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ça A/13-14

130819 리그1R 바르셀로나 vs 레반테

by 로♥ 2013. 8. 20.


1314 프리메라리가 1라운드
FC Barcelona vs Levante UD



어느날 초봄, 공원을 산책하던 싱클레어는 우연히 보게된 소녀에게 반하게 되어 남몰래 “베아트리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베아트리체”와는 단 한마디도 나누어본적 없지만 그녀는 자신의 ‘성소聖所’이고 자신을 “베아트리체”라는 사원 안의 기도자로 만드는 신성한 존재라며 덧붙이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구절이다.「그러나 이제 나는 무엇인가를 사랑하고 숭배해야했다. 삶은 다시 예감과 비밀에 찬 영롱한 여명이었다.」
“베아트리체”라는 존재로 하여금, ‘삶은 다시 예감에 찬 영롱한 여명이었다.’




8월 18일 일요일, 나는 주말에만 누릴 수 있는 늦잠을 포기하고 아주아주 오랜만에 조조영화를 보기위해 부지런히 움직였고 오후 내내 더웠고 힘들었으며 그때문에 혹은 덕분에 일요일을 맞는 새벽부터 월요일을 여는 아침이 되기까지 단 세 시간 밖에 자지 못했지만 월요일의 새벽 2시, 캄캄한 어둠 속에서 새하얀 한줄기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영상이 잘 어울리는 프리메라리가 특유의 오프닝곡을 들으며 정신이 번쩍 뜨이는 경험을 했다(ㅋㅋㅋ). 잠을 자지 못해도, 프리시즌에 밀려오는 졸음에 대한 짜증과는 비교도 할수 없고 단 3시간의 수면시간에도 불구하고 여느때보다 가뿐히, 즐겁고 활기찬 하루를 보내며 생각했지. 아. 탈덕은 아직도 멀었구나.








***
때로는 나의 “베아트리체” 또 다른 날에는 에바부인, 혹은 압락사스.
2013/14시즌 프리메라리가 개막전, 일곱 개의 알을 깨트린(ㅋㅋㅋ) 바르싸 골장면부터.

1-0 타타 마르티노의 新바르싸, 그 포문을 연 알렉시스 산체스 선제골








2-0 나의 데미안








3-0 다니 알베스









올릴게 너무 많아져서 골장면은 전부 하나로 통일하고 싶었지만 이 골만은 이 때의 플레이, 롱테이크를 다 담고싶어서ㅋㅋㅋ

레오랑 다니는 정말 합이 잘 맞는다. 그리고 골셀러브레이션 중에 무표정으로 걸어가던 레오가 다니랑 눈 마주치는 순간







메윽씨이는 웃고 여기 한 마리 짐승같은 오덕은 울부짖네여.. 메윽씨이..







4-0 페드로 로드리게스








마니따를 완성시킨 레오의 PK골








6-0 ‘될놈될’시전중인 챠비 에르난데스








골 넣을 사람은 이렇게도 넣는구나 감탄하며 보다가 음?

어머 이 흉악하기 짝이없는 세레모니는 뭐래 염병
아.. 챠비형.. 그런짓 하지마여 존나 로맨티스트 같잖아여…







7-0 페드로의 두번째, 바르싸의 1라운드 마지막 골


플레이가 한번 끊겼다가 쥐도새도 모르게 다시 진행, 그리고 득점으로 이어진 것인데 바르싸를 몇번이나 겪어왔을 레반테가 황당할 정도로 안일한 플레이로 실점하는걸 보고 오히려 내가 더 놀랐을정도. 바르싸가, 어느 한부분조차 흠잡을곳 없을만큼 엄청나게 신나고 재밌는 경기를 했던 것과는 별개로 레반테가 못해도 너무너무 못해서도 놀라고 말았다. 카파로스 감독과 프리시즌을 잘 보내지 못한 걸까. 레반테가 객관적으로 바르싸를 위협할만한 엄청난 팀이라고 평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시즌 중에 꾸준히 바르싸를 피곤하게 했던것을 생각하면 놀라울 정도의 졸전이었다.












레오짤이 더 없는줄 알았는데 스크롤을 내렸더니








아직도 있네 ☞☜ 아니 메윽씨이가 너무 잘생겨가지구여 ☞☜
오늘 경기에서 레오는 두 골, 레오가 두골을 넣는 것은 별스러울 것도 없는 일이긴 하지만 ‘그런 활약’ 못지않게 움직임도 대단했는데 후반전이 시작할때는 레오가 몸을 숙이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고 그 모습또한 무척이나 힘들어보여서 걱정을 많이 했다. 무엇보다 불과 며칠전에 이탈리아에 갔다가 부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던가. 다행스럽게도 후반이 시작된지 얼마지나지않아 이니에스타와 네이마르, 알바가 몸을 풀기에 네이마르와 교체시켜주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어쨌든 결국 레오는 기립박수를 받으며 이니에스타와 교체되었고 드디어




레오가 탈없이 벤치에 안착하는 희귀한 장면을 목격하는 영광을 누렸는데(ㅋㅋㅋ), 이 경기에서 바르싸의 전방압박은 실로 대단했다.메시의 움직임이야 말할것도 없고. 하지만 바르싸가 한 시즌동안 소화하는 경기의 수, 레오가 가진 기본적인 체력(제 아무리 리오넬 메시라도 오늘과 같은 플레이를 시즌내내 보일수는 없을테니까), 경기가 없을때도 어김없이 밀려드는 개인스케쥴 그리고 ‘변수’. 그 모든걸 고려해서, 레오가 보고싶어도 참을테니까 본인이 오늘처럼 얌전히 벤치에 앉는 시간이 조금은 늘었으면T_T 오늘은 얌전히 교체됐을법한 이유로 짐작되는 것이 너무 많아 이런 장면을 보면서도 마음이 안놓인다ㅋㅋㅋ..










































아이고 이쁜아T_T..
오늘 경기는 정말 어느 하나 흠잡을 곳 없이 너무너무 재밌고 신나는 경기였는데-언젠가 한번 얘기한적 있지만 ‘내가 바르싸 축구하면 떠올리고 생각하는 플레이들’의 연속이었고- 아직은 막 1라운를 시작했을 뿐이니 말을 조금 더 아껴두기로 했다. 2013/14시즌엔 라리가도 바르싸도 많은 것이 움직이고 달라질 것이다. 타이틀 릴레이를 이어가며 많은 고비고비들을 넘고 많이 움직이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뛰면서, 결국 마지막에 웃는 것은 레오고, 챠비고 이니에스타고 우리 선수들이었으면. 그리고 나였으면.






***
레오 사진들 더 보기전에 틈새시장.
+유난히 다니와 사연있어보이는(ㅋㅋㅋ) 카파로스 감독

카파로스 감독에게도 굳이 호불호를 따지자면 나에게는 ‘호’이고 한편 늘 어딘가 짠한 느낌이 드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그랬다. 그래도 유쾌함은 잃지않으시겠지ㅋㅋㅋ 오늘 개막전, 바르싸와 레반테의 오프닝, 그냥 상대를 잘못만났다는 문장 말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는 개막전을 겨우겨우 끝마치고 터널로 돌아가기 전







우리 메윽씨이가 목에 뭘 두르고 있는건지 자세히 보고싶어 죽겠네;;; 파스는 아니겠지;;;
레오만 시야에 잡히면, 스텝이고 나발이고 아 거 아저씨들 좀 나와봐여 우리 메윽씨이 얼굴좀 보여주세여 하며 패륜아빙의해서는 아직도, 오늘도 잠못들고 이 짓을 하고 있는 나에게 치얼스;;;; 2013/2014시즌, 개막했구나 정말. 또 다시. 하지만 환영(/>_<)/






***

























아, 맞아. 상큼하게 이러고 끝내면 안되지.
싱클레어는 “베아트리체”를 만나기 전까지 그리고 데미안을 다시 떠올리기 전까지 방탕하고 치기어린 방황을 했는데 “베아트리체”를 만나며(혹은 베아트리체를 발견하고) 방황하는 삶을 정리한다. 그 과정에서 주윗사람들에게 비웃음과 비아냥을 사게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윗 문장의 서두가 “그러나”로 시작했던 것이다. 누군가들은 자신을 조롱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러나 “베아트리체”와의 만남은 영롱한 삶의 여명이 되었다고. 「그 점이 나를 조소에 무관심하게 만들었고」“베아트리체” 영상의 노예이자 봉사자가 되는 것도 서슴치않아했다. 그리고 마무리짓는 문단에서「얼마만큼의 감동 없이는 그 시절을 회상할 수 없다」고 하는데, 나는 축구만큼이나 문학을 사랑한다. 문학은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대신해준다. 지금도보라, 라리가의 시작을 알리며 오글오글 손발을 옥죄어오는 내 서슬퍼런 감성을 대신 변명해주지 않는가(ㅋㅋㅋ) 나는 타인의 조소에 무관심하고 지난 시즌을 회상하는 감동도 안다. 돌아온 시즌, 축구의 밤을 맞이하는 방법도. 모쪼록 내가 제일 즐거울 수 있게, 이번 시즌도 잘 부탁해 레오, 바르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