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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ça A/14-15

150323 리그28R FC바르셀로나 vs 레알 마드리드

by 로♥ 2015. 3. 24.


1415 프리메라리가 28라운드
FC Barcelona vs Real Madrid CF






지난 달, 포포투와의 인터뷰에서 레오는 다가오는 엘 클라시코를 앞두고 이렇게 얘기했다.
LEO. It's important for what it means to everyone involved, from the players to the fans. It's an event all around the world. As a player, though, you have to treat it like any other game. Like any derby, there's something extra to the game. (중략) while Barcelona isn't just about the city, but the fans from afar who have feelings for the club.

내게는 레오의 이 인터뷰 한줄 한줄이 소중했는데, 엘 클라시코라고 해도 여타 리그 게임들과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함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엘클라시코가 갖는 어쩔 수 없는(!) 특별함에 대해 꼬집으며 이 게임을 두고 세계를 아우르는 이벤트라고 대답한 점. 그리고 특히나 내 마음에 들었던 구절은 마지막에 있다. “엘 클라시코는 단지 바르셀로나 도시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어디에 있든, 이 클럽에 감정을 가진 모든 이들을 위한 게임이죠.”


 


지금에 와서야 엘 클라시코의 의미를 모르는 이는 아무도 없다. 물론 과거에도 없었고 현재에도 없으며 미래에도 없을 것이다. 그만큼 특별한 게임이고 무엇보다, 마드리드는 지금도 매일매일 싫고 어쩌다 화면에 마드리드 선수의 모습이 잡히는걸 볼 때면 습관적으로 오만상이 찌푸려지며 존중심이라고는 요~만큼도 안들지만, 그럼에도 엘 클라시코가 다가오면 늘 설렘과 기대와 약간의 걱정이 몰려온다. 매시즌 두번씩 꼬박꼬박 찾아오는 경기라 별스러울것 없다고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려다가도 저 커다란 깜누를 가득 채운 꾸레들의 환상적인 카드 색션과 무반주 제창으로 필드를 가득 매우는 칸 델 바르싸를 듣노라면 오랜 세월을 거쳐 지금에 이른 이 이름을 어쩔 수 없이 되새기게 되는 것이다. 엘 클라시코의 막이 올랐다.











5 제라르 피케


포지션이 포지션이다보니 H/L씬을 따로 자르거나 플레이에 대해 얘기하는 일이 잦지는 않지만 경기 내내 정말 엄청났던 오늘같은 날 마저도 그를 칭찬하지 않고 넘어갈 순 없지. 시즌 초반 루쵸와의 문제가 있는건 아닐까, 출전하지 못해서 불만을 가지면 어떡하나 발을 동동거린것이 무색하게도 피케는 참 잘 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레오의 인터뷰 중에는 어린 시절을 함께 해온 피케에 대한 질문도 있었는데,





Q. Is Piqué as much of a joker as people say?
LEO. [Laughs] He has his moments, but as soon as it comes to football he becomes serious again. Everyone talks of Piqué being the dressing room joker, but that's not the case. When it's time for football two words comes to mind: serious and work.

오랜 친구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레오의 대답. 모두가 라커룸에서의 피케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건 축구를 대하는 그의 태도라고. 역시 친구가 최고구만? 껄껄하고 웃으면서도 레오의 이 코멘트는 사실 나 자신을 가장 반성하게 하기도 했는데-나부터도 피케에 대한 신뢰는 있지만 앞서 밝혔듯 피케의 플레이에 대해 잦은 칭찬을 하는 타입이 아니니까. 매일매일 찬양을 해대는 레오에 대해서는 500여개 포스트에 이르도록 단 한번도 빠트린적 없으면서- 언젠가 얘기했듯 나야 물론 그의 실력을 믿지만 피케는 항상 과대평가와 평가절하를 동시에 안고 가는 선수라는 생각이 강해서 무의식 중에 내가 피케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까 문득 걱정이 된다.

그와중에 피케가 바르싸 선수들로 베스트11을 짰을때 샤키라가 피케를 향해 love, 레오를 오른쪽에 놓다니 제정신이야? 하며 피케를 극딜하는 문장을 보고 나도 이제와서 레오가 다시 그 자리에 서는건 재능 낭비라 생각해 공감하며 웃었는데, 지금 레오가 주로 어디에서 뛰고있는지에 대해선 샤키라와 나, 우리 모두가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지(ㅋㅋㅋㅋ피케 미야녜).






그럼 이제 볼 장면들 다 봤으니 경기의 꽃! 최대 H/L 장면을 봐야지!
언젠가부터 바르싸엔 암묵적 규칙이 생겼죠. 해당 시즌 엘 클라시코의 득점을 책임지는건 누구? 이!적!생!

1-0 제레미 마티유 선제골




심지어 믿기 어렵게도 세트피스 선제골!
사실 루쵸가 부임초반에 훈련강도나 로테이션 전술에 대해서는 꾸준히 어필을 해왔는데 세트피스에 대해서만은 함구하거나 기껏 한마디 툭 던지는 것도 제공권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다, 세트피스에서 약한 부분을 다른 부분으로 채우겠다 해서 세트피스는 이번시즌에도 망했나 했더니(ㅋㅋㅋㅋ) 착실히 연습한 효과가 나오잖아요 감독님


+엘 클라시코라 노골적으로 양 팀의 벤치를 담은 카메라 샷




마드리드 벤치 오른쪽 스태프 리액션이 너무 사실적이라 현웃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와중에 바르싸 벤치는 난리가 나서 필드 위로 뛰어오르는데 루쵸만, 루쵸만은 씨익 웃고 마는게 너무 신기하다.
선제골이라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걸까ㅋㅋㅋㅋ 좀 시원하게 웃어줘요 루쵸ಥ_ಥ




그리고 제 자리 지키느라 여전히 외로운 셀러브레이션 중인 마스체라노(와 브라보)






2-1 루이스 수아레즈 결승골




선제골 넣고 마드리드가 동점골 넣고, 후반전에 나온 유일한 골이자 바르싸의 역전골이었던 덕분인지, 우리 감독님 심드렁하네. 표정 관리 하시나 했더니 웬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vamoooooooossssssssssss!!!!!!!! 하는 소리가 모니터 뚫고 들리는 것 같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크루이프 옹은 이번 엘 클라시코가 크게 마음에 안들었는지 경기가 끝나자 “축구는 정말 대단하다. 경기를 형편없이 하더라도 이길 수 있다”며 후배들을 수준 높게 조롱했는데(ㅋㅋㅋㅋ), 이 지상 최대의 더비전에서 승리한 기쁨에 한껏 젖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일견 고개를 끄덕였다. 앞서 밝혔듯 바르싸의 전반전은 실제로 형편없었고, 좋았던 후반전을 보며 이걸위해 전반을 버렸냐 싶었을 정도로 그 잔상이 남았거든.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여러모로 기쁘다. 한동안 크루이프는 바르싸 경기에 대해선 일절 입을 닫았다. 쓰레기 같은 수뇌부와 그에 대한 후폭풍으로 흔들리는 팀을 보고는 조언할 가치조차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기사에 따르면 크루이프는 “엘 클라시코에서 바르셀로나가 얼마나 많은 볼을 내줬는가? 점유율은 누가 앞섰는가?” 자문하며 “바로 마드리드다. 그렇지 않은가? 그것이 내가 할 말의 전부다”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루쵸는 이에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듣기 싫으면 보완하겠지^^ 나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옳은 말을 해온 크루이프옹을 아주 신뢰하지만 그의 말을 항상 맹목적으로 따르지는 않고, 루쵸에게도, 루쵸를 정말 좋아하지만 아직 그의 팀이 완성됐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니 시즌 말미, 오늘을 추억하며 누가 더 짙은 미소를 짓게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