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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ça A/18-19

190526 코파 결승전 FC바르셀로나 vs 발렌시아CF

by 로♥ 2019. 5. 28.


1819 코파 델 레이 결승전
FC Barcelona vs Valencia CF





코파 델 레이 결승전이 끝나고 제라르 피케가 말했다. “리그에서 우승할 때는 항상 좋은 해를 보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지난 몇주간 달콤쌉싸름한 맛bittersweet taste을 남긴 것도 사실입니다.” 나는 그의 말에 동의한다. 바르싸는 이번 시즌에 분명 리그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이루었지만 이후 몇주간 어마어마하게 많은 것을 잃었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나는 이 시즌의 마지막 글로 트래블을 장식할 수 있을 줄 알았고, 챔스에서 탈락했을 때는 그래도 더블 셀러브레이션 포스트를 마지막 인사로 남길 수 있을 줄 알았다. 이제와서야 리그 우승 퍼레이드를 할 분위기는 아니니, 2018/19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이 코파 델 레이 결승전을 끝으로 바르싸와는 당분간 헤어질 것이고 -모쪼록 내 사랑하는 선수들이 좋은 프리시즌을 보내길 바라며-, 나는 오랜 고민끝에 작별인사를 남기기로 결심했다. 나는 돌아오지 않는다.


 


사람들은 대개 무엇과 헤어질 순간이 오면 항상 아름다운 기억을 마지막으로 남기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그래서 시즌 말미의 우승 트로피가 더더욱 빛나는 것이다. 한 시즌을 마무리하며 그동안의 수고를 보상받고 또 인정 받으면서, 모두의 기억에 행복했던 하나의 순간으로 영원히 남는다는 것. Happily Ever After는 온 인류의 소망이지 않은가(ㅋㅋㅋ). 하지만 내가 몇번인가 말해왔던대로 인생은 원하는 방향만으론 흐르지 않는다. 내 인생은 특히 더 그렇더군. 바르싸가 이 경기에서 이겼더라면 나는 더 행복했겠지만, 물론 그렇지 못했다고 해서 경기전보다 불행해지지는 않았다. 때문에 끝맛이 달콤쌈싸름하다는 피케의 표현만큼 알맞을 수는 없지. 이것 또한 인생의 한 방향이다.










2-1 리오넬 메시 만회골




바르싸의 유일한 득점이었던 레오의 만회골.
때문에 골 셀러브레이션 할 시간은 없었지만 베니토 비야마린에 있던 꾸레들이 열광적으로 기뻐해서 그나마 위로가 된다. 물론 실시간 경기를 볼 때는 드디어 바르싸가 역전의 물꼬를 텄다고 생각해 나역시도 크게 기뻐했지만, 아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바르싸는 결국 경기에 지고, 코앞에서 트로피를 양보했다. 그래도 한가지 장점을 생각해보자. 이 일로 발베르데는 사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아닐 수도 있고(›´-`‹). 사임하길 바라긴 하지만, 사실 나는 우리팀의 진짜 원초적인 문제는 바르토메우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이 새끼가 회장으로 취임한후로 나는 단 한번도 그에게서 바르싸에 대한 애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 정말,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당선될 때부터 마음에 안들었지만 그래도 현지인들이자 까탈란이고 쏘시오들이 뽑아놓은 사람이니 뭔가 믿을만한 구석 한가지는 있겠거니 하고 말았는데, 진짜 별 구린 일에는 다 끼어있더니 수명은 또 오지게 길어요 ㅅㅂ.. 몇년 전에 불신임투표에 성공해서 진작에 꺼졌어야 하지만, 그는 여전히 지박령처럼 붙어있다.





레오는 경기가 끝나자 시상식을 위해 일찍이 터널로 돌아갔었는데



이걸 보고서야 아 그래, 우리 준우승이지 라고 생각했다. 워낙 익숙치 않은 일이라(ㅋㅋㅋ). 어쨌거나 준우승을 축하한다고는 죽어도 말 못하겠지만 -축하하지 않는다- 시즌은 이로써 완전히 끝났고, 바르싸는 하나의 트로피만을 들어올렸다. 레오가 저 강아지 같은 눈망울로 상심에 차있는 얼굴을 하고있으니 가슴이 미어지는데(༎ຶ෴༎ຶ) 그래도 어쩌겠는가. 레오와, 내 사랑하는 선수들이 이 힘든 시기를 빨리 털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 물론 레오에게는 한달 뒤에 코파 아메리카라는 또다른 시험대가 기다리고 있기는 하지만 그 결과는 누구도, 여전히 알 수 없는 법이다.




























그럼 이제 개인적으로 작별인사를 할 때가 됐군.
블로그를 막 시작할때는 읽어줄 사람이 없는데 왜 마치 독자가 있는 것처럼 존댓말을 쓰냐 싶어서(ㅋㅋㅋ) 반말로 작성하던 것이 습관되어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랬던 곳에 어느새 방문수 70만이 찍히다니 감개무량 합니다. 서두에 말했던대로 저는 이 글을 끝으로 더이상 새 글을 올리지 않을 생각입니다. 탈덕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고, 8주년 글에서 잠깐 얘기한 적 있는데 시간이 갈수록 이 글쓰기 방식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 같아 시즌이 마무리 되는 적당한 타이밍에 그만두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방식이라 함은, 제가 올리는 무음영상의 확장자는 swf파일인데 슬프게도 이제는 그게 뭔지 모르는 분들도 이미 있거나, 생길 거예요(ㅋㅋㅋ). 얼마전에 티스토리가 사이트를 업데이트 하면서 글쓰기 방식을 변경했는데 더이상 swf와, 제가 그 파일을 사용해 화면을 표시하는 형식의 태그는 첨부할 수 없게 됐습니다. 오늘까지는 이전 에디터를 사용해 글을 작성 해왔지만 그게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알 수 없고 avi로 올려도 되긴 하지만 또 그렇게까지는 하고싶지 않아서, 어느날 갑자기 잠적하느니, 애정을 갖고 대하던 곳이니만큼 제대로 된 인사를 남기고 싶었습니다. 자연히 탈덕하는 듯한 인상을 남겨서 탈덕의 기로에 서있던 다른 분들을 자극하고 싶지도 않고요. 하핫. 물론 탈덕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이 블로그는 티스토리가 허락하는한 계속 공개로 둘 것이고, 지난 8여년간의 바르싸가 궁금한 미래의 모든 분들께 오래도록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레오가 코파 아메리카 트로피를 들어올린다면 그 날만은 돌아올테니, 기억에 남아있다면 그때 만나요!

그동안 와주시고, 말 걸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바르싸가 트래블 하면 존나 멋있게 박수치며 떠나려고 했는데 하, 인생이란!
끝으로, 마르카 기사 중에 재미있는 파트가 있더군.



This is where the main problems at this club are. Everyone has become accustomed to Messi winning matches. The rest of the team assume a background position, almost backing singers to the composer that is Lionel Messi. Yet, in an orchestra all instruments must have their moment. A single individual can't cover the concert of a whole season, (후략)」

이것이 클럽의 주요 문제점이다. 모두가, 메시가 경기에 이기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나머지 선수들은 리오넬 메시라는 작곡가를 뒷받침 하는 코러스와 같은 포지션을 취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오케스트라에서 모든 악기는 그들만의 순간을 가져야 하고, 한 개인이 시즌 전체를 커버할 수는 없다. 후략된 문장에는 발베르데의 바르싸는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고 말한다. 구단은 어떤 식으로든 결국 선택하게 될 것이고, 가능하다면 리오넬 메시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가길 바랄 뿐이다. 그게 결국 팀을 더 강하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다. 레오는 이번 시즌에도 더할나위 없이 최고의 선수였다. 하지만 제 아무리 리오넬 메시라도 개인이 시즌과 팀전체를 커버할 순 없지. 나는 바르싸가 걱정되고 레오가 걱정된다. 그리고 걱정되는만큼 정말이지, 온마음을 다해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