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ça S

161206~ 캄프 누 투어 +6 Anniversary

by 로♥ 2017. 3. 26.



161206@ FC바르셀로나 4-0 보루시아 글라드바흐



2020년의 깜누는 내가 익숙히 봐오던 그 깜누가 아니라는 사실을 몰랐더라도 물론 그랬겠지만, 그것을 포함한 이유로 깜누 외관 사진을 많이 찍었다. 그런데 그 외관이 워낙 큰 탓에 깜누를 한 컷에 담는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더군. 다른 날 깜누 투어를 위해 낮에 다시 왔을 때는 주변이 굉장히 깨끗했는데 경기날이 되자 유니폼과 굳즈가 가득한 매대가 깜누를 둘러싸고 있었다. 오늘의 경기는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마지막 라운드, 보루시아 글라드바흐전.





더 흥미로운 대전이야 언제든 없겠느냐만은 나는 바르셀로나 여행을 결정한 것도 출국 예정일로부터 불과 2주전이었고, 내가 시간을 낼 수 있는 것도 그때 뿐이었으며 내가 바르셀로나에 있는 동안 홈에서 열리는 경기는 챔스 6차전밖에 없었기에 아쉽게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다들 알겠지만 바르싸는 이미 5차전에 본선진출을 확정했기에 리오넬 메시가 뛰는 모습은 볼 수 없을 거라는 예상을 하며 좌석을 선택하는건 조금 서글프기는 하더군(티켓은 한국에서 샀고, 괜히 기대했다가 배로 실망하고싶지 않았다). 좌석을 고를 때는 1선수들을 볼 것인지 2경기를 볼 것인지 극심히 갈등 했는데, 결국 꾸레이면서 선수들만큼이나 축구를 사랑하는 본능을 억누르지 못해 경기를 (내가 가진 예산 내에서) 보다 잘 관전할 수 있으면서 너무 멀지도 않은 자리를 선택했고, 경기 당일에는 경기시간 보다 2시간이나 일찍 깜누에 갔다. 그냥 깜누에 있고싶어서(ㅋㅋㅋ). 그리고 깜누 내부의 카페테리아에 앉아 하몽 샌드위치와 코카콜라를 우걱우걱 씹어먹으면서 경기 1시간 전에 습관처럼 라인업을 확인 했는데,





오 세상에, 메시가 있네.
이니에스타도 있다고. 선발라인업을 확인하느라 폰을 들고있던 손을 덜덜 떨면서 메시가 있네, 중얼거리다 일행의 비웃음을 샀지만 트리뷰나에 실제로 앉았을 때는 생각보다 더 시야가 좋아서 나도 감탄하고 일행도 감탄했다. 그리고 나는 살면서 이날만큼 돈 쓴 보람을 느낀 적도 없었지. 축구는 순전히 내가 보고싶어 가는 거라 티켓값은 내가 지불했는데, 그래서 사실 내 예상범위를 훨씬 웃도는 값을 주고 샀거든. 경기를 재밌게 잘 보고싶어서. 아, 물론 당연히 공홈에서 정가에 샀다. 내 예산보다 더 비싼 좌석을 욕심냈다는 것 뿐, 암표나 프리미엄 붙은 티켓으로 오해할까봐.


그리고 보다시피, 슬프게도 나는 사진을 잘 찍는 기술은 없다(ㅋㅋㅋ).









경기 중일 때의 사진은 경기를 보느라 거의 못찍었지만 웜업 때나 깜누 전체를 찍은 사진은 더 많은데 워낙 못찍고 관중들 얼굴이 너무 자세히 나왔거나 일행이 찍어준, 내가 나온 사진들은 다 빼고 남은 몇 장의 사진들(ㅋㅋㅋ). 한국에 돌아와 사진을 보여주며 레오가 여기에 있다고 손가락으로 콕 찝어 친구들 몇몇에게 자랑을 했는데, 친구들이 입을 모아 “이 점? 너만 알아보는 이 점 말하는 거야?” 라고 냉담히 말했다.








깜누는 정말 크고 예쁘더군.
레오가 뛰는 것을 본 것도 모자라 그는 풀타임을 소화했고 선제골도 넣었다. 나는 또한번 돈 쓴 보람을 느꼈고 이 날 투란은 해트트릭을 했지. 행복한 마음을 안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는 지하철을 탔는데, 무척이나 유감스럽게도 지하철 안에는 블라우그라나를 입고있는 나와 내 열성에 감명받아 얼떨결에 머플러를 계산하고 만 일행이 두른 바르싸 머플러를 제외하면 모두가 보루시아의 팬들이었고, 나와 일행은 경련하듯 미소를 지으며 대화했다.

“내릴 때는 우리도 (보루시아의 팀컬러인) 녹색옷 입고 있는거 아니야?”
하핫.







161209@ 캄프 누 투어






경기 당일날 캄프 누 투어를 하는건 손해보는 기분이라-들어가지 못하는 곳도 있어서- 경기 날에는 유니폼만 한 장 샀었다. 오, 그러고보니 긴팔 유니폼에는 마킹도 없고, 할 수 있는 마킹도 한정적이더군. 내가 긴팔 유니폼에 마킹을 해달라고 하자 레오랑 몇몇 선수들만 마킹해줄 수 있다고 하기에 오, 당연히 메시 마킹을 할 거라고 얘기는 했는데 ‘긴 팔 져지’ 라는 말이, 한국에서 통상적으로 말하는 의류 용어랑 다르고 나는 전문용어를 몰라서 정말 애먹었다(ㅋㅋㅋ). 사진으로부터 정문으로 들어가려면 이 위치에서도 거의 반바퀴를 더 돌아가야 하는데, 앞서 말했지만 경기장이 정말 커서 입구 찾아가는 것 만으로도 엄청 걸어야 되더라고. 물론 경기를 보러 갈 때는 수많은 입구 근처의 숫자-사진은 18구역-를 보고 줄 서있으면 지정 좌석을 빨리 찾을 수 있다.














선수와 스탭들 말고는 절대로 들어가볼 수 없는 그 공간(!).
깜누 곳곳을 둘러보는건 정말 재밌고 좋았지만 필드로 이어지는 터널 앞에서 갈라진 이 길을 보니 감회가 새롭더군. 나는 원래 한국에서도 하지 말라면 안하는 성미이고 매너를 중시하는 사람이기에 이 선을 넘을 생각은 절대로 없지만 내가 가장 사랑하는 선수들만이 공유하는 공간이라는 생각에 사진을 찍는 것도 조심스러워서,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확인한 후에 찍었다(ㅋㅋㅋ). 사진이나 모니터가 아니라 내 두 눈으로 이 길을 직접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좋더군ಥ_ಥ








다른 관광객이 걸어올라가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라 설리를 좀 빌림(ㅋㅋㅋ).
관광지라면 응당 그렇다시피 ‘나 혼자’나 ‘아무도 없는’ 사진을 찍는건 저엉말정말 어렵지 않은가. 시간이 괜찮을 때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까지 기다리기도 했지만 위의 앰블럼만 찍은 사진은 정말로 운이 좋았을 때고(그래도 한 5분은 저 자리에 서서 기다려봤다.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는 재스쳐는 취하지 않고) 아래는 개중 가장 사람이 적을 때. 포토존에서는 어차피 내가 원하는 사진 찍겠다고 오래 기다리고 있는 것도 민폐라 보통은 얼른얼른 찍고 넘어갔는데 이 곳은, 오. 알겠지만 나는 터널에서 이어지는 이 계단, 이 길, 이 순간을 정말정말 사랑한다고ಥ_ಥ.








마침 서로 먼저 앉아 찍으라고 매너있게 눈치 주던(ㅋㅋㅋ) 관광객 팀과 눈치싸움 하는 사이에 건진 ‘아무도 앉지않은’ 벤치 사진. 이 사진을 찍고 나도 당연히 여기에 앉아 사진을 찍기도 했는데 인종도 성별도 연령대도 다른 초면인 사람들과 마치 일행인 것처럼 사이좋게 나란히 앉아있는 사진을 얻었다. 모두가 유니폼을 입고있었으면 더 좋았을 거야(ㅋㅋㅋ).

















캄프 누 3층 좌석과, 중계부스에서 내려다 보이는 시야.







Ⅱ 깜누 뮤지엄












내가 직관했던 그 보루시아전 선발 라인업을 적어놓은 보드판. 보루시아 스탭이 써둔 것을 그대로 세팅해둔 건지는 모르겠는데(구경할 수 있는 공간이 애초에 어웨이팀 라커룸 뿐이니) 보고 있으니 경기 생각이 다시 나서 좋았다. 귀가길 지하철에서 보루시아 팬덤홀에 빠져 당황하긴 했지만 독일에서 온 아저씨들은 매너도 좋았고 독일 사람들 답게(?) 마치 집앞 펍에서 마시듯 맥주를 마셔댔으며ㅋㅋㅋ 바르셀로나에 온김에 관광도 즐기기로 했는지 이후로 보루시아 팬들을 계속 마주쳤는데.. 그래, 그래서 새삼 유럽의 근거리를 부러워 했지ಥ_ಥ. 우린 축구보러 깜누 간 김에 ‘겸사겸사’ 여행도 하고 올 수 없으니까.





오, 1415시즌 유벤투스와 대결해 들어올린 그 베를린 결승전의 빅 이어.
그리고 아래는 같은 해 루쵸의 팀이 들어올린 다른 네 개의 트로피. 바로 지난 시즌의 트로피들은 따로 장식해뒀더군.








바르싸가 지난 백여년간 들어올린 이 수많은 트로피들 중에



(진열되어 있던 트로피들 중) 가장 오래된 리가 트로피를 특별히 하나 찍음. 기억이 맞다면 이 시즌은 바르셀로나가 까탈루냐 팀들만이 아닌 스페인 팀들과의 대결에서 처음이거나 두번째로 우승한 해일 것이다. 꾸레이니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지금도 똑같은 모습을 하고있는 리그컵(ㅋㅋㅋ)을 더더욱 새로운 감회로 한번 바라봐주고,
































이 오랜 역사를 거쳐 현재에 이르러, 내가 눈으로 확인하고 느껴온 역사로까지 닿는게 좋았다.
깜누 투어는 사실 꼭 바르싸 팬들이 아니어도 바르셀로나 도시에 오면 으레 포함되는 코스이고, 모든 관광지가 다 그렇고 세상만물이 다 그렇듯이 알면 알수록 더더욱 생각하는 바가 많아지는 법이 아닌가. 모든 전리품들을 하나하나 공들여 보고, 아래로,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듯 까탈란과 스패니쉬, 영어로 설명이 되어있기 때문에 잊고있던 것들을 되새길 수 있는 것도 좋았다. 맞아 그러고보니 또 생각났는데, 까탈란-까스떼야노-영어 순은 그렇다 치고 일본어가 달린 표지판이나 가이드북이 꽤 많더군. 하여튼 일본놈의 새끼들 존나게 안끼는데가 없어요 아주;;;;;;.


오, 드디어.






레오의 발롱도르와 골든부츠.
내가 하나만 집중적으로 찍어서 그렇지 레오가 수상한 다섯 개의 발롱도르와 세 개의 골든부츠가 나란히 있다. 전체샷은 내가 나와있기 때문에^_^ 뺐을 뿐. 아까부터 유리창에 내 폰이랑 나와 주변 사람들의 실루엣이 비치고있긴 하지만ㅋㅋㅋ 아 존나 방해돼 진짴ㅋㅋㅋ 그림자만 좀 덜 졌어도 조금은 더 예쁜 사진이 될텐데 저거 어떻게 안되냐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보니 궁금해하는 사람들 있으려나. 사진은 전부 폰으로 찍은거고, 내 블로그 주소를 추가하고 리사이징, 모자이크 한 것 말고는 보정도 하지 않았다(가끔 색감이 짙거나 다른 것들은 어플 자체 보정). 여기는 어두워서 사진을 찍기에 그리 적절하진 않더라고. 물론 애초에 사진 찍으라고 만든 장소도 아니지만.





길을 따라 가면 닿는 감독님들 섹션


마침 근처에 사람이 없길래 동영상을 찍어보기로 했는데



애기야 가려주지 못해서 미안해.. 거기만 가리는 법을 모른단다ಥ_ಥ
경기도 없는데 경기장 투어 오면서 굳이 유니폼 챙겨입고 온 사람은 꼬마들이랑 누가봐도 바르샤 핵짱팬들 몇명, 그리고 내가 있었다ಠ_ಠ. 하지만 우리는 무언의 동질감을 느끼고 트로피 앞에서 독사진을 찍기위해 참을성있게 암묵적 순서에 동의했지. 비록 언어는 통하지 않아도 팬심으로 통하는 룰은 얼마나 편한지 몰라(ㅋㅋㅋ). 그러고보니, 투어를 마치고 저녁을 먹기위해 유니폼 위에 외투를 걸치고 맛집을 찾아 돌아다녔는데 호객행위를 하던 분이 내 차림새를 보고 엄지를 척 내밀며 무어라 말하기에 조건반사적으로 같은 리액션을 취했고, 그게 ¡Força Barça! 라는 것은 0.5초 뒤에 알았다. 아는 단어도 안들리더라고(ㅋㅋㅋ).






이건 전에도 한번 올렸던 것.





곧 이렇게 바뀌노라, 누 깜누 모형이 있길래 이것도 한번 찍어봄.
사실 존나게 별 의미없는 온갖 사진들을 다 찍어왔는뎈ㅋㅋㅋ 나는 평소에 사진을 찍는게 습관이 된 사람도 아니고 국내에선 여행을 가도 사진을 안찍는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에서는 카메라 라는 것을 세상에 태어나 처음 안 사람처럼 온갖 것을 다 찍고 돌아다녔는데, 슬픈건 유명한 관광지 여행 사진은 내가 찍든 남이 찍든 다 똑같다는 거야(눈물).







Ⅲ 깜누 메가스토어



박물관에서 3층 전망을 볼 수 있는 곳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이 붉은 터널을 지나면
짜잔-!





바르셀로나 여행을 하기로 결정한 즉시 제 1목표 직관, 2 깜누 메가스토어였던 나는 이 순간을 정말로 고대했다. 물론 나는 콜렉터과는 아닌지라 여기에 있는 모든 것을 쓸어올 생각은 당연히 없었지만 유니폼과, 딱 하나 정말로 사고싶은 굳즈가 있었거든. 일행은 깜누 투어 마지막 코스가 자연스레 메가스토어로 이어져있는 걸 보고 놀랍도록 자본주의에 충실하고 효율적인 코스라며 감탄했고-물론 투어를 통하지 않는 다른 입구도 있다- 나역시 크게 공감하며 웃음을 터뜨린 것도 사실이다(ㅋㅋㅋㅋ).














오른쪽은 가장 갖고싶었던 디자인의 트랙탑. 당시 메가스토어 직원들도 입고 있던 것이었는데 유감스럽게도 남은건 남성용 사이즈 뿐이었고(사진속 사이즈도 남성용. 나는 원래 상의는 오버사이즈로 입는걸 좋아해서 조금 큰 정도라면 그냥 샀을텐데), 남은게 정말 상당히 커다란 옷들 뿐이라, 평균 사이즈와 여성용 전사이즈는 품절인 것을 확인하고 눈물을 삼켰다. 등에는 FCB라 적혀있고 바르싸 시그니쳐 컬러답게 클래식하면서도 엄청 예뻤는데, 내가 바르셀로나를 떠나는 다음날 재입고 된다고ಥ_ಥ.





아래는 원하는대로 마킹을 바꿀 수 있는 메뉴판.
흔들려서 잘 안보이는데 자신의 풀네임을 15유로에 새겨준다. 앰블럼은 자수로 하거나 녹여서 프린팅 할 수도 있고 비단 이 옷뿐만 아니라 아래 사진 속 모자에도 원하는 문구를 넣을 수 있다고. 팬들의 니즈를 완벽히 파악하지만 여전히 자본주의가 우선시 되어 다시 웃었다(ㅋㅋㅋ). 오 근데 셔츠들 정말 너무 갖고싶더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쪼리와 비치타월 사진 부터는 메가스토어 지하.
1층은 유니폼과 스포츠 의류 (깜누 투어 마지막 코스로 이어지는) 2층은 축구화와 일상복, 여성 스포츠 굳즈, 그리고 지하에 마킹 서비스와 생활 잡화들이 모여있는데 개중 재밌는 것들 몇 가지를 또 열심히 찍다가 상단의 피규어를 발견하고 또 터졌다.





..네?
누구세요?


















기억이 맞다면 안에 사탕이 들어있다고 들은듯한 바르싸 틴케이스. 내용물은 관심 없고 이 케이스는 갖고싶더군.
깜누 투어하는데 거의 한나절은 걸린 것 같다. 이렇게까지 오래걸릴줄은 몰랐는데, 내가 호기심이 심하게 넘쳐서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면 온갖 곳을 다 들쑤시고 다니긴 했는데(ㅋㅋㅋ) 그거 감안하고라도 꽤 시간을 잡아먹더라. 일단 깜누 자체가 빨리 돌아보고 끝내기엔 너무 컷어. 그래도 지금의 모습을 잃기 전에 다녀올 수 있어서 좋다.

















저녁 일정을 위해 돌아가는 길.
제일 아래 사진은 깜누 3층에서 내려가는 길에 보이는 전망인데, 사진에서 바로 눈에 보이진 않지만 바르싸기旗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게 좋아서 굳이 찍었다. 흔하다면 흔할 수 있는 거리이고 사진이지만 바르싸 플래그가 흔들리는 모습은 바르셀로나가 아니면 어디에서도 볼 수 없으니까.







(FC) 바르셀로나



바르싸 플래그가 베란다에 걸려있는 모습은 바르셀로나시가 아니면 볼 수 없을테니 찍어둔 건물(의 바르싸 플래그)ㅋㅋㅋ
물론 바르셀로나는 바르싸가 아니어도 정말 예쁘고 볼 것 많고 좋은 도시이기는 했다. 날씨는 여행내내, 정말 최고였고.





바르셀로나에서 제일 많이 보는 가판대. 나는 바르셀로나에 밤늦게 도착했고 숙소에 도착한 것은 자정을 넘겨서였기 때문에 다음날 자고 일어나 지하철 타러 가는 길에 이 가판대를 처음 보고 오, 내가 바르셀로나에 왔어! 바르싸의 도시에! 하며 기뻐했으나 이 그라시아 거리를 다 빠져나가기도 전에 시들해졌다ㅋㅋㅋ. 한국에서 경기 티켓을 사지않아도 티켓살 곳은 지천에 깔려있다고들 하더라만, 정말 그렇더군. 이런 가판대 뿐만이 아니라 숙소나 그 어디에서도 티켓을 구할 수 있다. 물론 원하는 좌석은 없겠지만.








흔히 바르셀로나는 메시와 가우디의 나라라고들 하지 않은가. 바르싸 스토어가 정말 많긴 하더라. 물론 오피셜 스토어도 많고 비공식 스토어는 배로 많았다(ㅋㅋㅋ). 이 길은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구경하고 돌아가는 길에, 상단의 오피셜 스토어가 정말 예쁘길래. 이 날은 유일하게 가우디 투어를 신청한 날이었고 투어일행과 함께해야 했기에 저곳엔 들어가보지 못했다. 그리고 가이드(는 정말 좋은 분이었지만) 투어는 나랑 정말 안맞더군ಥ_ಥㅋㅋㅋ 양 발과 다리에 휴족시간으로 아주 떡칠을 하고 실신하듯 잠들었다.








일행이 선물로 뚜론turrón을 원해서, 사러 마트에 구경 갔다가 또 바르싸 앰블럼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맛있더라. 이거랑, 한국 사람은 스페인 가면 모두가 사온다는 국화꿀차를 왕창 사왔다. 이것도 맛있더군.





그리고 하루에 한 통씩 조졌던 물을 사기 위해 음료 코너에 갔다가 또 바르싸 앰블럼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이건 술. 그러고보니 스페인에 간 김에 이니에스타 와인을 한병 사올까? 농담삼아 얘기하긴 했는데 가이드 투어 신청한 날 가이드분께서 말씀하시기를 스페인에서 이니에스타 와인 구하기가 어렵단다. 맛 궁금하면 차라리 이태원에 가면 사볼 수 있을 거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게 다 무슨 말이예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코스터. 라 람블라 거리에서 내가 가질 기념품을 구경 하다가 또 바르싸 앰블럼을..!!
앞서 얘기했듯 나는 물건을 끌어모으는 타입은 아니라 대부분은 와아, 예쁘다! 갖고싶다(하지만 사진 않음. 정말 사고싶은건 산다)하고 넘어갔는데 이건 정말정말 극심히 갈등했다. 그도 그럴것이, 내가 깜누 메가스토어에서 정말 사고싶어했던 바로 그 단 하나의 물건이,





뒤의 저 머그컵.
사진에는 없는 유니폼을 제외하면 내 기념품들은 저것이 전부다. 나는 마시는 거라면 물 커피 차 콜라 맥주 와인, 정말 웬만하면 가리지않고 다 좋아하는데, 그 영향으로 머그컵도 엄청 좋아한다. 물론 저것 보다 훨씬 예쁘고 깔끔하게, 내 취향에 맞춰서 한국에서 주문할 수도 있지만(ㅋㅋㅋ) 덕후한테 ‘깜누에서 사온’ 머그컵보다 예쁜건 세상에 없어ಠ_ಠ. 나는 안쓰는건 웬만하면 사지않고, 머그컵은 그야말로 하루종일 끼고사는 물건이기 때문에 이게 정말 갖고싶었다(물론 하나는 쓰고 있지만 하나는 여전히 미개봉 상태다. 깨질까봐. 아까워서ಥ_ಥ). 그리고 나는 컵받침도 꼭 쓰거든. 하지만 습기 가득한 컵을 바르싸 앰블럼 위에 감히 올릴 자신이 없어서(ㅋㅋㅋ) 눈물을 머금고 돌아섰다.





안쓰는건 안사지만 유일한 예외가 된 이 두 개의 스노우볼.
2주간의 여행동안 바르셀로나-시체스-세비야 세 도시만 다녀왔는데 시체스는 당일치기로 다녀왔지만 바르셀로나와 세비야에서는 정말로 충분히 시간을 보냈다. 그 각 도시에서 하나씩 사왔는데, 세비야 스노우볼은 세비야 대성당 보다 스페인광장 모형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지도. 물론 세비야 대성당도 좋았고, 구球 안에는 없지만 아래에 스페인 광장이 있는 것을 사서 불만은 없긴한데(ㅋㅋㅋ), 오, 그래 내가 세비야에 왔구나 라는걸 실감한 것은 숙소에 짐을 풀고 TV를 틀었을 때,





베티스 티비에서 호아킨이 기자회견 중이구나.
그래, 내가 세비야에 왔어.





바르셀로나에서도 라 리가 앰블럼을 섭섭치않게 봤지만 세비야에서 바르싸 앰블럼을 보는건 또 반갑기도 했고, 세비야FC 굳즈보다 베티스 쪽이 월등히 많아서 놀랐다. 세비야에서는 축구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고, 충실히 관광만 하자 생각한 그와중에도





앰블럼이 보이는데 어떻게 그냥 넘어가냐 이거예요(ㅋㅋㅋ).
정말 아무것도 아닌 광고 간판하나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이건 시체스에서 찍어온 최고의 사진.
내가 찍고도 정말 잘 찍어서 감탄을 연발했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이런 여행지 사진은 내가 찍은 사진이나 남이 찍은 사진이나 장소도 구도도 비슷해서 구분이 안갘ㅋㅋㅋㅋ 근데 시체스는 정말정말 그림처럼 예뻤다. 혼자 우왕우왕 감탄을 연발하며 미친듯이 사진을 찍어댔더니-어떻게 찍어도 아주 예쁜 엽서 같았다- 곁에서 지켜보던 외국인이 나와 일행의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했고, 나도 너희 커플을 찍어주겠다고 했더니 자기는 여기 사는 사람이라 그럴 필요는 없다고 해서 인사하고 헤어졌는데, 두고두고 부럽더라. 이런 태양빛 아래에서, 이토록이나 아름다운 도시에서 사는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서. 또 스페인 여행하는 거의 내내 1일 1빠에야를 먹었지만 그 많은 빠에야 중에서도 시체스에서 먹은 빠에야가 최고(ㅋㅋㅋㅋ).










그리고 세비야 베스트컷.
스노우볼 속에 스페인 광장이 있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것은 내게 단순히 랜드마크 그 이상의 의미다. 스페인 광장은 내가 살면서 지금까지 가본 그 어떤 곳보다 아름답고, 황홀하고, 그 어떤 공간보다 압도적이었다. 낮에 스페인 광장에 갔다가 이 대단한 광경에 반해서 다른 날 야경을 보러 다시갔다. 야경은 더 아름답고 더 환상적이더군. 여기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 팀에게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찍어주고 나니 일본어로 인사하기에 나는 한국인이라고 대답했고, 그랬더니 고맙다는 말을 한국어로 가르쳐 달라기에 감사합니다, 라고 했더니 할아버지는 웃으며 말했다. “와, 길구나, 감사, ㅎ, 그래 어쨌든 감사합니다. 곧 잊어버리겠지만”. 그럼 묻지말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동행한 할머니가 뭔가 할 말이 많으셨던 모양인데 나는 스페인어를 전혀 못하고 그 분은 영어를 단 한마디도 못하셔서 하염없이 웃기만 했다. 사실 여행내내 계속 행복하고 좋기만 하지는 않았다. 인종차별인가 싶은 생각이 드는 일도 몇번인가 있었고-더 기분이 좆같은건 대놓고 하는 차별이 아니라서 내가 예민한건지, 멍청해서 인종차별을 구분 못하는건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는 거다. 그 자체가 제일 좆같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에는 세비야에서 부엘링을 타고 다시 바르셀로나로 가서 다시 바르셀로나에서 모스크바를 경유하는 인천공항행 비행기를 탄 다음 한국에 도착해 다시 KTX를 타야했기에 24시간 이상을 교통편에 실려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들도 포함한 것이 여행이라는 거지. 세비야 숙소에서, 음악과, 그 아래로 깔리는 돌길 위의 말발굽 소리를 들으며 일기를 썼다. 그때 들었던 노래, 그때 뿌렸던 향수를 듣고 맡으면 내가 유난히 좋아했던 장소들이 다시 떠오른다.


언젠가는 여행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풀어둬야지 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만,
왜 하필 지금 이 타이밍인가 하면.







170326@ 블로그 6주년!



짜-잔! 이럴때 지극히 사적인 내 이야기도 해보면 좋을 거 같아서.
물론 6년동안 사적인 헛소리를 하고 있지만, 그나저나 정말 믿을 수가 없군. 매년 이 시기에 반복하는 말이지만 사흘에 한번, 최소한 일주일에 한번은 꾸준히 새포스트를 업로드하며 무려 6년을 버텼다니. 내 블로그가 사람이었으면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하겠네! 물론 이 근성은 경기가 사흘에 한번씩 펼쳐지고 시즌이 끝나거나 A매치 주간이 되어도 축구는 쉬지않기 때문에 새로운 떡밥이 주기적으로 생성되기 때문이라는 지극히 합당한 이유가 있지만, 그래도 참 성실했다. 1, 2년차 쯤에는 매일매일 방문자 수를 들여다보고 바르싸 영업을 해볼까하는 고민도 해봤지만ㅋㅋㅋ 이제는 하루에 100명도 안들어오는 걸로도 모자라 그 숫자를 보고도 아무 감흥도 없고. 다만 크롬에서는 옛날 포스트 플짤이 안떠서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되나 싶을 뿐.. 시간이 흐른다고 올려둔 플짤이 안뜨면 블로그를 하는 의미가 없는데, 존나게 컴알못이라 걱정이긴 하다ㅋㅋㅋ.










그리고,
다시 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