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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ça A/17-18

180122 리그20R 레알 베티스 vs FC바르셀로나

by 로♥ 2018. 1. 24.



1718 프리메라리가 20라운드
Real Betis vs FC Barcelona





하얀 꽃가루가 까만 밤하늘을 가르고 팬들은 비장한 얼굴로 자신의 팀을 연호하기 시작한다. 이 축제 분위기 물씬한 베니토 비야마린을 보고 처음엔 의아했다. 왜일까, 왜였을까 경기가 끝나고 보니 내가 무관심한 사이에 베티스는 몇몇 굵직한 팀들을 상대로 승리해왔더군. 물론 리그에서 무패 중인 바르싸가 놀랄 일은 아니지만, 덕분에 팬들이 잔뜩 설레어 바르싸를 환영했기에 -어떤 의미였든- 오랜만에 시끄럽고 치열한 구장 분위기가 못내 마음에 들었다. 나는 미쟝센을 중시하는 사람이라, 가장 가까운 챔피언을 향한 환영이든 숙적 제거를 위한 포효든 어쨌든 예쁜게 좋거든(ㅋㅋㅋㅋ).


 


그리고 그것은 결국 바르싸 레드카펫을 향한 축복이 되었으니, 정말이지 더할나위 없는 게임이었다. 베티스가 전반 초반에 오버페이스 해준 덕분에(....) 재밌기도 아주 재밌었고. 베티스도 꽤 매력있는 팀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신선한 매력도 바르싸의 노련함을 가리진 못한다. 물론, 물론 열받게도 바르싸가 지난 국왕컵에서 지는 바람에-졌다! 내가 비긴 거랑 지는걸 동급으로 생각해서 하는 표현이 아니라 진짜로 졌다고- 꼬박 이틀을 분노했지만 과거는, 2차전에서 이기면 될일에 대한 과거의 분노는 이쯤에서 묻어두기로 하자.










0-1 이반 라키티치 선제골






0-2 리오넬 메시



메시는 잦은 빈도로 갑작스러운 득점에 성공하지만 이 골의 경우 또한, 정말로 갑작스러운 득점이었다(물론 부스케츠의 센스는 말할 것도 없고). 마지막 부분의 리플레이를 보면 그 딜레이 없는 슈팅의 놀라움을 간접경험할 수 있는데, 그 타이밍이 얼마나 예측불가했는지 상대팀 골키퍼인 에이단도 심지어 우리팀 선수인 수아레즈도 공수에 대한 의지없이(ㅋㅋㅋ) 어깨를 편안히 늘어뜨린 채다. 공은 그 틈을 가로지르고 날아든다. 지난 리그 게임에서, 골키퍼가 아무것도 하지못한채 날아드는 포물선을 바라보기만 한 리오넬 메시의 프리킥골 데자뷰가 떠오른다.


그 예측불가한 남자의



언제나 예상 가능한 골 셀러브레이션,
히히 언제봐도 좋으니까¯\_(ツ)_/¯





0-3 루이스 수아레즈






0-4 리오넬 메시






0-Manita 루이스 수아레즈




수아레즈에 대해서는 순수하게 놀랐다. 득점 방식이야 말할것도 없고, 시즌초 스스로의 폼에 만족하지 못해 유니폼을 찢던 선수의 초조한 모습 역시도 온데간데 없다. 무릎 부상을 꽤 오래 앓고있던 수아레즈의 고민이 해결된 이번 윈터 브레이크는 꽤 보람찼던 모양이고, 덕분에 수아레즈와 우리 모두가 함께 행복해졌지. 그의 성실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타이밍이다. 그는 팀의 승리를 확정했다.






















경기에 대해 덧붙일 말은 없으니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바르싸는 한때 두명의 알칸타라를 동시에 가진 적도 있었다. 그 중 형 알칸타라는 유스출신이라고 해서 모두가 바르싸 퍼스트팀에 충성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만이라는걸 깨닫게 해주었고 동생 알칸타라는, 그것을 정말로 원하는 선수는 입을 다문다는걸 알게 해주었다. 물론 약간의 비약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고, 지금에서야 티아고 알칸타라에게는 그 어떤 감정도 들지않지만-밉거나 아쉬운 감정을 논하기에도 사치스러울만큼- 라파 알칸타라는 다르다. 나는 그를 정말로 좋아했다. 다른 꾸레들 모두가 그랬을 것처럼. 그러나 이제는 그도 떠나갔다. 피차 아쉬움이 남겠지만, 모쪼록 하피냐가 새로운 홈팬들에게 환영 받았으면 좋겠다. 그는 그럴 자격이 있는 선수다.





라파엘 알칸타라가 떠나고,
이제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또한 우리 곁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