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esc ‘TITO’ Vilanova Bayo
1969.09.17 - 2014.04.25남은 사람의 서글픔에 대해 말하자면, ‘그래도 시간은 간다’는 것이다. 힘든 일을 겪으면 슬픔에 잠식되어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일상을 보내고 웃고 떠들고 TV를 보거나 라디오를 듣다가 영화를 보다가 또는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가 문득 울음이 터지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울음이 차오르기 시작하면 동시에 이런 생각이 고개를 든다. ‘내가 지금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일상을 보내도 되는 것인가’. 이 질문에 정답은 없다. 힘든일에 부딪히고 겪어내고 마침내 마음을 굳게 다지는 것은 개인이 알아서 할 일이다. 그런 문제인걸 알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스스로를 문득 자책하게 된다는 점. ‘빈자리’는 그렇게 계속 될 것이다.
이제 티토 빌라노바 전감독에 대해 말해보자. 거짓말로라도 ‘환상적인 시즌을 함께한 감독’이라고는 못하겠다. 그렇지 못했다는 것을 나 자신이 가장 잘 알고있기 때문에. 물론 내가 말하는 환상적인 시즌에 트로피의 갯수가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티토가 감독으로 부임했던 그 해에 바르싸는 승점 100점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우며 프리메라 리가 정상에 올랐고,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진출했으며 코파델레이는 결승까지 도달했다. 그런데도 환상적이지 못했던 이유는 티토가 건강상의 이유로 감독직을 사임하며 꾸레들에게 들려준 ‘티토 빌라노바의 편지’ 글에 그의 마음과 나의 심경이 담겨있다. 티토는, 나에게도 최고의 감독인 펩 과르디올라의 다음 자리를 이어받았고 나는 그 점을 오롯히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이 것이 내 스스로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될 줄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텐데. 그 글을 다시 읽어보니 내가 이렇게 써뒀더군. ‘한 시즌 정도는 그래도 될 줄 알았다. 티토는 계속 곁에 있어줄테니까’.
한국 시간으로 25일 오전에 티토 전감독이 투병중인 암에 의한 합병증 때문에 응급실에 실려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티토의 암이 생겼다 낫고 재발했다는 소식을 들은게 25일까지 정확히 네 번. 네번째였으니 이번에도 어김없이 곧 괜찮아지리라 생각했다. …이걸 스트레스라고 표현해도 좋을지 모르겠는데 나는 일주일 여를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었다. 여기선 정확한 표현을 할 수 있겠지. 대한민국은 일주일여동안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이 스트레스는 일련의 소식을 듣고 보는데서 느끼는 분노뿐만이 아니라 슬픔, 우울, 걱정과 격정, 후회, 미안함과 절망, 답답함, 비통함, 무력감 그 모든것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하루는 울고 하루는 화내고 하루는 울고 하루는 분노하다가 티토의 소식마저 듣게 되었을땐 처음엔 어안이 벙벙했다. 그렇게 경황이 없고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다시 곧 괜찮아지리라 생각한 반나절 뒤에, 그의 사망소식을 읽게 된다. 온전히 그의 안부조차 걱정하지 못하고, 일방적이지만, 이렇게 이토록이나 철저하리만치 후회로 점철된 관계가 또 있을까.
TITO per sempre etern.
온 마음을 담아, 그저 그의 마지막이 평온했기를. 좋은 인생이었다 회상했기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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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4 프리메라리가 35라운드
Villareal CF vs FC Barcel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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