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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ça A/13-14

131202 리그15R 아틀레틱 빌바오 vs 바르셀로나

by 로♥ 2013. 12. 3.


1314 프리메라리가 15라운드
Athletic Club “Bilbao” vs FC Barcelona



01 달리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내가 예전에 써뒀던 포스트들을 읽어보다가 이런 문장을 보았다. “모든게 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팀이 어려울때 혹은 경기에서 지고나면 과거 영광의 시절이 더욱 눈부시게 밝아진다. 난 그게 싫다. 이미 돌이킬 수 없고 그리워한들 돌아갈 수도 없는데 현재가 벅찬만큼 미화되는 과거를 곱씹게 되는건 안쓰러운 일”이라고. 덕분에 딱히 승리의 기운이 보이지않은채 남은 후반전을 보는 45분동안은 과거의 영광을 떠올리지 않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해야 했다는 부분이었는데, 오늘의 이 경기 역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런’ 경기였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게, 단지 경기에 졌다는 이유로 내가 바르싸를 향해 욕하고 화내고 짜증을 부리는건 괜찮은데 바르싸 서포터를 자처하는 꾸레들이 선수들을 향해 손가락질 하고 화내고 좌절하는 모습을 보는건 힘들고, 싫다. 저들은 언제나 무슨 일 그 어떤 일이 생겨도 그저 우리 선수들 예쁘다 잘한다 토닥여주고 우쭈쭈 해줬으면 좋겠다. 나는 안그럴 거니까 ☞☜






***
게임에서 지고 바르싸는 리가 전적에 첫1패를 추가했다. 표면적인 부분을 생각한다면 이 역시 나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쁘지 않은 것’이 좋은건 아니지. 특히 승패를 가르는 것이 궁극적 목표인 스포츠 게임에서라면 더더욱. 바르싸는 나쁘지 않은 축구를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응당 재밌고 즐거우면서, ‘이기는’ 축구를 지향해야지. 표면적인 리그 1패는 그야말로 당장의 결과만 내보일 뿐이다. 바르싸는 얼마전에 다른 컵이 걸린 경기에서도 패했다. ‘패’와 ‘연패’는 다르다. 바르싸가 한 경기에서 3점4점 계속해서 실점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벌어진 것이다. 물론 이 문제가, -지난 시즌에 그랬던 것처럼- ‘처음’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웃을 일 아닌데 실소가 나온다).

02 어쩌다보니 죄다 네이마르 H/LⅠ
 









그와중에 재치 넘치는 부스케츠 개인기






















이니에스타







그리고 마치 오늘 경기의 전체를 한 씬으로 응축한듯


혼돈의 카오스.
이 장면에선 진심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또 해도 모자랄 시간에 옹기종기 저게 대체 무슨 짓인가 해서. 내 사랑해 마지않는 선수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생긴건가 싶어서. 아슬레틱 클럽의 새로운 감독 자리를 이어받은 발베르데 감독은 바르싸와의 빅매치를 앞두고 분명 ‘이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건 나로서도 마찬가지고 바르싸 역시도 그랬을텐데 챔스에서 예상치못한 패배를 겪은 바르싸는 적어도 팬들에게만은 바르싸의 건재함을 내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타인의 시선은 많은것을 좌우하지 못한다. 하지만 팬들의 시선이 싸늘해지는건 서로에게 유쾌한 일은 아니지.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현실은 더 안좋은 결과를 내놓았다. 덕분에 참 많은 생각이 스치는 아침이었고.






03 바르싸의 프리킥 찬스


끊임없이 누군가를 진정시키는 모습의 알렉시스.






04 나이키 관계자들은 손에 땀을 쥐었을 경기

네이마르가 계속해서 미끄러지다못해 결국 축구화를 교체함(ㅋㅋㅋㅋ).
나는 축구화를 만져본 일 조차도 많지않아서 몇 년 전엔가, 시즌별로 바뀌는 레오의 축구화에 대해 읽어보다가 문득, 포지션별로 스터드 모양과 갯수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고 깜짝 놀란 기억이 난다. 모든 분야에서 과학이란 막강한 힘이고 절대로 무시해선 안되는 권력이라는건 잘 알지만 그 과학은 축구화의 저 쪼그만 스터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구나 싶어서 새삼 과학자들을 찬양 읭? 어쨌거나 과학은 사랑입니다 여러분












131201 @ 아르헨티나에 도착한 레오와 가족들+


우리 메윽씨이 보고싶다T_T_T_T_T_T_T_T_T_T_T_T_T_T_T_T_T_T_T
비행기 안에서 찍힌 레오 사진과






조카인 토마스와 함께 걷고있는 레오와 뒤따르는 안토넬라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올려준 사진

이건 레오 얼굴을 본것도 안본것도 아냐 ☞☜






***
요건 보너스(+)

경기 초반엔 공들여 세공한 네이마르의 머리가 그럴싸하게 자리잡고 있었는데 지치는 시간만큼 머리도 축 쳐져가서 그와중에 혼자 터짐(ㅋㅋㅋ). 사실 또 졌다고, 진짜 멍청히 저대로 진거냐고 정말 정신 나갔냐고 시원하게 욕을 퍼부을 생각이었지만…. 마침 시기 적절하게도 읽은 문장이 있다. “(실패한) 영화는 개봉하고,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혹평이 쏟아지고 극장은 텅텅 빈다. 어쩌면 앞으로 다시는 일을 못할지도 모른다. 아무도 내게 전화하지않고, 그 영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인생도 계속된다. 차기작을 만들 수 있는 행운을 잡는다. 그래도 실패작은 거기 남아있다.” 그래도 실패작은 거기 남아있다.







타타 마르티노의 바르싸가 실패할지 어떨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물며 지금 이 시점에서라면 더더욱. 비록 짧은 시간에 2연패를 기록했고 경기력도 엉망이었으며 선수들은 우왕좌왕했고 인내심이 부족한 언론으로부터 팀 컬러를 잊은 것이 아니냐는 융단폭격을 맞고 있을지라도.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타타는 다시 행운을 잡을 것이다. 그리고 이 경기를, 이 고초의 시기를, 시즌을 기억하겠지. 많은 말을 하기 전에 나는 단지, 그저. 타타의 선택이 옳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