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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ça A/14-15

150225 챔스16강 1차전 맨체스터 시티 vs FC바르셀로나

by 로♥ 2015. 2. 26.


1415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Manchester City FC vs FC Barcelona



챔피언스 리그 주간이 돌아왔다. 챔피언스 리그는 여러가지 의미로 기다리다가도 기다리지 않게 되기 마련인데 지난 리그 경기에서 패했던 기억의 여파를 무시하기 어려웠던 이번 경기는, 아무래도 쉽고 편안한 경기는 아닐 것 같았기에, 이른 오전에 힘겹게 눈을 뜨면서도 마음을 정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바르싸는 일견 기대했던 대로-오, 정말로 기대했다. 우려도 예상도 아닌 기대했던 대로 라니, 이 얼마나 로맨틱한 수식어인가!- EPL 2위팀을 상대로 리드를 잃지않고 경기를 마무리 지어 주었다. 바르싸도 물론 좋았지만, 어쩌면 퍼예그리니의 가호가 있었을지도(ㅋㅋㅋㅋ).


 


전반전 진행상황 이후 뜻밖의 만회골을 한 점 내어주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게임이었다. 바르싸는 원정길이었고, 야유가 빗발치는 에티하드 스타디움의 관중들을 여러번 침묵하게 만든 것이다. 언젠가 언급한 적 있지만, 아 물론 피케도 같은 얘기를 한 적 있듯이 귀가 따갑도록 야유를 퍼붓는 이들을 입 다물게 하는 순간의 그 쾌감은 언제나 힘든 원정팀이 갖는 최고의, 혹은, 단 하나의 어드벤티지거든.






개중 그 쾌감이 최고조에 달하는 때라면 물론
0-1 루이스 수아레즈 선제골




내 팀이 득점하는 그 순간이지.
야유가 일순 사라지고 찰나의 정적 뒤에, 내 팀의, 바르싸의 응원가가 들려오는 그 하나의 시퀀스.






0-2 루이스 수아레즈 추가골


또 머지않아 한번더 그 순간을 맞는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물론 두 골에 그친 것이 아쉽지 않은것은 아니다. 이대로 끝났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후반에 아게로에게 실점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고. 다만 그 뿐이다. 축구에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고 맨시티를 상대로 아주 압도적인 움직임을 보여줄 거라 생각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오늘의 이 승리에 대해선 순수하게 기뻐하고 싶다. 아니 기쁘지 않을 이유가 없지.











Ⅶ 경기가 종료되기 직전 레오는 PK를 하나 얻는데



다가와 레오에게 볼키스를 해주는 알바와
패널티킥을 처리할 레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이니에스타





많이 추운지 하얗게 입김도 나온다.
참 재밌는건, 이 경기를 보면서 유난히 레오에게 골운이 따르지 않는다는 생각은 했다는 점이다. 레오가 득점하지 않고 끝나는 경기도 꽤 있다는걸 알면서 내가 새삼 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만큼. 그런 날이 종종 있고, 그런 생각이 드는 날도 종종 있다. 있어왔다. 다시 말하면 이 또한 평범히 할 수 있는 생각이고 놀라울 것 없는 감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레오는 PK를 실축하지.


곧이어 종료휘슬이 울리고 바르싸는 2대1로 승리를 거두었다.
나는 사실 1대0 승리 정도를 예상했기에 이 승리가 무척이나 기뻤고, 이 장면에서 나를 미소짓게 했던것은 PK실축 후 레오가 세컨볼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는 점이었으며, 결과적으로 원정 2골을 얻었으니 바르싸는 하나의 손해도 없이 캄프 누로 돌아갈 수 있음에 만족했는데 복병은 예상치 못한 곳에 존재하더군. 언제나.





레오는 아쉬운지 손바닥을 짝, 마주치고 여운이 남은 얼굴로 퇴장했다.
그리고 그 뿐이었을 것이다. 내가 인터넷을 하지 않았다면. 레오는 아쉽지만 금방 이 실축을 털어냈을 것이고, 나는 -레오가 득점하지 못한것은-아쉽지만 나름 만족스러운 경기를 보았다. 그뿐이어야 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이 실축을 두고 다수의 팬들은 엄청난 분노를 쏟아내더군. 나는 레오가 이 PK를 실축한 것으로 하여금 왜 팬들이 분노를 느끼고 ‘좋았던 경기를 다 망쳤다’는 것으로 귀결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90분 동안 레오는 아주 훌륭했다. 그가 한 단 하나의 실수는 이 실축뿐이다. 무엇보다 이 실축은 성공하든 실패하든 승패에 아무련 영향력을 행사하지도 않지. 어느 누군가는 2대1 다르고 3대1 다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글쎄? 내게 그런 논리는 애초에 실점이 없을때나 솔깃한 소리고, 무엇보다 2차전을 이기면 되는데 뭐가 그렇게 문제지? 왜 팬들은 바르싸를 스스로 과소평가 하는 걸까. 수일 후의 체력 안배를 걱정하느라 눈앞의 승리에 대한 기쁨도 놓칠만큼.












































자기 실수 했다고, 레오가 이렇게 귀여움을 떠는데;;;;;;

















































윗 사진에서 레오와 네이마르가 슬쩍 눈이 마주치고,
다시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 참 좋다ಥ_ಥ






***
네이마르는 오늘 썩 좋은 활약을 보이진 못한채 교체되었고 그것만으로도 이미 기분이 좋진 않았을텐데
레오가 PK를 실축하자

 

 


환호하다 못해 바르싸 벤치를 향해 도발하는 맨시티의 한 팬.
누가보면 바르싸가 진줄 알겠다. 더욱이 저 어린 청년이 투레의 유니폼을 입고 바르싸 선수들을 조롱하는게 참 아이러니하다 생각하다가도 저 한없이 어린 패기가 꼴보기 싫은건 사실이라 네이마르가 저 팬을 조용히, 오래도록 주시하는게 아슬아슬 하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러면서도 자기를 조롱하고 있는게 맞는지 확인한 후 다시 가만 응시하는 네이마르가 왜이렇게 섹시하게 느껴지는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급기야 다가오라는 재스쳐까지, 더티섹시미 터지네 아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후 인터뷰에서 네이마르는 저 맨시티의 얼빠진 팬이 대체 어떤 소리를 했기에 그랬느냐고 묻자 워낙 천박한 말들이라 ‘입에 담기도 싫으니 말하지도 않겠다’고 해 나를 거듭 반하게 하기도 했다. 모쪼록 좋은 기회니 이 일로 저 어린 서포터가 배우는 일이 있길 바란다. 상대팀에 대한 원색적인 조롱은 옳지 않다는 아주 기본적이면서도 상식적인 한 가지와, 선수가 팬의 조롱을 참아주는 것 역시 미덕이지 의무가 아니라는 것, 또 저런 일차원적인 행동은 패자의 초라한 발악으로 비춰질 뿐이라는 것 정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