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Qatar 2022 Final

Argentina vs France

 

 

2018 러시아 월드컵 8강 전에서 프랑스를 만난 우루과이의 히메네스는 후반전 마무리 시점에 상대팀에게 내어준 프리킥에 대비하며 수비벽을 세우다가 돌연 눈물을 터뜨린다. 스코어는 이미 프랑스의 승리로 기울었고 히메네스는 본능적으로 이제 우루과이에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사무치게 느꼈던 것이다. 나는 그의 눈물을 여전히 기억한다. 내가 이미 더 많은 월드컵을 거쳐왔음에도 불구하고, 2022년 12월 19일 이전까지 월드컵을 설명할 때, 그 리오넬 메시나 아르헨티나 보다도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월드컵이 주는 그 잔인하리만큼 간절한 고통을 그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을까.

 

 

 

가장 사랑하는 선수가 염원하던 그 단 하나의 트로피.

찰나의 환희 보다 더 긴 고통을 주고, 고개 드는 냉소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못하던 그 영예. 내 일생의 사랑에게 쥐여줄 수만 있다면  앞으로 살아가면서 가질 내 모든 행운을 줄 수도 있을 텐데, 한낱 지구인1의 내 운이 이미 세계 최고의 선수인 레오에게 도움되기는 커녕 부정 탈까봐(ㅋㅋㅋ) 미신을 믿지도 않으면서 모든 것을 조심하게 만들고 무신론자임에도 세계에 존재한다고 언급되는 모든 신을 찾게 만든 그 월드컵, 그리고 대망의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정말로, 보는 내내 엄청난 고통의 연속이었다.

 

 

긴 고통 속 찰나의 환희, 전반 23분 리오넬 메시의 패널티 선제골

 

기뻐하는 메시 가족들과

 

 

골대와 함께 기쁨을 나누는 에밀(ㅋㅋㅋ)

 

 

지난 코파 아메리카에서 이미 증명했다시피 알비셀레스테는 과연 남미축구의 제왕다운 모습이었고, 괜히 나댔다가 부정타서 모든걸 망치는데 일조할까봐 감히 우승하겠단 말도 꺼내지 못할 정도였지만 -물론 우승 했으면 좋겠다 우승하자 라는 말은 염불처럼 외긴 했다. 바람과 단정은 엄연히 다른 거다( ͡° ͜ʖ ͡°)- 결승전의 아르헨티나 경기력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더욱이 그들은 후반 80분까지도 2대0이라는 스코어로 리드하고 있지 않았는가.

 

 

레오에게는 엄청난 부담이었을 결승전의 첫 패널티 찬스

 

차기 직전에 눈을 내리깔고 호흡을 가다듬는 메시를 보고 떨리는 와중에도 영화의 한 장면인줄 착각하게 만든 시퀀스(ㅋㅋㅋ) 수염 부숭부숭 해가지고 나이 들더니 더 멋있어진 메윽씨이༼༎ຶ෴༎ຶ༽ PK찰 때는 분명 나라 하나만큼의 부담을 지고 있대도 이상할 것 없을만큼 진지한 표정이었는데,

 

 

후반 81분. 그 리오넬 메시의 실수로 비롯된 프랑스의 동점골을 보고는 슬쩍 미소 짓는다.

 

나는 지금도 이 순간에 레오가 어떻게 미소 지을 수 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경기 후에 레오는 우승을 향한 믿음이 있었기에 불안하지 않았다고 인터뷰 했다. 어김없이 말하지만 나는 무신론자이기에 레오의 인터뷰를 보고도 그래, 자신이 축구의 신이니 스스로를 믿은게 틀림 없구만! 하고 말았다만(ㅋㅋㅋ) 80여분을 리드하며 우승컵에 거의 손 뻗은 알비셀레스테 주장이 고작 10분을 남겨놓고 원점으로 돌아간 게임에서 웃을 수 있는 담력은, 리오넬 메시가 아니라면 누구도 가지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결승전은 연장전으로 돌입한다.

 

그와중에 마치 합을 짠듯이 다리 사이로 빠져나가는 축구공. 계산에 의한 컨트롤인지 타고난 축구본능인지 궁금한 신의 플레이. 물론 레오라면 타고난 본능에 평생을 학습해온 결과가 더해진 거겠지만, 내 축구인생 거의 대부분을 리오넬 메시 플레이를 보면서 살아왔음에도 그는 여전히 나를 감탄하게 한다.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최고의 결승전이었다는 점에 이견은 없지만 남들은 본격적으로 재밌어지기 시작했다는 그 80분부터 연장 전후반동안 나는 머리 끝까지 분노가 차오르고 누가 건들면 눈물을 쏟을 것 같아서 거의 이를 악 물고 남은 시간을 버티는(!) 동안

 

 

너무 당연하게도, 절박한게 나 하나만은 아니라는 것이 와닿았던 알비셀레스테 수비.

 

 

 

 

 

그리고 리오넬 메시의 세 번째 골

 

입으로는 골이라고 소리지르는 동안 주심이 재차 득점인정하길 바라느라 눈이 엄청나게 바빴던 추가 득점 장면. 레오가 저렇게 환호하고 팬들과 함께 열광하는 귀한 모습 보느라 기쁨에 취해있는 동안, 시원한 원더골을 넣고 박수 받으며 교체아웃되어 나가있던 앙헬 디 마리아는

 

 

만감이 교차한다.

그럼에도 평정심을 찾으려 노력하던 그는 프랑스가 세 번째 동점골까지 따라오자 깊은 탄식을 내뱉으며 옷으로 다시 얼굴을 가리는데 이 장면이, 내가 서두에 언급한 그 일 때문에, 디마리아 표정이 내게 깊은 인상을 남기지 않기를 얼마나 간절히 바랐는지 모른다. 물론 이제는 디마리아의 이 모습, 이후 눈시울이 붉어져있던 얼굴과 연신 다리를 떨어대는 아르헨티나 벤치(ㅋㅋㅋ)를 웃으며 되새기지. 나는 디마리아와도 이토록이나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왔다. 그리고 같이 울고 같이 화내고 일방적으로 짜증을 왕창 쏟아낸 다음ㅋㅋㅋ, 이제 함께 웃는다.

 

 

 

 

 

120분 동안 여섯 골이 나왔음에도 여전히 승패를 결정짓지 못한 채 맞이한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승부차기.

 

 

골장면은 냉정히 메윽씨이만ㅋㅋㅋ.

사실 예전-먼 옛날-처럼 swf파일을 올릴 수 있었더라면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승부차기를 모두 넣었을 것이다. 그만큼 기념비적인 경기였으니까. 무엇보다 (경기가 끝났으니 하는 말이지만) 얘기할 거리가 많은 승부차기이기도 했다. 승부차기에서는 대체로 선공한 팀이 유리하다고 하는데 이 경기에서는 프랑스 먼저, 아르헨티나가 나중에 찼음에도 알비셀레스테는 결코 리드를 잃지 않았다.

 

 

 

 

그리고 레오는 마치 이 루사일 스타디움의 주인인 것처럼 매번 가장 먼저 나가 승부차기 후 돌아오는 제 선수들을 안아주고 돌아온다. 사실 나는 거의 울면서 승부차기를 봤는데, 아니 그럴 수 밖에 없는게 그렇잖아도 못해먹을 승부차기인데 월드컵 결승전에서의 승부차기는 정말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말이다. 나는 결국 승부차기까지 해야 하는 선수들이 못내 안쓰러워서 정말로 거의 눈물을 씹어삼켰다. 무릎 꿇고(ㅋㅋㅋ), 알비셀레스테가 차례로 득점에 성공하자 나중에는 몸이 덜덜 떨리더군. 강풍에 금방이라도 깨질 유리처럼 미친듯이 흔들리는 내 멘탈에도 불구하고 나는 끝까지 승부차기를 감당해냈고, 알비셀레스테는 기 싸움에서도 지지 않았다.

 

 

 

 

 

그리고

라 알비셀레스테, 2022 월드컵 우승!

 

 

코파 아메리카 우승을 결정짓던 그 날 처럼 피치 위에 앉아 환호하는 까삐딴 메시.

그리고 달려오는 팀메이트들. 캡틴은 어김없이 모두를 포옹하기 위해 한껏 손 뻗는다. 그 경기에서처럼 메시가 울고있지 않을까 울지 않더라도 눈시울이 붉어져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내가 우승한 것도 아닌데 손을 덜덜 떨면서 우는건 나 하나고 리오넬 메시는 인생 최고의 순간을 환한 웃음으로 맞이한다.

 

 

으앙 후배들은 캡틴스럽게 안아주고 스태프한테는 달랑 안기는거 귀여워 죽는다 나༼;´༎ຶ ۝ ༎ຶ༽  메윽씨이 예전에는 팀메이트들한테 저렇게 덜렁 안겨다니는게 일이었는데 요새는 후배들이 많아져가지고 후배들이 계속 품에 존나 뛰어들어.. 근데 메시는 그걸 또 근력이 받쳐줘가지고 귀여운 근육덩어리 후배들 다 받아줘.. 존나 좋다

 

 

gif 파일이 많아서 사실 이 장면까지 굳이 올리지 않아도 상관 없지만

 

¡아르헨티나 깜뻬온, 아르헨티나 깜뻬온 델 문도!

자막을 어떻게 그냥 넘어가༼;´༎ຶ ۝ ༎ຶ༽ 저 바쁜 와중에 답지않게 손까지 써가며 인터뷰 하는 레오가 귀여워서 변태웃음 지으며 보다가 아니 메윽씨이 팔에 저 핏줄 뭐냐;;;; ㅅㅂ 존나 잘생겼다 메윽씨이;;;;

 

 

북미 놈들이 축구 존나 게이같은 스포츠라고 몇 번 깐걸로 내가 아직까지 앙심 품고 있는데 사실 그들은 이런 장면을 본 게 아니었을까🤔. 알비셀레스테 애들 메시한테 미쳐가지고 틈만 나면 사심 채우는거 너무 잘한다 조금 더 했으면 좋겠다. 특히 에밀은 메시 걸어오는 길목에 버티고 있다가 자연스럽게 포옹하는데 존나 감탄함;;;; 좋아, 나도 아르헨티나 파리(눈물) 레오 가는 길목마다 서있는다 이제.

 

 

긴 시간 함께 싸워온 친구와 포옹하는 레오와,

 

드디어 우는 건가? (두근) 했으나 정말로 눈이 간지러웠던 메윽씨이

쿤은 남의 유니폼을 입고 정말 자연스럽게 끼어있다. 너무 익숙한 장면이라 저 스트리머가 여기 있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다가 당연한게 아닌거 방금 500번재 깨닫고 또 놀람ㅋㅋㅋ 그리고 메시 덕질하느라 말할 기회가 없었지만 아르헨티나 선수들.. 정말 고생했다. 정말 사랑합니다ㅠㅠㅋㅋㅋㅋㅋ

 

 

경기장 한 켠

 

조국의 우승을 직관한 메시들.

삼촌으로 추정되는 분이 티아고를 번쩍 안아올려 주는게 부러웠는지 마테오 안아달라고 손 벌리는데 너무 귀엽고.. 나 여기서 마테오인지 치로인지 구분이 안가 애기 하나는 어딨는겨

 

 

그리고 이건 어린이 메시들도 어른들처럼 포옹하는게 너무 웃기고 귀여워가지곸ㅋㅋㅋ

 

 

 

 

 

시상식 후에 챔피언 마킹 된 유니폼으로 옷을 한 번 갈아입는데,

 

레오가 우승할 때 입은 자신의 유니폼을 어떻게할지 궁금하다. 메시 이름이 마킹된 아르헨티나 홈킷은 결승전 쯤에 전세계에서 전사이즈 품절이란 기사를 봤는데-정말로 찐어센틱, 가품 레플리카까지 메시 이름이 마킹 된 유니폼이라면 어디에서도 살 수 없다고- 국내 품절 이런건 봤지만 어느 국가에도 없다니ㅋㅋㅋㅋ 정말 듣도보도 못한 슈퍼스타의 영향력..

 

 

 

 

 

그래, 그 시상식.

리오넬 메시, 2022 카타르 월드컵 골든 볼 수상!

 

팀메이트들의 축하를 받으며 레오는 가뿐한 걸음걸이로 시상대에 오른다. 레오는 이로써 두 번째 월드컵 골든볼을 수상하게 되었는데, 내 기억이 맞다면 월드컵 골든볼을 두 번 수상한 선수는 리오넬 메시가 유일할 것이다. 유일하다 라는 문장으로 수정하기 위해 찾아볼 수도 있겠지만, 이제 그러기도 귀찮다(ㅋㅋㅋ). 레오에게는 더이상의 기록이 무의미하기 때문에.

 

 

수상 후 시상대를 가로지르던 리오넬 메시는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로 한다.

 

기쁨에 미쳐날뛰며 중계영상을 보고 휴대폰을 하다가, 탄성을 내지르며 순간적으로 모든 행동을 멈췄다. 레오는 그가 자신이 월드컵에 키스해도 된다는 것을 알았고, 이 순간 그 누구도 자신을 방해하지 않으리라는 것또한 알았다. 내가 누차 얘기해왔듯이, 레오는 타고난 슈퍼스타의 쇼맨십이 있는 선수다. 결코 어떠한 계산이 없기 때문에, 매번 이렇게 진심어리면서도 인상적인 순간을 만들어내지 않는가. 레오가 다가가 트로피에 키스하는 순간 관중석에서부터 함성이 터져나오는데,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그 어떤 장면을 보고 그 어떤 순간을 겪게되더라도 이보다 더 빛나고, 이보다 가치있으며 로맨틱하고 감흥 넘치는 순간은 다시는 보지못할 것이다.

 

 

 

 

 

드디어 캡틴에게까지 닿은 금메달

 

그리고 고대하던 '월드컵 들어올리는 순서'만 남은 이 타이밍에 갑자기 카타르 국왕이 축구의 신에게 자신이 입고있는 것과 비슷한 옷을 선물한다. 개인적으로 저 천이 좋은 순간에 남은 오점이라는 생각을 여전히 갖고있지만(ㅋㅋㅋ) 카타르 국왕도 월드컵 최고의 순간을 최대로 즐기는 것 같으니 일단 넘어가자. 무엇보다

 

 

레오가 너무 분주하게 손을 비비고 닦아대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귀하고 소중한 월드컵 만지기 전에 세상의 모든 먼지쪼가리를 다 털어낼 기세라 귀여워 죽겠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손등은 또 왜저렇게 깨끗하고 핏줄 돋아있어;;;;; 메윽씨이 손등에 키스하고 싶다ㅠㅠㅠㅠㅠㅠ 음쪽음쪽 그리고 내 입이 닿은 부분도 저렇게 닦아대겠지 메윽씨이ㅠ,,

 

 

 

메윽씨이 입술이 월드컵에서 떨어지질 않네 아주ㅠ,,

 

 

 

 

 

‘It’s a historic moment’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사우디 아라비아에 패했을 때, 캡틴 리오넬 메시는 침착하게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믿어보라고 말했다. 레오는 항상 스스로를 향한 비판을 동기부여 삼는다고 말해왔는데, 이 대답은 지금까지의 것과는 성질이 다른 대답이었던지라 정말로 결연한 마음과 확고한 의지가 있나보다 했다. 솔직히 말해 그 패배는 몹시 짜증나기는 했지만 별로 걱정하진 않았는데, 첫경기였기 때문에 언제든 만회할 기회가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우승을 향한 열망이 나 역시도 간절했기에 나는 리오넬 메시를 믿었다. 어김없이.

 

 

 

그리고 그 노련한 주장은 축구와 스포츠에 이토록이나 아이코닉한 장면을 남기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깨끗한 상의와 더러워진 하의가 나타내는 극명한 대비야말로 월드컵과 그 결승전을 가장 잘 요약하는 하나의 이미지 같다. 그리고 나는 레오가 월드컵에 키스하고 나서야, 나도 모르게 ‘저 작은 것 하나가 그렇게 간절해서’ 라고 중얼거렸는데ㅋㅋㅋ 정말로, 내 것, 리오넬 메시의 것이 되기 전에는 크기에 대해 그 어떠한 생각도 없던 트로피를 보고 새삼 작다고 생각한 나 자신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생각이 스쳤다. 사실, 리가 트로피나 빅이어, 코파 컵에 비하면 정말로 작기는 하다. 대신 옹골차게 채워졌을 뿐. 리오넬 메시를 의심의 여지 없는 최고의 축구선수로 공식화할 이 트로피 하나가 정말로 간절해서 이 오랜 시간을 함께 싸우고 버텨냈다. 정말로 긴 여정이었다.

 

 

 

이제 월드컵을 떠올릴 때 더이상의 고통은 없을 것이다. 나는 앞으로 영원히 월드컵 하면 레오가 트로피에 키스하던 장면만을 떠올리게 될 것이고 결승전이 진행되던 약 세 시간 동안 축구라는 스포츠가 내게 주는 온갖 고통을 증오하며 몸서리 쳤지만 그럼에도, 그렇기에 나는 여전히 축구를 사랑한다. 그리고 또한번의 고통을 이겨내고 보니, 월드컵은 이번에도 참 재밌었다(ㅋㅋㅋ). 내 모든 고통과 기쁨과 환희, 삶의 빛이요 내 일생의 사랑. 축하해 레오,

축하해요 아르헨티나!

 

 

 

 

 

그럼 이제 시상식 셀러브레이션을 봐야지.

시상대가 준비되는 동안 피치 위에서 우승의 여운을 만끽하던 레오는 한 곳을 향해 손을 흔든다.

 

가족들이 있는 곳.

안토넬라 우나봐༼༎ຶ෴༎ຶ༽ 하지만 이 때는 나도 울고있었기 때문에ㅠ,,

 

 

 

안토넬라가 사우디 전에는 어떤 유니폼을 입고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요새는 메윽씨이 가족 SNS나 사생활에 관한 걸 좀 덜 본다), 그 이후로는 내내 어웨이킷만 입고 있어서 몇몇 팬들이 안토넬라가 홈킷을 입었다가 지는 바람에 이후 어웨이킷만 고집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웃프고 충분히 이해 가면서 일견 안쓰러운 추측글을 봤다. 기든 아니든 뭐든 징크스가 되는 가족들 심정이 조금이나마 이해가서, 우승 후에 제 일처럼 기뻐하는 안토넬라를 보니 더 기쁘다. (당연함 아르헨티노임;) 리오넬 메시가 받는 압박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을 사람이 안토넬라일텐데 그간 덩달아 고생 많았습니다 ༼༎ຶ෴༎ຶ༽ 메시들이랑 천년만년 행복하게 사세요༼༎ຶ෴༎ຶ༽

 

 

 

 

 

그 메시들

 

않이.. 티아고는 에티튜드도 존나 으른 아니냐;;;;;

아빠 껌딱지라 그저 목에 달라붙은 마테오랑은 달리ㅋㅋㅋ 점잖게 안아주는거 하며 고메즈의 가족으로 보이는 칭구칭긔랑 서로 등 토닥여주면서 포옹하는거 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기들 사이 좋은거 그와중에 너무 흐뭇하고

 

 

아이들 안아주는 메윽씨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

물론 세상을 다 가진 것도 맞지 월드컵 우승했으니까

 

 

누굴 보고 저렇게 사랑스러운 표정을 짓는 걸까

 

정답! 마테오!

마테오 진짜 리오넬 메시와 안토넬라 조차도 몰랐을 외향성 유전자를 몰빵한게 틀림없다..

 

 

조카들도 야무지게 안고 뽀뽀해주는 메윽씨이

 

 

치로약༼;´༎ຶ ۝ ༎ຶ༽!!!!!!!!!!!!!!!!!!!!!!!!!!!

치로는 그냥 메신뎈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쟤네 다 메시 맞지만 막내는 진짜 찐.. 그냥 레오 줄여놓은 거잖아.. 아이고 예뻐 죽겠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지만 제일 이쁜건 메윽씨이입니다.

 

 

 

삼촌들이랑 인사하고 아빠 메달도 만져보고 골든볼도 챙겨야되서 바쁜 애기메시들과 한 명씩 돌아가면서 월드컵 들어올리느라 분주한 알비셀레스테. 짤이 많아서 일일이 만들진 않았지만 선수들 돌아가면서 들어올리고 서로 호응해주는데 존나 웃기고 귀여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고생 많았다 우리 선수들ㅠㅠ..

 

우리 선수들이라고 하니까 생각났는데 내가 아르헨티나 우승기원에 너무 진심이라 조별예선 기간동안 매국노라고 놀리던 주변 사람들이(혹시나 싶어서 말해두는데 당연히 찐 우리 국대도 응원했다) 토너먼트가 진행될 수록 같이 아르헨티나를 응원하다가, 급기야는 우승 다음날, 그러니까 우승하고 나서 날이 밝았을 때 나에게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엄청 보냈다ㅋㅋㅋ 너무 진심이었어서 아르헨티나가 질 수도 있다는 기미가 첨가된 말만 해도 존나 개정색 하긴 했는데.. 너무 나댔다 싶다가도 이 평범한 축알못들도 메시 이름은 알아서, 내가 아니라 기꺼이 메시를 축하해줄 수 있는 선수로 여긴 것이 기뻤다.

 

 

 

 

 

1978년, 1986년 그리고 2022년.

 

가장 먼저 세 개의 별이 새겨진 유니폼을 만져보는 아르헨티나의 미래들.

티아고나 마테오, 치로나 다른 선수들의 아이들이 축구선수로 자라길 바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불안한 국가 환경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어떠한 자부심과 동기부여가 되길 바란다. 아르헨티나는 끊임없이 금융위기를 겪고있고 지금도 상황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원이 끊이지 않는 나라라고 하니 이 국가적 경사가 반등의 기회가 될 수도 있겠지. 단지 하나의 스포츠. 한낱 공놀이. 한편으로는 한 국가가 전 세대를 아울러 동시에 경험하는 활기와 감동. 레오와 알비셀레스테는 자신들의 성공과 더불어, 열렬한 응원을 아끼지 않은 조국에 그런 것들을 선물했다.

 

 

 

열렬한 응원….

언젠가 엘 클라시코를 앞두고 레오가 말했다. "엘 클라시코는 단지 두 도시간의 싸움이 아닙니다. 이 클럽에 어떤 식으로든 감정을 가진 모든 이들을 위한 게임입니다." 늘 멀리서 응원할 수 밖에 없는 나는 레오가 이렇게 말해준 것이 못내 기뻤다. 전세계에 팬을 둔 바르싸가, 구단이 해소해주지 않는 열기를 우리 모두의 자랑이자 우리 심장이었던 선수가 알아준 것이다. 팬들이 원하는건 단지 팀을 향한 충성심을 내보일 기회가 지속되는 것이다. 레오는 내가 마음놓고 그에게 충성할 기회를 주었고, 이번에는 단지 자신을 위해 아르헨티나를 응원하는 전세계의 모든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않고 남겼다. 리오넬 메시는 나를 길들일 그 어떤 노력도 할 필요가 없다. 나는 이미 너의 존나게 충직한 개입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우승 퍼레이드는 불운한 사고로 길게 이어지진 않았는데

 

월드컵 기간 동안 마테차가 떨어질까봐 엄청난 양을 챙겼다더라고 듣기는 했다만(ㅋㅋㅋㅋ) 메윽씨이.. 뭘 들고 마시고 있는거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월드컵 끼고 버스에 옹기종기 모여앉은거 존나 귀욥..

 

 

레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챔피언, 아르헨티나!

 

지구의 역사와 함께 갈 이 우승 셀러브레이션 사진에 카타르 국왕이 끼얹은 까만 천이 예쁜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가려서 두고두고 아깝지만ㅋㅋㅋ, 캡틴 완장 제대로 안보이는 것도 괜히 열받지만 그 아쉬움도 물론 큰 문제는 아니다. 정말 진심으로 온마음을 다해 축하합니다. 레오, 알비셀레스테!

 

 

 

 

 

거의 10년 전에, 에투가 리오넬 메시는 신이다- 라는 이제는 너무나도 식상해진 문장으로 운을 떼며(ㅋㅋㅋ) 레오가 아르헨티나와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렸으면 좋겠다고 인터뷰한 적 있다. 에투는 레오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어떤 선수인지 알기에 세상의 모든 신들이 그에게 축복 내려주길 바란다고. 그리고 월드컵이 끝난 후, 국내 칼럼 제목으로 이런 것이 있었다. [전 세계의 모두가 한 사람의 행복을 이토록이나 바란 적 있었던가.] 결승전이 시작되기 전에는 일부 프랑스 국민들조차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바라서 자신을 섭섭하게 했다며 프랑스의 데샹 감독이 말했다. 그리고 레오가 아르헨티나와 함께 끝내 우승 했을 때, 전세계의 모두가 마침내 맞이한 해피엔딩에 진심어린 축하를 쏟아냈다.

 

 

리오넬 메시는 정말로 잘 살아왔다. 축구선수로서는 물론이거니와 한 개인에게 이보다 뜻깊은 영광은 없을 것이다. 리오넬 메시의 행복이 세계의 평화와ㅋㅋㅋ 만인의 행복이 되었다. 또한 우리가 두 눈으로 목도한 리빙 레전드의 탄생과 고난,  짧은 환희와 긴 고통의 시간, 그 카타르시스와 함께 길었던 서사의 끝을 확인하는 것. 이 세대가 영원히 추억할 역사의 한 챕터로 남은 것. 리오넬 메시가 팀메이트들과, 제 조국과 함께 일궈낸 우승은 그런 의미가 되었다. 블로그 접은지 옛저녁인데 코파 아메리카랑 월드컵을 연이어 우승하는 바람에 최종.pptx 최종의_최종.pptx 같은 블로그가 되어버렸지만(ㅋㅋㅋ) 개인적으로도 레오의 커리어에 정점을 찍는 컬랙션을 갖출 수 있어서도 기쁘다. 리오넬 메시의 꿈을 너무나도 오래, 함께 꿔온 탓에 마치 내 꿈이 이루어진 것처럼 행복하다. 아니, 내 꿈도 이루어졌다. 가장 기쁜 것은 그가 여전히 현역이기에 우리에게는 앞으로도 The GOAT의 플레이를 볼 기회 역시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헛구역질 하던, 사흘에 한 번씩 자신이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부담감도, 팬들의 사랑에 보답해야 한다는 부채감도 없는, 이제는 완벽히 자유롭고 그 자체로 완전한 리오넬 메시의 앞날에 무한한 애정과 축복을 빌며. 그가 열렬히 사랑해 마지 않는 아르헨티나와 함께, 리오넬 메시는 해냈다.

 

 

 

「파리 생제르맹은 2년 계약(~2023년)에 1년의 연장 옵션이 포함된, 리오넬 메시의 영입을 발표했다.」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2014 발롱도르 시상식(150113)에 참석한 레오는, 그 해에는 발롱도르를 수상하지 못했지만 (레오는 이 시점에 이미 네 개의 발롱도르를 가졌기 때문에) 수상보다 가치 있는 질문을 얻는다. 리오넬 메시가 그의 아이돌로 꼽아온 파블로 아이마르로부터,

 

 

 

 

 

Aimar. “Are you still as excited about playing the game and having fun as you were when you were a little boy?

big hug and all the best.”

 

 

공을 차기 시작한 그 소년 시절처럼 여전히 축구를 즐기고 있느냐는 물음. 두 번째 gif는 레오가 그 질문을 들었을 때 지은 표정을 담은 것이다. 아이마르를 영상으로 만난 게 반가웠을 것이고, 질문에 대한 대답이 너무나도 뻔하기 때문에 그는 시원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웃는다. 나는 이 순간을 여전히 좋아한다. 레오가 아이마르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는 이 순간.

 

 

 

다음 해 그는 어김없이 2015 발롱도르 시상식에 참석하는데(160111)

 

 

Messi. "It’s incredible this is my fifth. It’s much more than anything I've dreamed of as a kid. I want to thank everyone who voted for me and I want to hank my team-mates. And lastly, I want to thank football in general for everything it has brought me. Both the bad and the good. Because it has made me learn and grow."

 

 

다섯 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그는 이러한 소감을 남긴다. 좋고 나쁜 모든 것들이 자신을 배우고 성장하게 하기 때문에, “축구가 나에게 준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 당시에도 같은 말을 했지만 나는 레오의 이 수상소감에 여전히 감사하며 영원한 축복을 빈다. 리오넬 메시의 이 축구 예찬은 내가 그와 함께 보내온 모든 시간과 모든 감정, 덕질에 과몰입하며 쏟아부은 눈물과 분노와 환희가 뒤섞인 모든 순간들과 정제할 수 없는 아드레날린이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걸 증명해주기 때문이다. 레오는 여전히 축구가 즐겁고, 우리가 모인 그 근원에 감사한다. 2021년의 리오넬 메시 역시 그럴 것이다. 내가 여전히 그를 사랑하듯이.

 

 

 

 

 

 

‘리오넬 메시는 FC바르셀로나 선수다’ 라는 건 세계의 모두에게 그 자체로 참인 하나의 명제였는데 이제는 거짓이 되었고, 나는 또한번 불변의 진리를 깨닫는다. 영원한 건 없다. 한편으로는 그 무엇보다 진심을 다해 사랑한 내 클럽을 보며 나는 인생의 작은 위로를 얻었다. 적어도, 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그 어떤 병신짓을 하든 얼떨결에 리오넬 메시를 놓친 바르싸만큼의 병신짓은 할 수 없을 것이다. 라 마시아에서 키운 세계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현대축구의 아이콘을 놓친 바르싸도 있는데 이보다 더 멍청한 짓을 과연 어느 누가 저지를 수 있을까. 팬데믹, 샐러리캡, 운영방식의 오류 같은건 자기합리화를 위한 변명일 뿐이다. 바르싸는 가장 소중한걸 보지 못했고, 간절하지 않았으며, 여전히 우리가 진정으로 무엇을 잃었는지 모른다.

 

 

며칠 동안 극히 부정적으로 날뛰는 감정에 거의 지배당했다가 이제는 슬픔과 청승의 어디에 이르렀는지, 내가 레오와 (일방적으로) 함께 보낸 시간 동안 좋았던 순간들을 돌아봤다. 레오를 보고 떠올리는 매 순간이 좋기만 했으니 크게 도움은 안되더군. 다음에는 레오가 나를 떠난게 아니라고, 나 역시 결코 메시 곁을 떠날 수 없고 앞으로도 그의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다시 힘을 얻었다가 이번에는 레오가 존중과 성의를 보일 그의 팀, 구단, 팬들을 향한 애정이 이제는 내 팀, 우리집, 바르싸만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다시 기분이 가라앉았다. 레오가 뛰는 경기를 안볼 것도 아니면서, 내게서 멀어진 그 거리감이 슬프다. 나는 내 정체성을 잃었다.

 

 

 

 

 

 

(내가 유일하게 확인하는) 바르싸 트위터 계정이 안그래도 개빡쳐 죽겠는데 이적 확정기사가 뜨기 직전까지, 며칠 내내 메시를 보내는 인사 같은 글들을 올려대서 아니 레오가 원해서 이적하는 것도 아니고 지들이 병신짓 하다가 놓친 주제에 그와중에 이런걸 쳐올릴 정신이 있나보다고 진심 어린 저주를 퍼부었는데, 구단의 이별 방식이 여전히 혐오스럽지만 이제는 받아들여야지 어쩌겠나 받아들이긴 뭘 받아들여 바르싸 개씹병신들 다 죽었으면 좋겠다. 바르싸는 리빙 레전드에 대한 예의가 없다고. 레오가 들어올린 저 수많은 트로피들을 진열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말해봐 미친아. 이제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영광의 시대에 정중히 작별인사나 해라 시발

 

정말이지.. 가능한 온 힘을 다해 이 현실을 부정했는데 PSG 계정이 커밍순 이라며 올린 티저 영상에 여섯 개의 발롱도르가 지나가서 그제야 나는 체념했다. 또한 현실을 ‘이해했다’고 해서 기분이 나아진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래, 리오넬 메시는 20년을 함께한 바르셀로나를 떠나, 파리로 갔다.

 

 

 

 

 

 

레오를 떠올렸을때 환희에 차는 그 순간들 말인데, 사실은 한가지를 굳이 꼽을 수 있다. 거의 드문 경우이기는 했지만 레오가 부상에서 복귀하거나 휴식 후 돌아올 때,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할 때만 볼수있는 특별한 일들이다. 여러가지 이유로 교체 타이밍은 다가오고 리오넬 메시가 벤치에서 몸을 일으킨다. 중계 카메라가 그 모습을 미처 잡기도 전에 경기장에 모인 축구팬들이 술렁이는 소리가 들려오고, 일제히 축구의 제왕이 몸 푸는 모습을 지켜본다. 레오가 웜업을 시작하면 구장 전체가 어수선해지기 때문에, 피치 위 22명의 선수들 또한 그 분위기를 읽을 것이다. 그가 블라우그라나를 입고 드디어 하프라인에 서면 시끄러운 축구장에 확신에 찬 기대감이 번진다. 바르싸가 불패 카드를 꺼내 드는 그 순간이, 내가 못내 사랑하는 순간이다. 이제는 내가 가진 카드가 아닌.

 

 

 

 

 

 

 

Lionel Messi. “On a day like today, I'd like to say thanks to football, the sport I fell in love when I was a kid and I'm still blindly in love with it. Thanks to football for the days of happiness, excitement, goals and victories. But also thanks for those other evenings of suffering, frustrations and defeats, all of that has helped me to value the good moments even more.

Thanks to football and to all the people around me, who support me every single day: my family, friends, teammates and fans... Achieving these individual awards just wouldn't be possible without all this collective work. That's why I want to dedicate this award, to every one of them, from the first to the last. And also to this wonderful sport called football.”

 

 

역시 다섯번째 발롱도르 수상 후에 레오가 개인적으로 남겼던 인사로 글을 마무리 하자.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이 스포츠, 축구가 주는 모든 행복과 열정, 목표와 승리 그리고 고통과 좌절, 패배에서 오는 매 순간을 너무나도 사랑하기에 나를 이루는 그 모든 감정들, 사람들과, 축구라는 멋진 스포츠에 이 트로피를 바칩니다.”

 

우리가 모인 뿌리에 자부심을 내리는 이 최고의 축구선수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는 레오가 뛰는 그 모든 경기들을 함께할 것이고 레오가 원하는 모든 게임에서 승리하고 가능한 모든 트로피를 들어 올리길 기꺼이 바라고 응원할 생각이다. 레오가 언제나 행복했으면 좋겠고, 이제는 어디서든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가 살아가는 동안 행복이 끊이지 않기를, 사소한 선택 하나하나에도 행운이 깃들고 원하는 바를 모두 이루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동시에 이 블로그는 이제 정말로 제 할 일을 다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이 글을 쓰게 한 이유다. 축구가 형상화된, 시대의 우상의 새로운 길에 충만한 애정을 보내며,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리오넬 메시의 앞길에 쾌적한 바람이 불어오기를.

 

 

Copa America 2021 Final

Argentina vs Brasil

 

※ gif파일이 많으니 로딩시간 충분히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

 

 

이 기분을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한창 포스팅에 열올릴 때 종종, 어김없이 인용하고는 했던 닉 혼비의 <피버피치>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나 자신에 대해서는 아무런 꿈이 없었을지 몰라도, 내 축구팀에 대해서는 원대한 꿈을 갖고 있었다.」

 

 

 

 

이 문장을 어디에 썼는지 역시, 나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5년전 여름,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결승전을 복기하며 나는 그 “원대한 꿈”을 마음속으로 덧그렸으나 차마 글로는 적지 못해 남의 문장을 빌려왔다. 그 해 프리시즌은 정말 끔찍했다. 내 일생의 사랑인 리오넬 메시는 여름을 거듭해 연속된 결승전에서 번번히 우승 트로피를 놓쳤고 그 기념비적인 코파 아메리카 100주년 결승전에서 칠레에 다시 패한 후, 그는 알비셀레스테 유니폼을 벗고자 했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감히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도 못하고 국가대표 유니폼이 그렇게 가치있진 않을 거라는 거짓말도 못했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은 리오넬 메시는 이 모든 압박감에서 싸워 이겼고, 결국 놓치못한 5월의 태양 속에서 결국은 그 원대한 꿈을 이루어냈다.

 

물론, 그 혼자만의 영광은 아니다.

 

 

 

코파 아메리카 2021 결승전의 유일한 골이었던 디마리아의 결승골

아르헨티나 1-0 브라질

 

 

 

그즈음에 이미 고백했지만, 연속된 최악의 여름을 거듭하며(ㅋㅋㅋ) 나는 레오 뿐만이 아니라 알비셀레스테를 향한 애정을 다시금 쌓아올렸고 그들에게 깊은 우정을 느꼈으며 이는 여전히 변함이 없으나 한가지 아쉬움이 있었다. 나와 알비셀레스테 사이에 남은 단 하나의 감정, ‘함께 공유하는 기쁨’이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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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 셀러브레이션 gif파일이 많을 것이 너무나도 당연해서 되도록이면 경기 중일때 장면은 안만들고 싶었는데 -말하기 정말 새삼스럽지만 이 블로그는 항상 레오 덕질을 위한 공간이었지 축구와 그 경기 질에 대해 얘기하는 공간은 아니다. 나는 그럴 의지도 능력도 없다- 아 덕후가 어떻게 메윽씨이 예쁜 짓을 그냥 넘어가냐 이거예요(›´-`‹ )

그런 의미에서 속성으로 보고가는 결승전 in 메윽씨이

 

 

01 마음에 안차는 것이 많은 까삐딴 레오

 

 

 

02 피치 위에 그렇게 앉지마 메윽씨이

 

 

그렇게 눕지도 마, 귀여워서 나 죽는다 (꒦ິ⌓꒦ີ)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는데 무릎이 아프긴 했는지 빼꼼 고개 들고는 무릎 슬슬 문지르는게 너무 귀엽닼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알비셀레스테 유니폼은 흰색이라 항상 땀에 젖으면 티가 많이 나는데, 그걸 보고 저기도 얼마나 더울까 싶어서 내가 다 숨막힌다. 저 더위에 (브라질 날씨는 모르지만 우리나라의 고온다습한 여름이 더 좆같을 거라는 확신은 들지만) 90분동안 뛰어다녀야 되다니! 선수들 항상 건강관리 잘해야돼ㅠㅠ

 

 

 

03 전반전 종료 후 터널로 들어가는 길

 

 

 

04 언제봐도 좋은 리오넬 메시 시점의 앵글

 

 

 

05 레오와 순간적으로 아이컨텍 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순간

 

 

 

06 거의 종료직전이긴 했는데

 

 

이게 들어갔으면 금상첨화였겠지ㅋㅋㅋ

지금은 이렇게 웃으면서 이 장면을 다시 볼 수 있지만 라이브 볼 때는 레오가 많이 긴장한 건지 걱정됐다. 리오넬 메시가 여기서 실수하는 모습은 그의 커리어 통틀어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지 않은가. 만년 소년같은 이미지와는 다르게 레오 성격은 알파메일 그 자체라는 것도 잘 알지만, 때가 때이니만큼.

 

 

그리고,

 

 

 

온갖가지 감정을 나누었지만 함께하지 못했던 유일한 것이었던 그 기쁨. 손꼽아 고대하던 우승 트로피를 드디어 들어올렸을 때에 느낄 그 카타르시스. 나는 이 감정을 언제쯤 충족할 수 있을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지만 기약 없는 기다림에도 끝은 온다. 알비셀레스테는 약속을 지켰다.

 

 

 

 

경기가 끝나자 캡틴 레오에게 달려오는 아르헨티나 선수들.

선수들과 포옹하기 전에 얼굴을 감싸쥐는 레오를 보고, 그래, 솔직히 말하면 조금 울었다. 사실 조별예선 경기는 제대로 보지도 않았고 토너먼트가 진행되어감에도 크게 감흥이 없었지만 -이건 미리 나를 변호해둘 필요가 있겠지. 왜 기대하지 않았겠는가, 우리는 이미 너무나도 많은(ㅋㅋㅋ) 결승전을 경험했다- 우습게도 결승전 전날에는 어김없이 잠이 오지 않더군. 일요일 오전 경기라 푹 자고 일어나면 되는데도, 차라리 유로처럼 새벽에 해서 자느라 결승전을 놓치기를 바랐다.

 

 

 

 

결승전에 대해 말하자면, 경기는 내 온 신경을 마비시키는 바람에 숨막히는 노잼이었고, 내 오랜 친구들이 우승을 확정한 후 곧바로 이어지는 녹화중계방송을 다시 보니 정말 말도 못하게 재밌는 게임이었다. 내 것이 아닌 트로피가 너무나도 간절한 탓에 그저 이 악물고 아르헨티나를 응원해왔지만 대회 내내 최소한 여태껏 보인 (우승팀에게 너무한 혹평같아 보이기는 한데) 오합지졸이 얼레벌레 굴러가는 모양새가 아님에도 안심했다. 심지어 썩 좋았다. 이후의 국가대표 매치들이 기대될만큼. 왜 아니겠는가. 이 악 문건 내가 아니라 알비셀레스테였고, 그들은 이 기쁨을 누릴 정당한 자격이 있다.

 

 

 

리오넬 메시….

 

 

레오는 내가 여전히 축구팬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게하는 뛰어난 개척자다. 레오가 지금까지 이뤄내온 모든 커리어가 독보적으로 뛰어나지만 87년생의 축구선수는 이제 원한다면, 언제든 커리어를 마무리할 수 있는 나이에 접어든다. 그럼에도 그는 또한번 (혹은 여전히) 나를 놀라게 하고, 그것에 다시금 존경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레오는 지금까지 본인에게 없던 새로운 트로피를 쟁취했고 일찍이 이것을 위해 무엇을 희생해야 하는지 알았으며 정말 지치지도 않고 노력했다. 나는 그가 밟아온 발자국을 알고, 이탈없이, 착실히 따라왔지.

 

 

그 결과가 무엇으로 결실을 맺었는지 이제는 안다.

 

레오의 자취를 따르며 나는 바르싸와 함께 무수히 많은 영광을 누려왔지만 알비셀레스테와는 그렇지 못했다. 나는 레오의 그 열렬한 짝사랑을 일견 안타까워하기까지 했다. 레오는 언제나 보답 없는 사랑을 보냈고 그 순진하기까지 한 열정은 내게 네셔널리즘에 대한 냉소 마저 갖게했다. 그럼에도 그 열망을 향한 응원을 포기하지 못했지. 마음속 기저에서는 알았던 것이다. 그 가치를 축소해야 레오가, 내가 받을 상처를 조금은 무디게 해줄 거라고.

 

 

 

그게 얼마나 오만하고 멍청한 발상이었는지.

 

 

알비셀레스테의 주장이 장난끼 다분한 걸음걸이로 트로피를 옮겨와 들어올리는 이 순간이 내 인생에서도 얼마나 뜻깊은 순간이 될 줄도 모르고༼༎ຶ෴༎ຶ༽. 이 순간이 정말로 오다니, 나는 게임이 끝나고서도 얼마간은 아르헨티나가 코파 아메리카에서 우승했다는 사실을 믿지못해서 한손에 든 폰으로 온갖 뉴스를 다 찾아보았다. 당연하게도, 실시간으로 보고있던 내가 우승사실을 가장 먼저 알았고 인터넷 기사는 그 속도를 따라오지 못했지만(ㅋㅋㅋ), 내 눈을 의심할만큼 행복한 일이라니! 레오는 내게 아직도 전해줄 감정이 많은 모양이다. 이 기분을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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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알비셀레스테 스태프들과 인사하는 캡틴 메시

 

성큼성큼 걷던 레오는 마주오던 스칼로니 감독을 번쩍 안아올렸다. 대체로 레오가 안겨서 둥기둥기 당하는 것만 보다가 레오가 본인보다 큰(!) 사람을 번쩍 들어올리는 장면도 자주볼 수 있는건 아니라서ㅋㅋㅋ 그 생소함에도 놀라고 근육으로 다져진 레오의 힘에도 순수히 놀람ㅋㅋㅋ

 

 

 

감독님 울어요..? (울컥)

월드컵까지 열심히 또 달려봅시다. 이제 나도 돌아갈 길이 없어요.

 

 

 

08 레오가 정말정말정말정말로 기분이 좋구나 새삼 실감한 장면

 

골 셀러브레이션이 아니고서야 웬만해선 카메라 앞에서 이런 행동을 안하는뎈ㅋㅋㅋ 정말 얼마나, 얼마나 좋을까? 그냥 보고만 있는 나도 흥분과 기쁨이 주체가 안되는데 이 순간의 주인공들은 대체 어떤 감정일지 감히 상상도 못하겠다

 

 

 

09 레오는 브라질의 치치 감독과도 인사하고

 

 

 

10 친구와도 뜻깊은 우정을 나눈다

 

경기가 끝나자 네이마르 또한 눈물을 보이기는 했으나 마음을 잘 추스리고 다가와 레오를 안아주었다. 네이마르에게서 이렇게 어른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않았는데(ㅋㅋㅋ) 솔직하게 놀랐고 네이마르의 그 프로의식에 순수하게 감탄했다. 팀의 패배가 개인의 실패는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이해한 순간이다. 알다시피 나는 사랑해 마지않는 레오에게조차 그럴 마음이 들지않으면 준우승을 축하한다고도 하지않는다. 네이마르도 한때는 블라우그라나를 입었으니 그것을 이해할 것이다ㅋㅋㅋ 준우승이 아쉽긴 하겠지만, 네이마르에게도 기회는 남아있다.

 

 

 

11 2021 코파 아메리카 최우수 선수가 된 리오넬 메시

 

 

 

12 2021 코파 아메리카 최다 득점자, 리오넬 메시

 

같은 장면 아님(ㅋㅋㅋ).

레오는 대회의 MVP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4골 5어시로 대회 최다득점자가 되기도 했는데, 여태 지나온 네 번의 결승전들을 거치며 레오가 본인의 개인수상에 대해 크게 감흥이 없었던 것은 이 이유다. 팀이 승리하면 개인의 커리어는 자연히 따라온다. 레오는 그것을 언제나 알고있었다.

 

 

 

드디어 금메달

코파 아메리카 우승 축하합니다. 레오, 알비셀레스테!

 

 

 

12 (굳이 올릴 생각은 없었으나 안보면 또 아쉬울) 몇 장의 사진들

 

 

 

12-1 코로나 때문에 선수들 가족들이 경기장에 함께할 수 없어서

 

영상통화로 이 순간의 기쁨을 나눈 모양인데,

메달 자랑하는 메윽씨이 귀여워 죽어욧༼;´༎ຶ ۝ ༎ຶ༽ 

 

 

 

12-2 라커룸의 아르헨티나 v 브라질

 

레오랑 네이마르 서로 유니폼 교환했나보다. 너네 집에 상대방 유니폼들 몇십장 있을 것 같은뎈ㅋㅋㅋ 어쨌든 아르헨티나와 브라질도 남미역사의 유구한 라이벌인데, 물론 레오는 그 인생에 절친한 브라질리언 친구들이 없었던 때가 없지만 이런 모습을 국제대회 결승전에서도 볼 수 있어서 기쁘다. 양국 팬들도 그랬겠지.

 

 

 

12-3 라커룸에서 찍은 기념사진도 없으면 아쉬우니까

wow

 

 

 

 

 

그와중에 쿤이 라이브방송을 했던 모양인데

 

메윽씨이 저 행복함 최고조인 모습 때문에 진짜 미치겠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쿤이 예전부터 이상한(?) 라이브방송(??) 해대면서 드물게 레오한테 어그로 끄는거 재밌긴 했는데 그래도 지금까지는 남의 일이라는 생각이 강했단 말이야.. 그런데 이제 블라우그라나가 되었어요.. 솔직히 말해 쿤에 대한 내 호감과는 별개로 그 사실이 그렇게 반갑지는 않지만 그래도 모쪼록, 잘해나갔으면 좋겠다.

 

 

 

13 다시 피치위의 순간들로 돌아가자

 

레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

 

 

 

그러고보니 이번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은 에스타디오 두 마라카낭Estadio do Maracanã에서 킥오프 휘슬을 울렸고 이 축구장은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다. 그런 덕분에 특히 레오가 공을 잡을때마다 엄청난 야유가 쏟아졌는데, 언젠가 말했듯이 나는 이 야유마저도 반가웠다. 사실 이 코파 아메리카는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 공동개최로 진작에 치뤄졌어야 했지만 코로나가 그 짧은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것들을 망쳐버렸는지 세계가 알지. 남미축구도 그것을 피해가지 못했고 미루고 옮겨 개최한 브라질에서는 일부 관객을 허용했다.

 

 

 

 

꾸레들은 이미 깜누에서 무관중 경기를 경험한 적 있고 (되세겨두자면 이는 어떠한 징계가 아니라 까탈루냐 자치정부가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여부를 투표하기로 했던 날 공권력의 폭력진압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르싸는 해당 리그경기 연기를 요청했으나 징계와 승점삭감이라는 라리가 협회의 황당한 답변을 받고 무관중 경기를 했다) 그 끔찍하리만큼 조용한 축구경기는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않은 기억이 되었다. 팬들이 없으면 축구 또한 한낱 가치없는 공놀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관계자와 팬들 모두가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내 팀을 향한 야유가 승패에 대한 포효로 바뀌는 그 순간 또한 여전히 좋아하지. 대신 소리질러주는 사람들이 있어 더 재밌는 게임이었다.

 

 

 

 

모쪼록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이 경기장에 모인 모두와 그 가족들에게 신의 가호가, 그들의 건강을 지켜주기를. 나는 가능한 최선을 다해 코로나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있지만 어쨌든 합리적인 판단에 의해 축구팬들 입장을 허용했으리라 믿고싶다. 그리고 메시 또한 승리 후 코로나로 지쳤을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여전히 노력해야 하지만 이 승리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알찬 소감을 남겼다. 물론 마라도나를 향한 그리움 역시 잊지않고.

 

 

 

 

코로나만 아니었어도 레오와 알비셀레스테는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의 함성과 야유 속에서 더 많은 축하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이 경기장에 모인 한줌의 아르헨티노들과 승리의 기쁨을 충분히 나누긴 했지만(ㅋㅋㅋ), 정말, 이 이상 표현할 수도 없을만큼 축하해 레오, 아르헨티나.

 

 

 

***

그리고 집으로 돌아간 추꾸왕.hug

 

 

허 참나.

네가 행복하다면 ok입니다.

 

 

 

***

그리고 정말정말 오랜만에 기회가 닿았으니 내 근황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다.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다고는 했지만.. 얼마전에 나는 진짜 거의 8개월만에 영화관에 다녀왔다. 축구와 함께 내 삶의 반쪽을 채우는 것이 영화인 것도 여전해서 넷플릭스와 왓챠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다가, <블랙 위도우>를 보고왔지. 이 좆같은 코로나만 아니었어도 블랙위도우는 훨씬 더 흥행했을텐데, 영화관에 3명 있더군. 내가 수작으로 꼽는 캡아:윈터솔져 상위호환하는 영화였다.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액션영화를 정말로 좋아하고 액션에 정말 진심이다(ㅋㅋㅋ). 액션영화 팬들이 블랙위도우를 마블영화라는 진입장벽에 가려 보지못할까봐 안타깝다. 그리고 루소감독들.. 진짜 시발 패죽일 수 없을까? 나타샤 돌려주라.. 옐레나한테 나타샤를 돌려줘

 

 

또 내 심미안을 의심케하는 이 못생긴 레이아웃에 대해서도 꼭 말하고 글을 마무리 하자. 나는 내가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방식이 시대에 맞지않는다고 판단해서 이 블로그를 더이상 운영하지 않기로 결심했고, 그즈음에 티스토리는 개편을 시도 중이었다. 그리고 2년 후에 돌아왔더니, 먼저 카카오 아이디와 티스토리 계정을 연동하지 않으면 내 블로그에 로그인할 수 없길래 개씨발스러운 마음을 안고 연동했지. 그런데, 단지 사진을 몇장 올리는 것이 불편해진 걸로도 모자라서, 내가 고생해서 만든 가로 245픽셀 사이즈를 나란히 정렬했더니 개못생긴 크기로 늘어나잖아? 나는 이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서 온갖 검색을 다 해봤지만 답을 찾지못했고, 가장 오래 남는 것은 gif다! 라며 호기롭게 내가 기억하길 원하는 모든 장면을 gif파일로 만들어 올릴 기대에 부풀어 있었으나 이 지경이 될 줄 알았다면 이렇게 무식하게 많은 양을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gif는 만드는데 시간이 정말, 정말 오래 걸린다). 나는 단지 알비셀레스테의 코파 아메리카 우승을 축하하고 싶었고 그들과의 우정을 존중하고 싶었으며, 여전히 레오를 향한 사랑고백에 충실하고 싶었고 나와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을 따름이다. 티스토리가 내 화를 돋구지만 않았더라면 나는 이미 반나절 전에 이 글을 올릴 수 있었겠지. 그럼에도 나는 돌아왔다. 내 마음에 차지않는 많은 것들은, 레오를 축하하고 난 뒤에 알아서 할 일이다.

 

 

 

정말 온 마음을 담아,

코파 아메리카 우승 축하합니다 아르헨티나!

 

언젠가 레오가 말했다. 꿈이란 건 자연히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그 섭리를 깨닫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고통이 수반되었을지 생각하면 오늘의 성공이 더더욱 드라마틱하게 느껴진다. 우리 모두는 리오넬 메시의 꿈이 무엇인지 알지. 레오는 아르헨티나와 함께 (이제 이거 하나 남은) 월드컵과 코파 아메리카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만 있다면 본인이 가진 그 어떠한 개인기록과도 바꿀 수 있다고 항상 진심을 다해 말해왔다. 본인의 노력을 감수할 수 있다는 것, 그 가치에 온 힘을 쏟을 수 있다는 것, 절대로 꿈을 포기하지 않는 것. 이 모든 것들이 레오의 커리어를 설명하는 또다른 문장이다. 레오가 사랑해마지않는 아르헨티나와 함께,

리오넬 메시는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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