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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SI/Albiceleste

150705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 칠레 vs 아르헨티나+알비셀레스테 CA2015 준우승!

by 로♥ 2015. 7. 7.



2015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
Chile vs Argentina




축구 질린다 진짜. 축구 싫어 너무 싫어 완전 싫어어엉ㅓ악엌!!!!!!!!!!!!!!
축구 싫으니까 농구 얘기를 잠깐 해보자. 정확히는 농구 만화의 바이블, 슬램덩크에 대해서. 북산이 전국대회 티켓을 손에 넣기 위해 능남과 시합하게 되었을 때. 채치수는 농구를 시작할 무렵부터 전국대회에 진출해 자신의 우상이었던 산왕공업과의 결승 게임을 치루는 그 날을, 그 꿈이 이루어지는 날까지-물론 결승전은 아니었다만- 단 한순간도 잊지 않고 노력했다. 그 노력의 시작으로 채치수가 고교농구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할 무렵, 조금 더 이르게 이름을 알린 선수가 있었지. 그는 엄청난 신체조건으로 주목 받았으나 이내 ‘덩치만 클 뿐’이라는 조롱을 들으며 조용히 이를 갈아온 변덕규의 이름이었다. 이후 변덕규는 신체조건만 좋을뿐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야말로 피를 토하며 연습하고 노력한다. 그의 노력과 바람은 채치수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이윽고 그들의 고교 대회 마지막 해의 전국대회 예선전, 경기종료 6분을 남겨두고 드디어 북산은 능남을 61vs46 이라는 놀라운 스코어로 앞서지. 당시 파울4개로, 퇴장을 당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벤치에 앉아있던 변덕규가 코트로 돌아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도 이 시점이다.


 


변덕규는 스스로 지금의 찬스가 마지막 기회가 될 것임을 알았다. 이 찬스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각오로 전에없는 집중력을 불태운 능남의 주장은 파울을 두려워하지 않고 플레이에 임해 윤대협에게 패스하고, 그 윤대협이 연결한 볼은 황태산의 손을 떠나며 드디어 능남의 반격이 시작되는데, 그 때 변덕규는 생각하지. “내가 30, 40점을 넣을 필요는 없다. 우리에겐 점수를 따낼 수 있는 녀석이 있다. 나는 팀의 주역이 아니라도 좋다”.

물론 결국 전국대회 티켓을 손에 넣는것은 북산이지만, 이 게임에서 리더로서의 자질과 스스로의 기량을 증명한 번덕규의 마음가짐은 패자를 존중하게 하는 초석이 된다. 물론 승패를 초월해 완연한 한명의 선수에게 갖는 존경심에 대해서도. 내가 이 이야기를 뜬금없이 꺼내는 이유가 뭘까. 알비셀레스테 경기를 보고 있으면 몇몇의 플레이어들에게 변덕규의 이 마음가짐을 투영시키고 싶기 때문이다. 자, 만화책을 펴. 북산과 능남의 시합을 봐. 개개인이 주역이 되지 않더라도 네가 헌신한 팀이 우승한다면, 결국 당신 또한 승리의 주역이 되는 거야.





1 레오→ 아게로













2 레오→ 라베찌(오프사이드)






3 알비셀레스테의 프리킥 찬스


레오가 볼을 처리하고 알비셀레스테 선수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위해 고군분투 하는데 쉽지가 않다. 보다시피 칠레 선수들이 양 팔과 온 몸을 던져 알비셀레스테 선수들을 방해하거든. 하지만 주심은 최소한의 구두 경고 조차 없이 넘어갔고 이런 상황은 코파 아메리카가 진행되는 내내 이어져 왔기에 새삼스럽지도 않더군. 정말 매너 엿같았던 콜롬비아전이 끝나고 알비셀레스테 선수들 몇몇은 주심에게 대체 왜 파울을 불지 않느냐고 물으니 주심이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여긴 남미고, 이게 남미의 방식이야”. 이게 뭔 개같은 소리야? 아르헨티노들은 남미사람 아니라서 코파 아메리카 뛰고 있냐 병신아;;;;;;


심지어 이름도 부르기 싫은 저 17번 새끼가 내 소듕한 메윽씨이 명치를 차는데


경고 카드 한 장 받고 넘어가더라고? 존나 옥타곤인줄 미친
상대팀 선수는 패도 되지만 판정에 항의하면 카드 받거나 퇴장 당하는 남미의 방식 잘 기억해둬야겠다^^





4 레오→ 라베찌→ 이과인


이건 정말 놓쳐선 안되는 찬스였는데, 결국 이 모든 찬스들을 놓치고 아르헨티나는 결승까지 와서야 결승 연장전/후반을 모두 소화하고 기어이 승부차기를 앞두게 되었다. 서두에 변덕규 이야기를 하며 알비셀레스테 선수들이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한번쯤은 되돌아 보기를 바랐지만 아르헨티나의 경기를 봐온 모든 이들이라면, 리오넬 메시만은 내가 매섭게 쏘아대는 눈치에서 벗어나 있음을 짐작할 것이다. 리오넬 메시는 옛저녁에 주역의 자리를 포기했다. 참 재밌는말 아닌가. 그 “리오넬 메시”가 자신은 이 게임의 이 대회의 이 팀의 주역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것이. 레오는 이미 오래전에 학습한 것이다.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 결국 그 영광이 다시 스스로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라 마시아에서 바르싸에서 유스 월드컵들에서 지난 브라질 월드컵의 무대에서.

대회가 끝나고나니 ‘리오넬 메시도 별거 없더라’, ‘리오넬 메시도 팀을 위해 변해야 한다’는둥 잡음이 많더군. 뭐 그것도 의견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면 좋겠지만, 나는 때때로 사람들이 리오넬 메시에게만은 정말로 가혹하다고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리오넬 메시가 아르헨티나를 위해 이 이상 얼마나 더 변해야 하지? 그는 이미 그가 할 수 있는 모든걸 자신의 나라를 위해 바치고 헌신하고 있다. 더 희생하라고 하지 않아도, 이 이상, 더 그럴 수 조차 없을 만큼.









하지만 그들은 결과를 내놓지 못했고, 승부차기가 막 시작될 즈음 눈물을 보인 마스체라노


Mascherano. “I have no words to describe it. It is what it is. I hope ARG can win in the future.
I'd like to enjoy wearing this shirt, but I have to suffer. Wearing it is like torture. I can't find an explanation.”

경기가 완전히 끝난 후 마스체라노는 기쁨을 가져다줄 순 없었지만 자신들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한다며 위와 같은 코멘트를 덧붙이는데, 분명 저 찰나의 순간에 문득 고개를 든 것이리라. 사실 승부차기는 모두에게 괴로운 일이지만 제 발끝으로 모든것이 결정되는 선수들만큼은 아닐거다. 그 부담감이 얼마나 무거운지, 마스체라노는 알비셀레스테 유니폼을 입는 것이 고통이고 고문과 같다고 한다.





아르헨티나의 승부차기 첫번째 키커, 리오넬 메시


칠레의 선축으로 시작되었으나 리오넬 메시의 성공 후, 알비셀레스테는 이과인과 바네가가 나란히 실축하며 결국 PK4-1 스코어로 준우승을 확정짓는다. 벌써 두번이나 우승 한걸음 앞에서 그 꿈이 좌절 되었으니 알비셀레스테 유니폼을 입는 것이 고통이며 고문과 같다는 서글픈 소감이 절절히 와닿는다. 이전 포스트에서 내가, 모든 게임을 이기고 올라와 가장 마지막이 되어서야 단 한번 패하는것이 가장 최악의 결과를 낳기에 은메달리스트들에게는 비운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고 했지. 지금의 아르헨티나는 그 단어만큼 잘 어울리는 표현이 없을 정도다. 차라리 아예 못해서 일말의 희망도 없다면 알비셀레스테는 처음부터 다시, 모든 방법을 강구해볼 것이다. 하지만 월드컵에서도 준우승했고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준우승 했다. 과감히 모든것을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보느냐, 지금까지 이뤄놓은 ‘나쁘지 않은 것들’에 보완을 더하고 더해 더욱 강해질 것이냐. 이 최악의 갈림길 앞에 놓인 것이, 알비셀레스테의 비운이다.




 











































레오가 축구하는 모습을 보고있으면 너무나도 특출난 재능에 감탄하며 막연히 생각하게 된다. 저 정도 선수라면 언젠가 자연히 월드컵을 들고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우승하게 될거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지극히 당연하게도. 다신없을 재능의 리오넬 메시도 실수할 때가 있고 피로도 느끼고 비판과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고통 또한 겪는다. 자연히 이루어지는 것은 없더라. 축구는 11명이서 팀을 이루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가장 슬픈 것은, 이 점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는 것 또한 리오넬 메시 자신이라는 점이다. 레오는 모든 트로피를 들어올릴 준비가 되어있다. 정말로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쪽이 어디인지 잘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내가 메시 팬이라서 패배의 원인을 아르헨티나에 돌린다고 생각하겠지만 아니, 팬심이 아니라 그게 현실이다.






사실 대회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올해 코파 아메리카를 미리 100주년 대회로 할 것이지, 정말 욕심에 눈이 멀어서 내년에 또 CA2016 대회를 개최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되고보니 바로 다음 해에 다시한번 코파 아메리카 트로피를 들어올릴 기회가 다가옴에 감사하게 되더군(ㅋㅋㅋㅋ). 마스체라노가 알비셀레스테 유니폼을 입는 것은 고통이라고까지 말했지만 이들은 그 고통에서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고 싶지도 않을 것이고. 선수들 대부분이 목에 걸린 은메달을, 시상대에서 미처 다 내려오기도 전에 거둬들인다. 자랑스럽지 않을리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쁘지도 않은 것이다. 나는 알비셀레스테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 고쳐쓸 수 없는건 과감히 버리는 결단도 필요하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선수가 있는 팀에 비운이라는 단어를 남기는 것은 어울리지 않으니까.


경기가 끝나자 피케는
Pique. "Congrats to Chile and Bravo for their first Copa America ever! And although you didn't win, Leo, you know you're God."
이런 멘션들 남겼다. 그 어떤 단어도 문장도 레오를 위로할 순 없겠지만 오랜 친구의 애정어린 농담은 조금 다르겠지.


무신경한 사람들은 레오가 번번히 우승컵 앞에서 좌절할 때마다, 최고의 선수라며 찬양을 해대면서 그 팬들이 왜 국가대표 커리어에 그렇게 목숨을 거느냐고 묻는다. 그리고 나는 이 순진한 호기심에 매번 분노를 느끼지. 리오넬 메시가 원하는게 그것 뿐이라잖아. 레오가, 아직은 들지못한 단 두개의 트로피만을 원한다는데, 그 꿈을 믿고 함께 지지하기 때문에 내가 레오의 팬임을 자처하는 거다. 어느새 주문처럼 말하듯, 레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니까.





150706@ There's nothing more painful in football than losing a final



 Leo Messi. “There's nothing more painful in football than losing a final. But I don't want to leave it any longer to say
thank you to everyone who has always supported us and continued to during the tough moments.”


팬들이 걱정할 것을 신경썼는지 레오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로운 글을 업데이트 했는데, 팬들을 향한 감사인사 이상이 담긴, 고민 가득한 주장의 메시지와 함께 올라온 사진이 AFA 앰블럼 사진이라 더 안쓰럽고 귀여워서 웃프다. 마스체라노는 이 유니폼을 입는 것을 -양가감정이 담겼을- 고문과 같다고 했지만 사실 레오는 가슴에 아르헨티나 국기를 다는 것이 가장 자부심 넘치는 일이라고 했다. 레오가 이 열렬한 짝사랑을 끝낼 수 있다면, 정말 그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