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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SI/Albiceleste

140714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 독일 vs 아르헨티나+준우승 시상식

by 로♥ 2014. 7. 15.


2014 피파 브라질 월드컵 폐막식





폐막식이 끝나고 이어지는 2014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을 위해 지난 대회 우승팀이었던 스페인의, 그리고 나의 주장님인 푸욜과 브라질 출생의 모델 지젤 번천이 경기장으로 월드컵 트로피를 옮겨왔는데 이 장면을 보고 문득 생각하기를, 그러고보니 나는 폐막식을 제대로 본 적이 한번도 없더군. 올해 결승전 새벽에도 그랬듯,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 킥오프 10분전에 깨는 것이 나의 월드컵 불문율이었구나. 물론 폐막식을 못보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지만, 그래도 ‘월드컵이 끝났다’는 것은 또 다른 기분이 든다.






02


루이비통 케이스에 안전히 모셔온 월드컵 트로피를 필드 위에서 다시한번 자랑하는 푸욜. 주장님은 여자친구인 바네사와 함께 와서 경기를 관람하고 갔는데 예의 순간에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했다. 4년 전 자신과 팀에 최고의 영광을 안겨준 ‘세계 최고’의 트로피. 그리고 4년후 참가국 중 가장 먼저 탈락해 고향으로 돌아간 후배들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했을지, 새로운 주인이 되길 갈망하는 클럽과 라 마시아의 10년지기 슈퍼 에이스의 건투를 먼저 빌었을지. 둘 다였을지도, 둘 다 아니었을지도 모르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03 베컴들은 이미 트로피의 주인을 선택했긔_☆


벌써 저만큼 컸다 세상에(ㅋㅋㅋㅋ).
아들들 인물이 좋아서 그런지 그 유니폼이 정말 잘 어울리는구나^.^ 근데 첫째아들은 뭘 저렇게 찍길래 저 표정좀봐.
흡사 내가 축구 볼때 다른 선수들이 공을 잡든말든 한 길 메시만 쳐다볼때의 집중력 같군.


팬서비스 중인 베컴과 뒤에 카카인가…?
결승볼 갖다 놓을때는 저 옷 아니던데.






04 알비셀레스테의 캡틴과 만난 “주장” 까를레스 푸욜


경기전에 우리 주장님이 어린 주장님 만나 긴장을 조금이나마 풀어준게 괜히 기쁘다.
그래, 그렇게 폐막식도 안중에 없을만큼 손꼽아 기다리던 월드컵, 그 마지막 경기.






2014 피파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
Germany vs Argentina



온갖가지 감정이 스친다.
어느 순간엔 화가 났다가 어느 순간엔 또 괜찮다가도 어느 순간엔 다시 울화가 치밀고 때때로 슬프다. 명확한 것이 한가지도 없다. 이게 바르싸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었다면 명확했을텐데. 나는 분명히 경기에 졌으니 화를 냈을것이다. 바르싸는 언제든 트로피를 다시 들 수 있는 기회가 있고 나는 그들이 그래주리라 100%믿으니 크게 아쉽지도 않다. ‘다음 시즌에 이기면 되니까’. 하지만 알비셀레스테는, 혹은 월드컵은 어떨까. 쌔카만 미지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탑시드를 받기 위해 절대로 만만치않은 남미예선전에서 꾸준히 이겨내고 그렇게 진출한 월드컵 예선전에서 다시 조1위로 올라가기위해 이기고, 본선 토너먼트가 시작되면 한 경기 한경기가 지옥일텐데 아르헨티나는 남미팀들을 모조리 아래에 두고 올라와, 보스니아와 이란, 나이지리아에 이기고 다시 스위스와 벨기에를 상대로 승리하고 네덜란드를 넘어 독일을 만났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진심으로 아르헨티나가 이번 브라질 월드컵의 우승팀이 될거라 믿었다. 그렇게 열렬히 사랑해 마지않는 선수가 딱 하나 원하는게 월드컵 트로피라는데, 내가 들려줄 수 없으니 믿어주기라도 해야지.






그리고 킥오프.
1 이과인







Ⅱ 오프사이드 휘슬 소리도 안들릴만큼 흥분한 상태라

지켜보는 나를 더욱 서글프게 했던 이과인의 오프사이드 골장면.
야 아니래 임마ಥ_ಥ 되게 절묘하기나 했으면 모르겠는데 너 존나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어 내가 봤어ㅠㅠ






2 팔라치오







3 레오 메시
다짜고짜 짤부터



진 경기 두번 보는 것도 -사실은 다시 떠올리는것 만으로도-고통이라 스킵스킵 하면서 H/L씬들도 대충대충이지만 놀랍게도 짤들도 대충대충 추스렸는데(ㅋㅋㅋ) 그와중에 살아남은 부심과의 프리토크. 난 메시가 조금만 길게 얘기해도 무슨 얘기를 하는지 그게 그렇게 궁금해서 이런 장면 돌려보면서, 오늘 저녁 뭐 먹을거야? KFC(캔터키 프라이드 크로커다일)같은 헛소리 하는 생각하면서 혼자 낄낄거림. 하하하. 정말 유익한 취미가 아닐 수 없군.






















Ⅲ 아쉬운 장면이야 물론 더 많았지만


솔직히 경기가 끝난 다음에서야 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기면 이기는대로, 지면 지는대로 다시 떠올릴 필요가 없거나 다시 떠올려봤자 고통스럽기만 할뿐인데. 고통이라고 하니 생각났는데, 월드컵을 최대치로 즐기면서도 토너먼트가 시작되고 나서는 나에게도 한경기 한경기가 고통이었다. 그 고통을 주는게 아르헨티나 선수들일 리는 없고(물론 아게로는 대회 내내 많은 고통을 줬지만), 그냥 내가 무시하면 되는데 무시되지 않는 일들이 일일이 고통스럽더라. 아직도, 아직도 그런 한심한 고통속에서 자유로워지는 법을 모르겠다.






Ⅳ 준결승전에 이어 결승에서도 기어이 연장전까지 가게 된 알비셀레스테


아무 의미 없는, 물먹는 메시짤
이번 대회에서 처음 입은 어웨이킷이 하필이면 결승전이고 그게 또 하필이면 첫패라 유감이다.
어웨이킷을 입든 홈킷을 입든 그런건 사실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다는건 알지만.






Ⅴ 즙 먹는 소울리스.messi


연장전 앞두고 지쳐서 혼이 반쯤 나간 상태로 영양제(로 추청되는) 쪽쪽 흡입하는 메윽씨이ಥ_ಥ. 내가 이걸 텀블러에 먼저 올렸는데 누가 보고 마치 맥도날드 케쳡 빨아먹는 것 같다고 해서 그와중에 터짐;;;;;; 우리 애기 반쯤 넋 나가서 기계처럼 빨아먹고 있으니 안쓰러워죽겠는데ಥ_ಥ 그와중에 귀여운 거야.. 






Ⅵ 연장전 마지막의 마지막 프리킥


알비셀레스테가 참 흥미로운게, 리오넬 메시 혼자서 힘들게 겨우겨우 본선에 올려놨더니 마치 보답이라도 하듯 한경기 한경기 지날수록 팀이 나아지는게 눈에 보였다는 것이다. 지난 코파 아메리카 때를 떠올려보면 정말 경이적인 발전이 아닐 수 없다. 그때부터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던 수비진, 그러나 특히 준결승과 결승전에서의 아르헨티나 수비진의 투혼은 대단했다. 다른 이들에 비하면 스타 플레이어는 아닐지라도 로메로 골키퍼의 움직임도 놀라운 수준이었고. 다만 약간 아쉬운 점이-경기전엔 역대 최강의 공격력이라 칭송 받아온-포워드진이라 할 수 있는데 사실 그래,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갔을땐 그 포워드진의 컨디션에 대해 말하기도 무의미하지. 그냥 이들을 위로하기위해 하는 말이라기보다-내가 그런사람도 아니고- 본선에서의 아르헨티나는 참 좋은 팀이었다. 선수들 스스로도 느꼈을 것이다.












5 브라질 월드컵의 골든볼을 수상한 리오넬 메시




며칠전에 반할 감독이 3/4위전은 피파의 비지니스에 지나지 않으며 이 경기의 필요성 자체를 못느끼겠고 나아가 3/4위전 반대운동을 (혼자) 시작한지 올해로 10년째라며 기사가 났는데, 10년동안 한 길 걸어오셨으니 나는 그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한다. 10년 싫어하셨으면 하기 싫은게 맞고, 하기 싫으면 하지않을 자유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반할 감독은 그 꼴보기싫은 3/4위전에서 당당히 승리했고 피치 위의 그 누구보다 밝은 얼굴로 돌아갔지(축하해요 감독님!). 내가 보기에 3/4위전 보다 더, 진짜 엿같은건 경기가 끝나자마자 우승/준우승팀 시상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그 시상대를 준비하는동안 우승 준우승팀이 필드 위에서 함께 기다려야 된다고. 이보다 개같은 일이 또 어디에 있단말인가. 나도 오늘부터 준우승팀은 라커에서 다시 안나와도 되는 선택권을 달라고 시위할거야. 2024년쯤엔 누구 한명 정도는 인정해주겠지!


또 내가, 그다지 상냥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도 엿보인다는건 인정한다. 레오의 골든볼 수상 장면을 보면서 월드컵에 비하면 있어도 없어도 상관없는 상을 줬다고 생각했다(물론 투표로 수상자가 결정되니 가치있는 상임은 분명하지만). 레오가 원하는건 개인상이 아니라 팀에게 주는 월드컵 뿐이라고.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으면서도 레오가, 자신의 골든볼 수상에 마음껏 기뻐하지 못하는 것은 슬펐다(당연히, ‘단순히’ 표정이 어두운 것과는 별개의 문제. 메시가 웃으면 경기에 지고도 실실거린다고 까고 울면 운다고 미운 소리들을 내뱉었을 것이고, 표정 어두우면 존나 눈치보여 살아갈 수가 없다잖아;;;;; 살다살다 경기에 진 선수 표정 어둡다고 생지랄하는 꼴은 또 처음일세). 내 기분이야 어쨌거나 적어도 아르헨티노들만은 준우승의 기쁨과 더불어 자신들이 가진 세계 최고의 선수의 골든볼에도 더없는 자부심을 가졌으면.












시상대가 갖춰지는동안, 레오가 약간 혼이 나간 얼굴로 서있다가 누군가 와서 인사를 건내면 매번 시야를 다시맞춰 집중하는게 인상적이었다. 그 모습이 오죽 안쓰러웠으면 속으로 제발 메시 좀 혼자있게 내버려 두라고 소리쳤을 정도(ㅋㅋㅋ). 이에 대해선 어떤 싫은 소리도 듣고싶지 않다. 나에게 리오넬 메시가 어떤 의미, 어떤 존재인지 안다면 알비셀레스테의 상실감 만큼, 내 슬픔도 존중받고싶다.






그래도 상실감이라고 무심히 말해놓고 말기에는,
6 아르헨티나, 브라질 월드컵 준우승!






충분히 축하할 성적인 준우승! 축하해요 레오, 아르헨티나!
앞서 그리고 늘 말해왔듯 알비셀레스테의 우승을 의심해본 적은 단 한번도 없지만, 사실 나는 2등이라는 성적에 그다지 관대한 편도 아니지만, 물론 대회 통틀어 준우승의 성적에도 만족하지 못하지만(ㅋㅋㅋ) 그럼에도 한편으론 기쁘다. 나도 왜 일정부분 기쁜 마음이 드는지는 모르겠다. 레오가 이 일을 얼마나, 혹은 언제까지 마음에 담아 두게 될지 모르고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 레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알 수 없고 또-부정이든 긍정이든-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평생을 간절히 바라고 바라온 꿈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잠시 길을 잃었지만, 그 어떤 말도 위로가 될 순 없겠지만, 그동안 월드컵 재밌게 볼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