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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ça A/13-14

140219 챔스16강 1R 맨체스터 시티 vs 바르셀로나+

by 로♥ 2014. 2. 21.


1314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Manchester City FC vs FC Barcelona



미지의 팀에 대한 부담과 퍼예그리니의 팀에 대한 기대가 동시에 드는 경기였다.
그런 경기였으나 스포츠의 가장 큰 장점이자 가장 큰 단점은,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고 다시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기 직전까지,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 것이며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는 점이지. 그런 경기였다. 아무도, 어떤 이도, 이 경기를 기대하며 관전한 그 누구라도 이런 전개는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프리메라리가의 리더와 프리미어리그의 강호가 만난 챔피언스리그 본선무대에서, 그 빛나는 피치 위에서



놀라울 정도로 지루한 게임을 펼칠 줄을 과연 그 누가 예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정말 무척이나 지루한 게임이었지만 그렇다고해서 승리가 기쁘지 않은건 아니고, 선수들이 못했다고 생각할 것도 없다. 언제나 화르르 타오르는 불 같은 내 성질머리가 좋아하는 진행은 아니지만(ㅋㅋㅋㅋ) 좋게 표현하면 무리하지 않고 8강진출에 대한 길도 텄으니 동가홍상이지 않은가. 그래, 중요한 것은, 바르싸는 오늘도 이겼다는 것이다. 언제나처럼.












0-1 리오넬 메시 PK골











0-2 다니 알베스 결승골




다니가 네이마르와 함께 준비한 골셀러브레이션이 있었던 모양인데



너네 뭐하는지 모르겠고 관심없고 우리 꼴넣어쪙.messi







***
바르싸가 16강 1차전을 원정 두 골이라는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 했고,
오랜만에 만난 투레와 포옹하는 레오



깜누에서 못지않게 열혈 응원을 퍼부어주던 팬들에게 유니폼을 선물한 발데스.











원래는 바르싸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고 바르싸에 대한 이야기로 끝맺으며 웬만하면 올림픽 얘기는 하지않으려고 했지만, 이번 올림픽을 보면서 느낀 바가 몇가지 있다. 나는 피겨 팬도 아니고 축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스포츠에 달리 관심이 없지만 김연아의 경기만은 그래도 특별했는데, 이번 올림픽이 그녀의 마지막 경기라고 하니 나는 필연적으로 이 순간을 놓친다면 영원히 후회하게 될 것임을 직감했다
(이는 벤쿠버 올림픽때도 마찬가지였고 나는 마침내 김연아가 올림픽 챔피언이 되는 영광의 순간을 지켜보았다. 대한민국의 99%가 그랬듯이). 축구 외로, 굳이 새벽에 알람을 맞추어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 경기를 챙겨본 것은 김연아 선수의 쇼트와 프리가 유일했다(아마도 이제는 그런 선수며 종목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동시에 유일한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정말이지 만감이 교차하는 밤이었다. 형평성에 대한 호소와 억울함, 분통과 새벽에 본 단 한경기 만으로도 와닿는 피겨판의 더러움과 썩을대로 썩고 고일대로 고여 역겨운 냄새가 나는 ‘올림픽의 꽃’ 피겨대회를 지켜보며 느낀, 속이 뒤틀리는 이야기를 길고길고 길게 쓰다가 ‘빙판 위에 쏟아부은 김연아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 진정 이것이란 말인가’라는 문장이 완성 됐을때, 한참동안 뒤를 잇지못하고 결국 길기만 한 분풀이를 지우고 말았다. 노력한 사람은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결말은 이제 동화속의 마지막 페이지에서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의 가장 싫은 점은, 결국 역사에 남는 것은 기록일 뿐이라는 것이다. 울분이 가라앉고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하면 홈어드벤티지의 횡포(축구의 홈구장도 아니고 피겨에서 웬 엿같은 홈 어드벤티지라는 단어가 과연 어울리기나 하는 단어인가 말이다)와 시대의 불공평함, 현재의 불합리함은 사라지고 금메달리스트의 이름만이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피겨에 큰 관심이 없음을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금메달리스트 김연아’와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김연아’의 차이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고, 쇼트와 프리 모두에서 ‘클린’한 김연아가 그에 맞는 대가를 갖게 될 것임을 의심조차 하지않았으나, 현실은 참 가혹하더라. 그 가혹한 무대가 피겨 여왕의 완벽한 은퇴 무대가 되었다. 하지만 나는 그럼에도 생각한다. 한참을 생각하고 고심했다. 내가 김연아의 피겨 인생을 두고 감히 ‘가혹하다’고 표현해도 되는 것인가. 그래도 될까. 김연아가 걸어온 길에 대한 완전한 이해없이 쉽게 선택한 단어가 여왕에게 무례를 범하게 되진 않을까.






피겨계에선 또다른 전설의 이름인 카타리나 비트가 편파판정에 대해 이렇게 코멘트 했다고 한다. “결과가 바뀔리는 없겠지만 이런 판정에 대해 토론 없이 지나가서는 안 된다.” 이는 내 생각과도 같기 때문에 어울리지도 않게 김연아 선수에 대해 말하고 올림픽 피겨의 역겨움에 대해 울분을 토했지만, 그런 내 기분과는 관계없이 변하지 않는 것도 물론 존재한다. 그녀는 여전히 피겨의 여왕이고 찬란히 빛나는 금메달리스트이며, 2000년대 스포츠의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의 이름이다. 그녀의 마지막 프로그램 선곡조차 참 묘하게도, 혹은 필연적이게도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아디오스 노니노’. 아아……. 여왕이 가는구나. 모쪼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빙판 위의 시간이 행복했기를. 그리고 시작할 또 다른 삶 또한 행복하기를.


얼마나 멋진 햇살인가! 폭풍우가 지나 하늘은 맑고 상쾌한 바람이 마치 축제처럼 햇빛 비추네. 그 태양보다도 아름다운 너의 눈동자.

오, 나의 태양이여, 그것은 빛나는 너의 눈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