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6 프리메라리가 30라운드
Villareal CF vs FC Barcelona
0-1 라키티치 선제골
0-2 네이마르 PK추가골
가르시아 감독은 계속 불만을 토로하다 진작에 퇴장을 당했고, 카드를 긁는 재미에 푹 빠진 주심이 더 황당한 일을 치기 전에 루쵸는 피케를 피치 위에서 빼내었다. 다시 말하지만 꽤 시기적절한 선택이었다. 그런줄 알았다. 바르싸는 전반전에 이미 2대0으로 앞서고 있었고 비야레알이 제 아무리 홈에서 강한 팀이라고는 하나, 홈에서 강하다고? 바르싸는 어디에서나 강하다. 그렇기에 마티유가 들어오고 약간의 변화가 생기면서도 특별한 문제는 없는듯 했다. 그러나 비야레알의 만회골이 들어가고 곧 동점골이 들어가자-설상가상 마티유의 자책골이었다. 정말 환장하게도. 다시 실소가 나온다니까?- 드디어 깨달은 것이다. 아주 작은 톱니바퀴 하나가 어긋났고, 그것이 전체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을.
물론 나는 바르싸가 2대2까지 따라잡혀도 응당 팬으로서 가져야할 마음가짐을 발휘했고-바르싸는 지지않는다- 종료까지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에 팀이 이 고비또한 잘 이겨내리라 믿어의심치 않았다. 믿어의심치 않았으나 급작스런 전개에 치밀어오르는 분노는 차마 숨길 생각도 못해 종료휘슬이 불리느 그 순간까지 한 손으로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내 뒷목을 받쳤다. 94분까지도 나는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으나 역전과 같은 달콤한 일은 일어나지 않더군.
결국 이 게임이 가져온 나비효과는 경기밖에서도 대단했다. 존나게 밝아온 월요일을 대비해 일찍이 잠들어야 했으나 무승부에 너무나도 분노한 나머지 경기가 끝나고도 한시간 여를 더 뒤척였고, 결국 세 시간 남짓 잠들었다 일어난 덕분에 월요일 내내 바늘에 찔리는듯한 두통을 겪으며 하루를 아주 시원하게 날려먹었거든. 언젠가 얘기했듯 월요일 경기는 몹시 부정적인 의미로 특별하다. 월요일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한껏 좆같은데 경기에서까지 비겼다고, 내 팀이. 승리했다면 그 월요일에조차 미소로 충만한 하루를 보냈을텐데 말이다. 그래도 평소의 컨디션을 찾는 것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ATM을 잡고 내 일상과 평정심을 되찾는데 큰 도움을 준 갓히혼에 심심한 감사인사 올리며(찡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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