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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ça A/17-18

180125 코파8강2차전 FC바르셀로나 vs RCD에스파뇰 +#ThankYouMasche

by 로♥ 2018. 1. 27.



180125@ Camp Nou says #ThankYouMasche



지난 경기에서 이제는 마스체라노 또한 우리 곁을 떠난다는 한줄의 문장으로 끝맺음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다음날 마스체라노의 송별회가 있을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몰랐다 한들 당시의 내가 달리 무슨 말을 덧붙일 수 있었겠느냐만은 그래도 나는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고, 마스체라노는 이미 팀을 떠나기로 결정한 후였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그의 새로운 도전에 축복을 비는 것 뿐이지. 마스체라노는 약 8시즌동안 블라우그라나를 입었고 세 시즌 전부터는 우리의 네번째 주장이었으며 모든 꾸레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선수였다.


마지막으로 깜누에 선 그는 말했다.




mascherano14@ The dream is over. It is time to wake up and look for new challenges,
what I've lived here will always remain in my heart.


꿈은 끝났습니다. 이제는 꿈에서 깨어나 새로운 도전을 할 때입니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는 블라우그라나와 함께 무려 네 개의 리가 트로피와 두번의 챔스, 또 네 번의 코파 델 레이와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그리고 다시 두개의 UEFA 슈퍼컵과 FIFA 클럽 월드컵을 들어올렸으며 유일무이한, 기적같은 단 한 골(!)의 추억과 함께 본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그는 정말이지 과묵하고 헌신적이며 쿨하고 또한 성실한 선수였다.






마스체라노도 부상의 여파가 있었고 그때문에 바르싸에 짐이 되기 전에 스스로 떠나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 말이 푸욜이 은퇴를 앞두고 했던 말과 너무나도 유사한 탓에 나는 한차례 눈물을 쏟아냈다. (크흡´༎ຶ۝༎ຶ) 단순히 이들이 팀을 떠나기 때문에 슬픈 것이 아니라, 이들이 바르싸에 갖는 자부심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와닿기 때문에 슬픈 것이다. 바르싸에서 뛰는 것은 꿈과 같았다, 더이상 팀이 요구하는 수준의 플레이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떠난다, 깜누는 마치 내 집과 같았다, 때로는 모든걸 새로이 시작할 필요가 있다…. 많은 고뇌와 애정이 느껴지는 인사였다. 잘가요 마스체라노, 고마웠어요.







1718 코파 델 레이 8강 2차전
FC Barcelona vs RCD Espanyol





내 기억이 맞다면 이번시즌 코파델레이 포스트는 아마 이 게임이 처음일 것이다. 32강은 아예 보지도 않았고 16강은 봤으나 포스팅 할 의지가 없었으며 8강1차전이 시작되자 드디어 국왕컵 포스트를 미룰 시기는 끝났다고 생각해 의욕에 불타올랐으나 유감스럽게도 바르싸가 게임에 패하고 말았지. 알겠지만 나는 아주 특별한 이유가 있지않는한, 어지간해선 진 경기에 대한 포스팅은 남길 가치를 못느낀다. 따라서 나는 분노에 들끓었고 의욕을 잃었으며, 이 모든 것들을 환기시켜줄 2차전을 아주 손꼽아 기다렸다.


 


그리고 바르싸는, 내 기다림의 가치를 보란듯이 증명해 주었지.
에스파뇰과의 일차전은 무패가도를 달리던 바르싸의 스토퍼 역할을 했는데, 나는 기댈 가치가 크지않은 곳에선 묘하게 현실적인지라 무패행진이 끊어진것 자체에는 달리 감흥이 없었다. 언젠가는 끊길거라면 그 시기는 이를 수록 좋았고 선수들이 부담을 갖지않는 선에서, 승점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없을 때야말로 시기적절하다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내가 패배자체에 분노하는 것과는 별개로, 지난 경기는 리그 게임이 아니었다는 점과 2차전에서의 승리가 확실하니(!) 썩 나쁘지 않은 타이밍이었노라 생각한다. 물론 결과적으로 졌기에 좋은 타이밍이라고는 곧죽어도 말할 수 없지만 -무엇보다 게임에서 지는데 좋은 타이밍 따위란 존재할 수도 없고- 2차전의 승리를 너무나도 확신한 탓에 빨리 이 패배자의 기분(ㅋㅋㅋ)을 벗어던지고 싶었던 것이다.









1-0 루이스 수아레즈 선제골




이 게임에서는 선제골이지만 코파 델 레이는 180분 경기인 탓에 토탈스코어의 균형을 맞추는 골이기도 했다. 득점자체도, 그 득점을 한 시간대도 아주 대만족이었지만 정말 생각치도 못한 타이밍에 기가 막히게 들어간 골이라 보면서도 꽥 소리를 지르게 한 골이기도 한데, 그 무엇보다도 수아레즈의 경이로운 득점능력은 정말 이견의 여지가 없구나.


수아레즈의 골로 모두가 기뻐하는 동안
마치 출산의 현장과도 같은 알바(알바, 진짜로 아빠된거 축하해!)와




덩달아 기뻐 날뛰는 초면의 선수
그리고 이 초면의 선수는 80분 뒤에 내 마음에 입주신고를 마치는데..





2-0 리오넬 메시




이 게임의 결승골이자 180분 도합 2대1로 바르싸의 4강 진출을 확정한 레오의 추가골.
그리고 바르싸는 세미 파이널에서 발렌시아와 맞붙게 되었다. 반대쪽 시드도 그리 만만하진 않지만 발렌시아는 바르싸와 만나면 유난히 내일이 없이 뛰는 탓에 벌써부터 피로가 몰려오는군(ㅋㅋㅋ). 그래도 우승을 목표로 한다면 언젠가는 만날 팀들이고, 바르싸는 요행이라곤 없는 팀이니(불행히도), 여느때처럼 부지런히 뛰어서 우승 했으면 좋겠다^_^.
























사실 마스체라노 이적설 나온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공식발표만 없었다 뿐이지 마스체라노가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될 것도 알았지만, 오프닝 직전에 마스체라노가 마지막 인사를 하고 후반전에 14번을 단 쿠티뉴가 교체되어 들어오는 걸 보는게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더군. 내가 쿠티뉴에게 갖는 호감과는 별개로 말이다. 나는 가끔 이런 이중의 잔인함을 떠올리는 스스로가 싫다. 마스체라노가 떠나는 것은 슬프지만 그래도 팀은 문제없이 굴러갈 것을 안다는 게. 선수들이 떠나가면 항상 이런 양가감정이 든다. 하지만 그것도 스포츠의 일부이고 우리 삶의 일부지. 다시한번 마스체라노의 무운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