쓰기 때문이기도 하고.








봄@ 봄에는 응당 화사한 분위기를 내고싶기에 화사한 메윽씨이가 둘, 예쁜 꽃도 몇 개.
이 캡쳐컷을 보고있자니 작년 5월 1일에는 복수자들:울트론의 시대를 보고 와서 몇 줄 감상을 남겼던 포스트도 보이는군. 이때는 덕심으로 그 엉망진창이었던 복수자들 2편도 쉴드를 쳐주었으나 이후 감독녀석이 블루레이에 삽입할 코멘터리에서 별 같지도않은 소리로 입을 털고말아 나를 분노케 했다. 놀랍게도 조스 웨던은 MCU 팬들이 자비스에게 갖는 특별함을 이해조차도 못했더군. 이 사람은 꽤 괜찮은 영화감독일 수는 있으나 세밀하게 짜여진 세계관을 그리는 것에는 적합하지 않은 감독이다. 어쨌거나 에오울을 끝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게도 그는 복수자들 시리즈에서 물러났고 그 에오울은 복수자들 시리즈가 아닌 페이즈2의 번외편으로 여기게 되었을 정도로 마음이 돌아섰지만, 복수자들 1편을 만들어준 것만은 여전히 감사함을 느낀다.








#6raciesXAVI@ 챠비가 잠시간 바르싸를 떠나게 되어, 챠비 에르난데스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담아.
이제는 챠비를 마치 크루이프옹의 공백을 채우듯, 바르싸 경기를 보며 남기는 감상평으로 만나게 되었는데 매번 웬만한 꾸레들보다 더한 찬사와 애정과 존중으로 점철된 기사를 읽을때마다 우리와 같은 범인들은 아직도 얼마나 멀었는가를 실감하게 한다(ㅋㅋㅋㅋ). 최근에는 레오를 자신과 비교하자 황당한 소리 말라며, 리오넬 메시의 레벨에 오른 선수는 오로지 리오넬 메시 뿐이라고 일갈했는데 리오넬 메시는 정말이지 유일무이한 존재이지만, 챠비 에르난데스의 경지에 오른 이도 오로지 챠비 에르난데스 뿐이다. 챠비 에르난데스의 전성기를 함께했다는 것은 내가 리오넬 메시를 선택한 것만큼이나, 내 축구팬 인생에 있어 더없는 영광이지.








Marcha de la Patria@ 코파 아메리카 시즌 동안 걸고 있던 알비셀레스테 버전 타이틀. 언젠가 얘기했던대로 시즌 중에는 블라우그라나의 승리 기운을 계속 잇고싶기 때문에 알비셀레스테 유니폼을 입고있는 사진은 걸지 않는데-사실 쓸 이유도 없고. 나는 꾸레지 아르헨티노는 아니니까-, 프리시즌에는 레오의 예쁜 사진을 다양하게 쓰고싶다(ㅋㅋㅋ). 아르헨티나는 상징색도 하늘색이어서 프리시즌 계절과도 잘 어울리기도 하고. 아, 궁금한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캡쳐컷 상단에 (비공개)니 (공개전환)이니 되어있는건, 내가 포스트에 쓸 플래시 파일과 짤들을 대거 포함해 비공개로 우선 업로드 해놓고, 이틀에서 사흘 정도의 시간동안 포스트를 작성하기 때문이다. 믿기어렵겠지만 내가 포스트를 쓰는 과정은 꽤 길고 복잡하며 번거롭다.








hi handsome@ 이라고 막무가내 이름으로 저장해뒀던 타이틀(ㅋㅋㅋ). 쨍한 색감에 빈티지, 레트로한 느낌은 내가 꽤 선호하는 것이기 때문에 흉내를 자주 낸다. 그리고 이때 역시도 프리시즌이기에 썼던 레오의 기자회견 사진. 하단에 조그맣게 캡쳐가 된 저 기자회견 사진을 처음 봤을때 너무나도 마음에 든 나머지 우리 메윽씨이 핵섹시하다고 앓고 넘어간 일이 있지. 지금봐도 존나 핫뎀ಥ_ಥ








moolight@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사랑하는 라 마시아 골든 트리오 중 두 선수. 챠비가 빠졌으니 이제 블라우그라나를 입은 골든 트리오는 다시는 볼 수 없게 됐지만T_T 챠비가 없어 허한 자리를 위로하는 이니에스타와 레오를 볼때마다 다시 고마움을 느낀다. 골든 트리오는 내게 너무나도 특별해서, 내 생애 이토록이나 완벽한 트라이앵글은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다.








다섯번째 크리스마스@ 12월이 되면 어김없이 내걸었던 크리스마스 버젼 타이틀이 벌써 다섯번째라니! 사실 지금까지 만들어왔던 크리스마스 타이틀 중에서는 가장 크리스마스 느낌이 안나는 타이틀이지만(ㅋㅋㅋㅋ), 그래도 꽤 만족했다. 저 십자로 가로지른 흰 줄을 넣느냐 마느냐로 극심한 고민을 하기도 했곸ㅋㅋㅋㅋ 이미 리스를 선택해두었기에 상단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넣느냐 크리스마스 종들을 넣느냐 하는 문제로 또 상당한 갈등을 겪었지만 이렇게보니 꽤 적절한 선택이었군! 후후.








leo messi@ 리오넬 메시의 시그니쳐라고 표현하고 싶은 미니멀리스트 이미지들. 블라우그라나와 바르싸 앰블럼과 그의 등번호. 참고로 저 이미지들은 내가 직접 그린 것은 아니고 구글에서 검색한 이미지를 썼다-항상 다운1로드 프리로 검색한다(ㅋㅋㅋ)-. 그릴려고 하면 그릴 수야 있지만 나는 저렇게 섬세하게 그리진 못할 거라서.








f(M)@ 팬들은 보자마자 알았겠지만 국내 소녀그룹 ‘함수’의 이번 앨범-맞나? 싱글인가?-을 오마쥬 했다. 그래서 이 테마의 제목도 그 팀의 이름이지만, 팬들이 검색하다가 상관도 없는 내 블로그를 찾게되면 미안하니까. 해당 그룹의 팬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노래가 몇 곡 있다. 어쨌거나 레오의 다섯번째 발롱도르를 축하하고 싶어서 만들었던 기념 타이틀. 사실은 5번째 발롱도르가 발표되기 전부터 만들어뒀다. 리오넬 메시가 다섯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하게 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기에. 수상 하자마자 타이틀을 교체하고 캡쳐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 다만 마지막 사진을 기다리느라 하루를 더 보내긴 했지만, 물론 발롱도르 포스트를 작성하는 것은 그보다 더 오래 걸렸다(ㅋㅋㅋ).








5th anniversary@ 다가오는 2016년 3월 26일은 내가 이 블로그를 개설한지 무려 5년이 되는 날이다. 웬일이야 5년이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한 삼개월 하다가 당장 때려치울 줄 알았는데 무엇이 나를 이토록이나 성실한 블로거로 만든 건지 알 수가 없다. 다행히 아직은 재미를 느끼고 있지만, 이런 기회가 있을때마나 누누히 얘기해왔던대로 블로그 활동에 흥미가 떨어지면 재고 없이 대차게 때려치울 생각이다.


그래, 이 기회에 지극히 개인적인 내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자면, 나는 꽤 다양한 취미를 갖고있었지만 그것들을 대하는 태도에 스스로 회의감을 느끼는 순간을 한번씩 겪게 된다. 나는 무엇에 하나 꽂히면 꽤 집요한 면이 있는데 추리소설을 읽는 것에 재미를 들이기 시작했을 때에는 한달에 세권씩 꼬박꼬박, 몇년을 그렇게 오로지 추리소설만을 읽어댔다. 나는 독서를 꽤 즐기는 편이지만 자기계발서나 경제학 도서는 절대로 읽지않고 인문학은 관심이 있으나 어려워 하며 에세이는 선호하지 않는 장르, 문학은 무척이나 사랑하면서도 장르소설만을 파는 것이다. 이토록이나 책편식이 심하지만 문학은 마르지않는다. 그렇게 추리소설에 흠뻑 빠져있던 어느날, 그 소설 속에서 말하는 트릭과 사후반응이 현실적인 것들인지에 대한 호기심이 일어 이번에는 또 법의학서만 한 길을 팠고, 그 다음에는 고전문학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내가 책을 읽는 것을 영혼 없이, 마치 숙제처럼 해치우고 있음을 깨닫고는 책을 읽는 것을 그만두었고 그 후로 거의 3년 가까이 책이라곤 단 한 줄도 읽지않은채 시간을 보냈다.



(은근슬쩍 끼워 올려보는 사진)


MCU덕질을 시작했을 때에는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에 그치지않고 코믹스를 사보았으며 블루레이를 사도 본편 디스크 보다 감독의 코멘터리가 담긴 디스크에 더욱 집중했고 내가 검색 가능한 인터넷의 모든 페이지를 뒤져가며 트리비아를 읽어모으고 그 세계관을 내 머릿속으로 재정립 하고, 616과 MCU와 EMH와 어셈블에서의 스티브 로저스 설정이 어디가 어떻게 얼마나 다른지에 집중하느라 또 엄청난 시간을 쏟아부었다. 나는 마블 스튜디오에서 나오는 모든 작품들을 보고있지만 그것들은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스티브 로저스가 현재 살고있는 뉴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단 하나도 놓치지않기 위함이며(물론 재미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의 심리상태에 공감하고 싶기 때문이지만 다가오는 작품이 내게 다시금 -여러가지 의미로- 회의감을 느끼게 할까봐 걱정하고 있다. 그리고 바르싸 덕질을 하는건, 이런 식이지. 축구팬으로서 겪는 롤러코스터에 대해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던 것들에 대한 애정을 잃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 하는데 그것은 내가 이 불타오르는 호기심과 애정을 후회하게 될까봐 걱정하는 것이기도 해서, 이 모든 취미생활들을 적당히 하고싶어 하지만 그럴 수가 없는 성격을 타고 난 모양이다(ㅋㅋㅋ). 최근에는 소설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셜록 홈즈를 처음 읽고 대단히 충격을 느꼈던 것처럼, 이야기들이 재밌어서 페이지가 넘어가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다시금 흥미를 느끼지만 이 모든 일들이 다시 쌓인 숙제처럼 느껴질까봐 동시에 두렵다. 이런 이유로 조금이라도 이 블로그가 숙제처럼 느껴진다면 나와 바르싸를 위해서 멈출 생각이니, 그게 언제가 되더라도 내가 외부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은 그 누구도 하지않았으면 좋겠다. 반대로 아직은 한참 재미를 느끼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나는 불필요한 것에 꽤 끈질긴 면이 있거든.





3 160319@ Happy Father's Day
시기가 시기이다보니 항상 내 블로그 n주년을 자축하는 포스트에 겸사겸사 올리게 되는 Happy Father's Day 기념사진들. 선수들이나 그 가족들이 항상 기념 사진을 올려주기에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버이날로 퉁치지만 유럽과 남미는 그 중에서도 Happy Father's Day 날짜가 국가별로 또 다르다. 스페인은 3월 19일.





가족사진을 보고 있는 안드레스, 발레리아, 파올로 이니에스타들.
사진은 안나가 찍어준 모양. 보고 있는 사진들도 예쁜데 이 사진 또한 어쩜 이렇게 탁월한 구도를 잡았을깤ㅋㅋㅋ









레오 사진은 두 장. 상단에는 얼마전 의미 없이 올라온 가족 사진이고 하단은 안토넬라가 Happy Father's Day를 기념하며 올려준 예전 가족사진. 마테오는 볼때마다 귀여움지수가 물씬 올라가있어ಥ_ಥ 예전에는 얼굴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웠는데, 사람 욕심은 끝이 없다고 이제는 마테오가 움직이는 영상을 보고싶다ಥ_ಥ 깜누엔 언제 데려올까ಥ_ಥ 이번 우승 셀러브레이션때까지 기다려야 할까^.^








수아레즈의 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만큼 귀여운(ㅋㅋㅋㅋ) 델피나와 아빠, 벤하민.
단순히 피치 밖의 수아레즈 사진이었으면 저장을 안했을텐데, 델피나가 졸귀라서ಥ_ಥ








눈동자 색이 믿을 수 없을만큼 예쁜 갈라 바르트라와 행복한 아빠(ㅋㅋㅋㅋ).
물론 내가 더 보정을 하긴 했는데, 엄빠는 둘 다 녹색빛이 도는데 갈라는 너무나도 푸른색 눈동자라서 신기하다. 머리카락은 자라면서 금발이 유지되는 사람도 있고 흑발로 변하는 사람도 있는데-내가 느끼기로는 후자가 보편적인듯 하다-, 눈동자 색은 웬만한 일로는 변하지 않을테니, 자연광에선 어떤 빛깔인지 궁금. 또 선수들 사진이 이것밖에 없는건 내가 더 찾아볼 의지가 없기 때문.


내가 여기까지 써두고 잠들었는데,





4 다음날 2016년 3월 25일
깜누에 바르싸 앰블럼이 그려진 플래그와 까탈루냐기가 깃봉의 중앙에 게양된 사진이 한 장 올라왔다.



나는 이 사진의 의미를 안다. 상식이기에 알고있었던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실감하며 기억했다.
이렇게 깃발을 게양하는 것은 조기弔旗로, 단어 그대로 망자를 기리고 조의를 표하며 다는 방법이다.





        Johan  Cruijff  1947.  4.  25.  -  2016.  3.  24.        


위대한 축구선수이자 현대 축구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인 요한 크루이프가 폐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엄밀히 따져 말하자면 요한 크루이프는 내 시대와는 제법 거리가 먼 인물이나, 리그 사이클을 여러해 함께 겪다보면그 전설적인 인물과의 거리도 사뭇 가깝게 느껴진다. 그도 그럴것이, 그는 과거에서 현재의 축구를 만들어 내는데 일조했으며 FC바르셀로나가 지금의 체계와 명성을 쌓는 것에는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라마시아의 영광을 마치 예언자처럼 확립했으며, 팀이 좋고 나쁠때마다 당근과 채찍을 휘둘러 현실감을 잊지않도록 노력하는 참스승의 역할을 했다. 꾸레라면 모두가 그렇겠지만, 나역시도 크루이프를 무척 좋아했다.


그는 감독과 선수들을 포함한 모든 꾸레들의 사상에 영감을 주는 사람이었고 어른이었다. 타고난 반항아적 기질을 죽는 그날까지 숨기지못해 다소 거친 어휘나 화법을 구사하거나 너무나도 노골적인 표현을 서슴없이 늘어놓는 통에 그 성미만은 호불호가 갈리기는 했어도, 나에게는 그 어른의 한마디 한마디가 대단한 영향력을 행사 했음은 부정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문제가 일어나기도 전에 문제를 일으키지 말라’며 일갈하던 그의 호통에는 대단히 감명을 받아 감독과 선수와 승패 문제로 내적갈등을 겪을 때마다 되세기며 마음을 다잡을 정도다. 그 말은 내가 바르싸를 마주할 때의 기본적인 태도 자체가 되었다. 그는 피치 안밖에서 동분서주히 바르싸를 위해 애썼고 또다른 암흑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수뇌부가 엉망진창이었을 때에는 더이상 조언할 가치조차도 없는 팀으로 전락했다며 한동안 바르싸에 대해서는 언급조차도 하지않았다.





먼 시절로부터 들려오는 선수시절의 일화들부터 내가 직접 보고 느껴온 감독자로서의 현재 일화들까지, 그 강하고 일관적이며 일견 꼿꼿한 어른이 병마와 싸우게 되었다고 들었을 때는 황당하기까지 했을 정도로, 정말, 어찌나 황당했던지 나는 그가 폐암으로 입원했다는 소식에 어울리지도 않는 자리에 누워있다는 말을 가장 먼저 내뱉을 정도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곧 털어내고 일어나리라 생각했다. 그 꼬장꼬장한 어른은 병에는 지지않을 거라고. 그러나 세월이 흐르는 것만은 모두에게 지나치게 공평한 탓에 크루이프는 결국 병세를 털어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나이가 든다는것은 비록 매력적인 일은 아니지만 어떠한 마력을 발휘하는 것만은 확실한데,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일을 겪고 생각하고 이해하는 사이에 어떠한 부분에서는 마치 현자의 그것과도 같은 통찰력을 발휘한다. 당장의 열혈적인 감성에 휩싸여 전체를 보지 못하고, 발악하듯 왕왕대는 어린 축구 팬들을 보며 들려준 받아들이고 싶지않고, 이제는 나이가 들어 더이상 축구장의 열기조차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처럼 냉소적인 태도를 취할때가 특히 그랬다. 그 점은 나역시도 여전히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그 차이는 살아온 시간의 무게와 시선에서부터 비롯되는 차이일 것이다. 루이스 아라고네스가 그러했고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가 그러했으며 요한 크루이프가 그랬듯이.





조기弔旗가 게양된 것을 보고 살아가면서 기억했다고 했는데 내게 그 선명한 기억을 안긴것은 지극히 최근의 일로, 티토 빌라노바가 끈기있게 암과 맞서싸웠으나 결국은 우리곁을 떠난 그 다음날 비통에 잠긴 바르셀로나의 사진을 본때였다. 티토 빌라노바의 요절에는 심한 충격을 받았으나 지극히 이기적이고 우스꽝스러운 불행 중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게도 크루이프의 불운한 소식을 들었을 때는 조금 더 일찍 평정심을 찾았다. 그것은 크게 슬픔을 느끼는 것과는 별개의 일이다. 아닌게 아니라 요한 크루이프는 모든 일에서 효율적인 두뇌 회전과 통찰력을 가졌고, 가르쳤다. 그리고 나는 그의 성실한 학생이었고 그 가르침의 숭배자이지. 요한 크루이프는 내가 축구팬으로서 조금 더 매력적으로 축구를 보고 느낄 수 있도록 가르쳤고 꾸레로서 꽤 괜찮은 태도를 갖도록 도왔으며, 축구가 단순히 육체적인 게임이 아닌 치열한 두뇌싸움임을 다시금 일깨웠다. 그는 정말로 특출난 태도와 특유의 지성으로 온 삶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떠났다. 그렇게 요한 크루이프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위대한 유산인 라 마시아가 영원히 그의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꽤 유쾌한 삶이었노라 회한 없는 길이었기를.


Gràcies Johan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우리 시간으로 오늘 오전,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남미예선전 포스트는 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