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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ça A/15-16

160107 코파16강 1차전 FC바르셀로나 vs RCD에스파뇰

by 로♥ 2016. 1. 9.



코파 델 레이 16강 1차전
 FC Barcelona vs RCD Español





리그 에스파뇰전이 시작될때부터 예고되어있던 삼연전 중, 두번의 게임이 끝났다. 바르싸는 에스파뇰을 상대로 1승 1무, 에스파뇰은 바르싸를 상대로 1무 1패의 기록을 새로 써넣었고, 이 공통된 ‘1무’는 단호히 얘기해서 바르싸의 실수다. 리그의 역대 전적이 그러하며 전력의 상대전적이 그러하듯 바르싸는 무난히 2승을 거둬야 했으나 지난 리그 게임에선 평소 같지 않았고, 그 평소와 다름이 만들어낸 한번의 실수가 오늘의 게임에, 결과적으로 굉장히 짜증스러운 나비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에스파뇰은 아직도 이렇게 노골적이고 저차원적인 더티플레이를 하는 팀이 있구나 싶을 정도로 몹시 매너가 더러웠는데, 나는 무엇이 이 상황을 이끌어내게 했는지 안다.


 


이것이 지난 경기의 실수가 가져온 나비효과다. 바르싸는 지난 경기에서 에스파뇰에게 뜻밖의 선물-무승부-을 안겨주었고, 그 달콤함에 도취된 에스파뇰 선수들은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혹시 우리가 이번에는, 진짜로 바르싸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엄밀히 말해 에스파뇰에 선제골을 빼앗긴 것은 대단히 충격적이긴 했다. 나는 기본적으로 상대팀을 바르싸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만 이유없이 대전팀을 무시하는 정도는 아닌데, 에스파뇰은 따지자면 후자 쪽으로, 저 팀에 실점을 한다는 것 자체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뿐더러 사사건건 드러눕는 적반하장에도 기가 찼다.


1-1 하지만 레오가 골을 넣고








2-1 또 넣고








3-1 피케에게도 넣으라고 밀어주고








4-1 마지막의 마지막, 네이마르의 골에까지 빠짐없이 관여했을 때에야 비로소





비죽이 입술을 끌어올렸다. 경기 내용 면에서는 물론이고, 객관적 대승인 4대1 스코어로 승리하고도 시원하게 웃지못한 이유야 뻔하다. 나는 저 에스파뇰의 오만한 작태에 진심으로 자존심이 상했다. 그들은 마치 한창 나쁠 때의 마드리드나 아틀레티코 같았다. 우리 선수들을 밀치고 차고 때리고 낚아챈 후, 그래도 그들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게되자 급기야는 마치 억울한 희대의 피해자인양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거나 도리어 바르싸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패기도 지가 패고, 눕기도 지가 눕더라니까? 그리고 오늘부로 예민폐의 대명사가 될 로페즈, 지가 못해서 네 골이나 처먹힌게 왜 세상 억울한 척은 혼자 다 하는 거지? 애초에 네가 잘 막았으면 될 거 아냐ಥ_ಥ? 니가 병신인걸 왜 우리팀 선수들한테 화풀이를 해ಥ_ಥ





***
여기서 잠깐만, 잠깐만 화를 가라앉히고 ‘그와중에’ 타임.
1-1 두 번의 실수는 없는 레오의 골 셀러브레이션




이 장면에 대해 질문 받은 아르다 투란은 얄밉게도, ‘레오가 내게 뭐라고 했는지는 우리 둘만의 소중한 추억이기 때문에 마음속에 간직할 것’ 이라며 안알랴줌을 시전했는데(미친ㅋㅋㅋㅋ) 정말 재밌는건, 내가 한창때의 성질 더러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같았다고 했던 그 때의 주역인 아르다 투란이 이제는 블라우그라나를 입고 레오를 안고있다는 사실이다. 아르다 투란은 걱정했던 것보다는 꽤 쓸만했지만, 놀랍게도 아직은 수아레즈 보다도 신뢰도가 낮다. 부디 내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 수아레즈만큼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고,





2-1 인크레더블 프리킥 골




환호하는 리오넬 메시와, 오늘도 다정한 네 남미인





3-1 제라르 피케의 메시몰이




피케가 레오를 품에 안고, 너무나도 가볍게 들어올리는게 그와중에 존웃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나도 안정적이라 레오 발이 들려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하다가 피케가 땅에 내려놓는 순간 레오가 아래로 훅 내려지는 것을 보고 그제서야 아, 했다ㅋㅋㅋㅋㅋㅋ.
















































이 경기에서 보인 에스파뇰 선수들의 행동이 얼마나 납득불가한 수준이었느냐하면, 오죽하면 이런 생각이 들게했다. 저들의 머릿속은 분명 이 자식만 없으면, 이 자식만 잠깐 눕혀놓으면, ‘승리는 우리 건데’ 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의 순차적인 변화가 느껴지는가. 나는 그들이 바르싸와 한번 비긴 것으로 또 그와 같은, 혹은 그 이상을 해낼 수 있노라 믿은 후 펼쳐지는 예상과 다른 현실에 극도로 분노하는 모습을 본 것이 너무나도 황당하다. 바르싸를 상대로 그런 오만함이 가당키나 하느냐고. 장담하건데 내가 이토록이나 상대팀에 대한 무시와 혐오감을 고스란히 남긴 팀은 없고 글은 없었다. 아무리 털고 털려도 절대로 비웃고 싶지는 않은 팀이 있는가 하면, 예쁜 문장들 놔두고 굳이 ‘네 골이나 처먹힌게’라고 가장 수준 낮은 비아냥을 내뱉게 하는 팀도 있지. 에스파뇰은 언제나 후자였고, 일 것이다. 언론에서 아무리 떠들어대도 놀랍지도 않게 여전히 입 닥치고 있는 라 리가도 정말 질리고. 솔직히 이 게임을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덜 풀려서, 다시는 이런 감정의 쓰레기통 처럼 포스트를 이용할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이러고 있기가 스스로도 서글프거든.





하지만 이렇게라도 마음껏 분풀이 할 수 있게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와 승리한 내 팀에 다시금 감사하며.
온 마음을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