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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ça A/14-15

141208 리그14R FC바르셀로나 vs RCD에스파뇰

by 로♥ 2014. 12. 10.


1415 프리메라리가 14라운드
FC Barcelona vs RCD Español



사실 나는 ‘까탈루냐 더비’라는 말을 입에 담는걸 조금 쑥쓰러워 한다. 내가 더비라고 당연히 생각, 표기하는건 프리메라리가의 엘 클라시코나 프리메라 디비시온의 수페르 클라시코 SPL의 올드펌 더비와 세리아의 데르비 델라 마돈니나 정도고 그외의 더비들에 대해서는 ‘어느 지역의 팀이 붙는지 알기 쉽도록’ 상징적으로 쓰는 표현으로 생각할 뿐이라 이 경기를 두고 매번, 까탈루냐 더비라고 말할때마다 너무나도 거창해 스스로 비웃음을 띄우게 되는 것이다.



스압주의|에스파뇰의 선발 라인업은 상기 이미지와 다름 ※


그렇게 무시 아닌 무시를 일삼은 팀을 상대로 보란듯이 선제골을 먹혔지. 그리고 나는 그와 동시에 상념에 젖는다. 내가 표현하는 우리팀, 내 팀 바르싸에 대한 기대는 팀의 컨디션이 가장 좋을 때, 가장 잘할 때에 맞춰 추억하고 상대팀을 마주할땐 대전 팀의 가장 못할 때를 기억하니 그 현실과의 간극이 나를 갈등하게 하는 것이다. 스포츠 팬으로서 갖는 상대팀에 대한 존중과 바르싸 팬으로서 갖는 세계 최고의 팀을 서포터 한다는 자부심이, 또 지극히 내 개인적인 성격적 오만함의 균형이 흔들리는 것을 실감하는건 내게 그리 유쾌한 시간은 아니다.












그러니까 그래, 전반전에 대한 대체적인 감상은 ‘흐림’으로 표현하는게 좋겠다.
45분은 내내 그렇게 흐렸다. 흐리고 어둡고 추웠다. 더비라는 말도 우습다며 한껏 얕잡아 본 팀에 선제골을 빼앗겼고 바르싸는 초조해 보이지, 간간히 찬스가 나더라도 골대를 맞거나 오프사이드에 걸릴 뿐. 에스파뇰은 예상외의(!) 성적에 어울릴만큼 바르싸를 훌륭히 상대하고 있었고 전반종료가 가까워짐과 동시에 흐린 하늘에 먹구름이 겹겹이 드리우는가 했다. 그도 그럴것이 중위권 팀인 셀타 비고에 패한 굴욕감은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은 것이다. 그래, 이대로 종료휘슬이 울렸다면 데자뷰에 대한 공포로 결국엔 비가 내릴지도 몰라. 그러나

전반 45분. 승패를 바꾼 리오넬 메시의 동점골





리오넬 메시의 사진을 들여다보며 어느날 자문했다. ‘리오넬 메시는 내게 어떤 존재지?’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각자의 인생을 틀어쥐고 좌지우지할 “절대적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어떤 종류의 것일지라도 모든 상념과 걱정, 고민, 스트레스를 지우고 가까이의 비극도 먼 희극으로 바꾸어줄, 기꺼이 모든것을 내어주고도 마지막 한 줌의 재 마저 불태워도 아깝지 않을 그런 존재에 대해서, 내게 존재하는 가장 긍정적이고 밝고 희망적이면서도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순수한 사랑의 감정을 빚어 만든듯한 리오넬 메시에 대해서.






2-1 리오넬 메시 역전골




oh, god.




전반전, 치욕의 스코어차를 집념을 발휘해 무효로 돌려 끝내고 후반전이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않아 어두운 분위기에 갇힌 팀을 밝은 곳으로 단번에 끌어올렸다. 리오넬 메시의 쇼타임을 보고나면 머릿속엔 한가지 생각밖에 남지 않는 것이다. 정말 순수한 감탄과 경애를 담아, ‘역시 리오넬 메시’ 라는 한마디 말 밖에.






3-1 제라르 피케 추가골







태양빛을 쬐고 피어오르듯 터진 피케의 추가골(ㅋㅋㅋㅋ). 심지어 세트피스 상황에서!
그러고보니 루쵸는 바로 얼마전에 퍼스트 팀의 세트피스에 대해 인터뷰한 바 있다. 바르싸를 거쳐간 여느 감독들이 그랬듯 루쵸 역시도 세트피스에 대비할 필요성은 못느낀다, 우리는 더많은 공격루트를 가지고 있고 이 찬스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것이라며, 우리팀은 아무래도 세트피스는 망했으니 부디 기대를 접어 넣으라는 바람을 아주아주 완곡한 표현으로 전달했는데 그 인터뷰 이후 무려 두번째 해딩골 껄껄. 그래도 아주 망한 것은 아닌 모양이니, 우리 다시 힘내요 루쵸. 할 수 있어요 바르샤!






4-1 메시 광합성에 성공한 페드로 로드리게스 추가골





정말 순수하게, 내가 페드로 리그 골을 얼마만에 보는거지? 라고 생각함.
아주 오랜만에 리그골을 넣고 페드로는 여전히 축구화에-혹은 아들의 이름에- 키스했다. 이 결과를 얻기까지 페드로는 참 노력했고 나와 꾸레들은 오래도록 참아주었는데 결국 그 모두에게 보상이 돌아왔구나. 더욱이 얼떨결에 넣은 골이 아니라 열심히 잘 뛰고 잘 넣은 골이라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정도.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 성실한 선수에게 다시 기회가 열린 것이 기쁘다. 그럼 이제,
제리와 페드로에게 모처럼 좋은 순간을 선물한 이에게 다시 돌아가야지.






5-1 리오넬 메시 해트트릭





역시 리오넬 메시.
레오는 오늘도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전반전의 저 흐리고 암울한 기억을 전반전 종료와 함께 지운 것이다. 전반 내내 암울한 먹구름 아래서 징징거리던 내 얼굴에 화색을 불어넣으며 레오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 그 순간, 그런 순간에 레오가 내게 절대적 존재임을 인정하는건 아주 당연한 수순인 것이다. 레오를 위해서라면 레오가 원한다면 내가 과연 어디까지 행동할 수 있을지를 새삼 생각해보게 했을만큼(ㅋㅋㅋㅋ), 그렇게 기쁘고 감탄스러웠다. 리오넬 메시의 그 모든 것이. 내게서 이만큼의 희노애락과 이만큼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이는 생애 다시는 없으리라 확신이 들 정도로.


좋은건 다시.goal celebration

미쳤나봐…, 우리 메시 진짜 미쳤나봐.
나한테서 아직도 더 받아갈게 남았니 그런거야? 간도 쓸개도 도 내 시간 생각 삶의 모든 부분에서 우선순위를 가졌으면서 나한테 왜이래여 뭐가 더 필요해ಥ_ಥ? 지금도 이 이상 더 사랑할 순 없을만큼 스릉흔드그ಥ_ಥ 그래…, 뭐든 갖겠다면 드려야죠 덕후가 무슨 힘이 있나;;;;;;















































그러고보니 이 경기가 끝나고

레오가 또 필요이상의 요구를 하는 도핑 테스트를 하고 온 모양인데 오, 레오가 받을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정말 어쩌지도 못하고 돌아버릴 것 같다. 그럼에도 레오는 약간의 짜증을 지닌채로, 그러나 또 참고 넘어가지. 대체 구단은 레오를 위해 하는게 뭘까. 목소리를 낸다는건 다른게 중요한게 아니라 그냥 그 퍼포먼스 만으로도 조금의 위안이 된다는것, 그게 중요한 거다. 레오가 불필요한 문제들로 스트레스 받지 않았으면 하는게, 그게 그렇게 많이 바라는 거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