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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SI/Albiceleste

150621 코파 아메리카 3차전 아르헨티나 vs 자메이카

by 로♥ 2015. 6. 22.


2015 코파 아메리카 B조 3차전
Argentina vs Zameica




이제 뭐 더이상 할 말도 없다. 사실, 무슨 말을 더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바라던 이상과 내가 바라던 이상 실현도의 상승그래프에 정점(의 한단계 앞)을 찍은 후 여운도 없이 수직하강한 기분이 든다. 나는 한국사람이고 저 사람들(....)은 정확히 지구 반대편, 그러니까 나와는 가능한 한 가장 먼곳의 사람들이잖아. 그리고 나는 내 입으로 ‘축구는 내셔널리즘이 가장 강한 스포츠’라고 스스로 말할 정도로 국제대회가 주는 의미를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지. 그럼에도 나는 월드컵에서 한국과 아르헨티나가 경기 한다면 아르헨티나의 편을 든다. 나도 내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런 비논리적이고 비효율적인 행동을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그렇다면 저들은 최소한 내 기대에 부응하려는, 정말 최소한의 노력은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 말이다.


 


그렇게, 정말이지 아주 최소한의 노력만 보이고 있는 알비셀레스테의 2승1무.
이기고 다음 토너먼트에 진출하기만 한다면 최우선목표는 달성되기 때문에 -재미도 없게 한골차 승리를 거둔 2승을 떠올리며- 효율적으로 축구한다고 웃어야할지 결과론적이기만 할 뿐인 본선 진출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울어야할지 모르겠다. 내가 포스트를 쓰기 위해 재료들을 모으고 노닥거리는 동안 조별예선이 모두 끝나고 8강 대진표 마저도 완성되었다. 그 전에 먼저 조별예선, 알비셀레스테의 마지막 골





1-0 곤살로 이과인





전반 10여분 만에 들어간 선제골이라 이 골이 곧 마지막 골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지.
하지만 이 알비셀레스테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 기대에 부응할 생각이 없다(ㅋㅋㅋㅋ). 특별히 악의가 있거나 속상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객관적으로 지극히 재미 없는 게임이었다. 심지어 별로 속상하지도 않아. 일단 이겼고, 속이 상하기까지 할 만큼 활기찬 게임도 아니었어서. 그럼에도 이기고 8강에 진출한 것은 기쁘다. 조별예선을 치루며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감흥을 만회할 기회가 남아있으니까.










Ⅲ 후반전이 시작되기 직전의 하프타임



오늘도 어슬렁 어슬렁 피치 위를 거니는 레오
















레오에게는 오늘의 경기가 CA 8강진출을 이루어냈을 뿐만 아니라 리오넬 메시 개인에게도 아주 특별한 의미의 경기가 되었는데, 약10년 전인 2005년의 8월 17일. 드디어 ‘아르헨티나 청소년 팀’의 이름에서 나아간 레오는 헝가리와의 시합에서 국가대표팀 데뷔무대를 갖는다(물론 억울하게 퇴장 당하지만). 그 날로부터 레오가 알비셀레스테 유니폼을 입고 국가를 위해 얼마나 헌신 했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말 많은 일을 겪었고 정말 많은 일을 해냈고, 또 정말 많은 좌절을 겪었다. 그렇게 10년이 지나고





2015년 6월 21일



150622@ Ever since I was a kid, my dream was to play for Argentina.
Yesterday, I reached my 100th game and I'm very happy to have achieved it. There's nothing I can feel more proud of and more exciting than representing my country. I hope I can play for many more years. Now, it's time to win the Cup! #VamosArgentina - LIO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드디어 100번째 경기를 뛴 리오넬 메시.
이 자메이카전에 풀타임 출장하면서 레오는 센츄리클럽의 새로운 회원이 되었다. 내 나라를 대표하는 것보다 더 자랑스러운 일은 없대ಥ_ಥ 내가 아르헨티노라면 리오넬 메시가 이토록이나 사랑하는 나라에서 나고 자랐다는 것만큼 자랑스러운 일은 없을텐데(ㅋㅋㅋㅋ)! 레오가 원하고 이루어내는 모든 일들이,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에도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해. 센츄리 클럽 축하해 레오




 






맥커너프 선수와 유니폼을 교환하기 직전에 다가온 브라운 선수



















는 신속하게 레오와 함께 뛴 경기 인증샷을 남김(ㅋㅋㅋㅋ).






Deshorn Brown@ “Not the result we were looking for,
but I got to meet the best player in the world and it was a great feeling to play against him!!”





개인 인스타에 결과에 대한 아쉬움과 숨길 수 없는 메시 팬보이의 심정을 고스란히 남겨두고



프레스룸에선 깨알같이 인승샷 자랑도 함.
최종적으로 코파 아메리카에서 탈락하게 됐지만 경기에서 진건 진거고, 메윽씨이를 만나 행복했던 자메이카는 이대로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고 아르헨티나는 8강에서 콜롬비아를 상대하게 되었다. 남미팀 경기는 워낙 엎치락 뒤치락 하는 경우가 많으니 승패에 대한 예상은 어차피 무의미하지. 대진의 유리한 점이나 상성에 대해 생각하기보다 그저, 정말이지 소중하고 막연한 소원을 비는 기분으로 부디 내 사랑하는 선수가, 리오넬 메시가 가장 마지막에 웃는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다. 빛나는 트로피를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