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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SI/Albiceleste

150613 코파 아메리카 1차전 아르헨티나 vs 파라과이

by 로♥ 2015. 6. 15.

Copa América Chile 2015




4년에 한번씩 개최되는 남미 최고의 축제 코파 아메리카가 올해 2015년에는 6월 12일부터 7월 4일까지 3주간, 남미 10개국가와 초청팀 두 국가(이번에는 멕시코와 자메이카. 참가국 수는 최대 16개국으로, 개최되는 시즌에 따라 변동사항 있음) 총 12개국 3조로 나뉘어 칠레에서 진행된다. 홈팀 칠레는 멕시코 에콰도르 볼리비아와 함께 A조, 내가 늘 우선순위에 두고 응원하는 아르헨티나는 B조로 우루과이 파라과이 자메이카와 묶여있고 C조는 브라질 콜롬비아 페루 베네수엘라로 편성되어 있는데, 세 시드가 나란히, 각기 다른 의미로 죽음의 조라(ㅋㅋㅋㅋ) 남미축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이 프리시즌의 아메리카컵이 월드컵 못지않게 흥미로운 대회가 될 것이다.

물론, 4년 전에도 이렇게 생각했지.





2015 코파 아메리카 B조 1차전
Argentina vs Paraguay





코파 아메리카는 월드컵이 치뤄지고 난 다음 해에 이어오기 때문에 5년 전, 남아공 월드컵 쿼터 파이널에서 독일에게 대단히 털리고 돌아온 아르헨티나는 즉시 다음해 홈에서 열릴 코파 아메리카 2011을 대비한다. 알비셀레스테는 월드컵에서 겪은 치욕을 잊고싶어할 것이고 그들에게는 무엇보다 큰, 리오넬 메시라는 막강한 어드밴티지가-그야말로 홈이라는 것 보다 큰- 존재했기에 모두가 알비셀레스테의 선전 혹은 우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현실은 어땠지? 우루과이에 패해 7위라는 서글픈 성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하고, 남의 집 잔치를 자기네들 집 안방에다 차려주었다. 그러나 3년 뒤, 알비셀레스테는 비록 월드컵은 들어올리지 못했지만 무한한 가능성과 자신감을 안은채 브라질 월드컵을 마무리하고, 이윽고 1년 뒤 또다시 코파 아메리카 무대를 밟는다.


 


국가대표팀 경기에 대한 포스팅을 할 때마다 종종 얘기해왔듯 나는-유럽 축구를 즐기는 바르싸 팬이지만- 남미국가 특유의 저돌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굉장히 좋아한다. 어딘가 촌스러우면서 어딘가 투박하고, 그러면서도 굉장히 화려한 남미 축구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코파 아메리카는 내가 살고있는 대륙이 아니어도 단순히 축구팬으로서 그 대회를 기대하게 하는데, 응원하는 팀이 우승까지 할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을 순 없겠지. 그래, 나는 어김없이 또는 아직도 알비셀레스테의 우승을 꿈꾸고 있다.










알비셀레스테는,
1-0 세르지오 아게로 선제골








2-0 리오넬 메시 PK골





전반 후반부에 두 골을 넣고 앞서나가기에 쉽게 이길 거라 예상했으나 후반전에 내리 두 골을 내어주고, 심지어 칠레의 두번째 골은 경기가 거의 끝나기 직전에 들어가 더더욱 극적인 결과를 내놓았다. 다 이겨놓은 경기를 황당하게도 무승부로 마무리 했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는 경기였다. …서두를 꽤 길게 시작했는데, 나는 이번 시즌의 코파 아메리카를 2011년도 보다 더욱 기대하며 기다렸다. 그도 그럴것이, 브라질월드컵이 내게 새로운 활력소가 된 것은 부정할 이유가 없거든. 브라질 월드컵 이전의 알비셀레스테 글을 보면 포스트 하나하나에 내 걱정이 묻어있다. 레오가 이겼으면 좋겠고, 레오 팀이 우승컵을 들었으면 좋겠고, 그래서 리오네 메시가 웃는 모습을 볼 수만 있다면 나는 월드컵에서조차 우리나라를 버리고(ㅋㅋㅋㅋ) 아르헨티나를 응원하겠노라고, 조금의 농담이나 거짓도 없이. 그러나 2014 월드컵을 함께 보내며 그 기간동안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면, 내가 썼지만 정말 놀라울 정도로 알비셀레스테를 향한 애정이 섞여있는 것이다. 그리고 통한의 결승전을 이겨내고 1415시즌 개막 후 처음 맞은 A매치데이에서, 나는 이 팀을 향한 순수한 애정을 다시금 인정했다. 그리고 돌아온 공식적인 메이저 대회였으니, 내가 거듭 애정을 품게했던 그 팀의 케미스트리를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지 않은가.












































엉망진창이었던 마라도나의 팀은 말할것도 없고, 사베야가 알비셀레스테를 지휘하는 동안은 꽤 자주 이겨왔지만 하나의 팀이 유기적으로 움직인다는 인상은 없었다. 선수들 개개인이 개인기술에 의존해 겨우겨우 일정수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을 뿐이라고. 알비셀레스테의 개성없는 축구를 얼마나 달가워하지 않았는지는 언젠가의 내가 써두었던 문장만으로도 알 수 있는데, 나는 이들을 남미축구의 최상위에 랭크되어 있지만 “남미 특유의 색깔이 전혀 없는 남미팀”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이런 불신을 모조리 불태운게 지난 브라질 월드컵이었고 누가 뭐라든 나는 그들이 토너먼트에서 리오넬 메시만의 고군분투가 아닌, 썩 좋은 팀으로서 결승전에 다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윽고 월드컵 파이널이 끝나자 사베야는 박수를 받으며 물러났고, 새로운 감독이 왔고, 응당 이겼어야 할 토너먼트 대회 첫라운드에서 불운의 무승무를 거두고 말았지.





나는 정말 이 대회에서 아르헨티나가 어디까지 닿을지 모르겠다.
이겼으면 좋겠고, 우승까지 했으면 좋겠다. 리오넬 메시가 인터뷰했듯 코파 아메리카는 그 트로피를 들어올릴 가치가 있지. 다시 3년을 기다려야 하는 월드컵을 제외한다면, 레오의 국가대표팀이 현재 들어올릴 수 있는 가장 빛나는 트로피인 것이다. 그리고 리오넬 메시는 부디 그럴 수 있기를 갈망하지. 이제 첫라운드가 끝났을 뿐이니 너무 부정적인 발언은 하지 않을 생각이지만 내가 다시금 부드럽고 강한 애정을 느끼게 한 그 팀의 케미스트리는 모습을 감추었다. 다음 라운드에서는 조금 더 나은 모습이기를 바라면서도, 앞으로 남은 기회는 최소 두번 뿐이라는 것또한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내심을 갖기엔, 3주라는 시간은 너무 짧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