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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ça A/14-15

141201 리그13R 발렌시아CF vs FC바르셀로나

by 로♥ 2014. 12. 2.


1415 프리메라리가 13라운드
Valencia CF vs FC Barcelona



경기를 볼 때는 뭔가 드는 생각이 많았을 것이다. 물론 그랬겠지. 그러나 90분간의 무득점 무승부, 여기에서 경기가 종료 됐었더라도 머리는 백지화 되었을 것이고 인저리타임의 가장 마지막 찬스였던 93분, 부스케츠의 결승골이 들어감과 동시에 모든 감정이 초기화 되는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결국 모든것을 뒤로하고 기쁨과 안도가 드는 경기로 완성된 것이다. 늘상 하는 말이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여기에 있다. 팀은, 내 팀은 ‘결국’ 승리했다는 것. 어김없이.




단 한번도 수월한 적이 없었던 메스타야 원정, 발렌시아의 최근 분위기가 어떠하든 바르싸를 만나면 내일이 없는 것처럼 인생 경기를 펼치는 박쥐군단의 대단한 압박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발렌시아와의 경기에 종종 쓰게 되는 말이 있는데, 다수의 축구팬들에게는 재밌는 경기였을 것이다. 내가 꾸레가 아니었으면 나에게도 신나는 경기였겠지^.^!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는건 여기에서도 증명된다. 라이브를 볼 때는 그렇게 짜증이 나더니, 바르싸가 이긴다는걸 알고 다시 보니 이렇게 재밌을 수가 없더군.






그 재밌는 요소의 상당수를 차지했던
1 클라우디오 브라보 선방쇼


















어쩜 이름도 브라보












오심으로 잃은 수아레즈의 골만 아니었더라도 조금은 더 편안한 경기가 되었을텐데 결국 복합적인 사정이 겹치고 겹쳐 서로에게 드라마틱한 승패를 이끌어준 부스케츠의 그 버저비터 결승골, 리가 13라운드 발렌시아 vs. 바르싸의 93분, 최종 스코어 0-1.





필드 위에서 진하게 뒹굴고 아주 난리가 났구나ಥ_ಥ




바르싸 선수들은 환호하고, 발렌시아 선수들은 드물에 필드에 주저앉거나 머리를 감싸며 허탈해 했는데 나야 물론 미치게 기쁘고 좋아서 환장(?)할 정도였지만 한편 발렌시아 선수들의 반응도 몹시 이해가 갔다. 나만해도 바르싸가 기어이 무승부로 경기를 끝내려는구나, 짜증이 잔뜩 섞인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92분까지는. 그러나 승패는 갈렸고 그간 수많은 일을 겪여왔을 저 프로 선수들도 밀려드는 허탈감을 참지못해 머리를 감싸쥐었다. 그만큼 드라마틱한 골이긴 했다.






그런데,
긍정이든 부정이든 그만큼 드라마틱한 이 상황에



왜 내 소중한 레오는 자신의 머리를 감싸고 있을까?




A. 관중 하나가 세레모니 중인 바르싸 선수들을 향해 물병을 던져서.
그러나 주심은 이해하기 어렵게도 레오에게 ‘시간을 끈다’며 경고 카드를 하나 줬고 발렌시아는 이 사건에 유감을 표하며 ‘물병을 던진 팬을 찾아내 다시는 메스타야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라리가 팬으로 살아온 시간이 쌓아준 내 경험에 의해 이 일은 이대로 끝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물병을 던진 팬을 찾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무엇보다 그럴 의지가 있긴한지가 더 궁금하거든.




라리가 협회는 대부분의 상황에 대한 대처로 가장 비합리적이고 멍청한 선택을 하는 집단이고 내가 그들에게 기대하는 바는 일절 없지만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무엇보다 구단에 화가 난다. 생지랄을 해도 모자랄 판에 구단은 항상 입닥치고 있거든. 오심, 선수들을 향한 인격 모독성 발언, 모함, 도가 지나친 흔들기, 부당한 판정, 필드 위에서 벌어지는(물론 필드 밖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도) 그 모든 일에 입을 닥친다고. 누가 진짜 관중 하나를 잡아다가 족치기라도 하래? 우리 팀 선수가 이렇게 위험한 일을 겪었고 우리는 그것을 참지 않을 것이라는 재스쳐라도, 최소한 흉내라도 좀 내라고. 아오.











이어지는 두근두근 라커룸


아이고 우리 선수들 인물 훤한거봐ಥ_ಥ






오늘 경기로 선수들에게 무엇보다 고마운 점이 있다면


이 드라마틱한 게임의 승리자가 내가 될 수 있도록 해준 점이다.

거듭, 누차 말하지만 나는 우리 선수들을 더할 수 없이 사랑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승패에 연연하지 않겠다고는 죽었다 깨나도 못하겠다. 스스로 축구팬을 자처하는 동안에는 단 한순간도 승패로부터 자유로운 날은 내게 없을 것이다. 승패는 내게 그만큼 아니 그토록이나 중요하고, 승패를 가를 수 없는 스포츠는 아무런 의미도 없지. 그런데, 그러나. 같은날 같은 라운드였던 아틀레티코와 데포르티보 경기전, 양 팀 팬들 사이에서 큰 싸움이 벌어졌고 그 중 데포르티보의 한 팬은 강에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우리 모두가 이런 상황에 직면하면 가장 먼저 하는 말이 ‘그깟 공놀이가 뭐라고’ 다. 저런 훌리건들이 벌이는 싸움에 굳이 축구를 끌어들일 필요야 물론 없지. 훌리건들은 정상적인 축구팬이 아니고, 축구를 빌미로 스트레스를 풀고싶어하는 역겨운 폭력 집단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내게 많은 의미가 있는 축구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것이 너무나도 싫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물론 필드 위의 선수들에게 무언가를 던진다는 몰상식한 행동도 마찬가지다.


레오가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고 이 일을 생각하면 다시 화가 나지만, 나는 악플러가 되는 걸로 끝낼 거야.

 이번주 부터는 코파 델 레이가 시작된다. 이번 시즌에도 어김없이 계륵이라는 표현으로 맞이하게 되겠지만(ㅋㅋㅋㅋㅋ) 모쪼록, 선수들이 좋은 게임 보여줬으면. 물론 그럴 것이고 트로피도 놓치지 않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