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7 프리메라리가 26라운드
FC Barcelona vs Celta de Vigo





오랜만에 재미있는 게임이었다. 게임이었던 것 같다. 영화 로건을 본지 며칠이 지났는데, 영화관을 나오기 전부터 이미 초토화 된 머릿속이 지금까지 회복을 못하는 바람에 사실 경기가 어땠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숙연). 영화보고 이렇게까지 멘탈 갈리고 울었던게 너무나도 오랜만이라, 마블 히어로들을 호감도 높은 순으로 줄 세우면 중간쯤에나 세웠을 로건이, 내가 메윽씨이 얼굴 보고 함박웃음 지었던 그(!) 기억을 지우넼ㅋㅋㅋㅋ 오, 정말 어마어마 했다. 너무 깊은 여정이었다.


 


다시 기억을 천천히 더듬어보자. 바르싸는 리가 26라운드를 치뤘고 여전히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물론 마드리드는 아직도 한 경기를 덜 치룬 채다- 루쵸가 어지간히도 애를 먹던 그 셀타 비고를 상대로 5골을 득점하며 낙승했다. 그래, 낙승. 기분 좋은 단어다. 로건이 그 개고생을 하고 좆같은 호모 사피엔스들 때문에 영원히 고통받고 있는데 그 호모 사피엔스중 하나인 내가 기분 좋아해도 되는 거야ಥ_ಥ?









1-0 리오넬 메시 선제골



이어지는 레오의 골 셀러브레이션




좋아, 알았어, 당장 전화할테니까 폰 번호 좀 알려줄래( ͡° ͜ʖ ͡°)?





2-0 네이마르






3-0 이반 라키티치






4-0 퍼스트팀 데뷔골을 넣은 사무엘 움티티



바르싸로 이적해 벌써 착실히 16경기를 뛰었고 제 자리에서 묵묵히 할일 잘 하던 우리 움티티의 프리메라리가 데뷔골. 어린데 벌써부터 듬직해서 좀 더 연차가 쌓였을 때는 어떤 선수로 완성될지 정말 궁금한 선수 중 하나다. 선수들 생각도 마찬가지였는지 죄다 함박웃음 지으면서 다가오는거 너무 좋아ಥ_ಥㅋㅋㅋ 축하해 움티티, 앞으로도 잘 부탁해!


이와중에 제일 아빠미소 짓는 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anita-0 리오넬 메시 추가골



이 경기는 꽤 좋았던지라-비록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여전히 찰스와 로건에 지배당해 있지만- 다가올 챔스 16강 2차전에 대한 기대감도 자연스레 상승했는데, 축구팬이라면 모를 수가 없게도 다가오는 2차전은 단순히 기대된다 라고만 말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1차전에 아주 흠씬 두들겨 맞은데다, 못해도 원정골 하나 정도는 챙겼더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도 못했지. 그렇게 털리고도 PSG가 바르싸보다 전력이 낫다는 생각은 안들지만 그래도 챔스 본선에 오른 팀을 상대로 무실점 대승하기는 쉽지 않다-물론 1차전의 PSG는 이미 성공했지만-. 하지만 닥친 상황이 어떻든 나는 바르싸의 상위 토너먼트 진출을 목표로 응원할 것이고, 바르싸라면 내 기대에 부응해줄 것이다.
































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을 때, 내가 과연 어떤 악담을 쏟아낼지 기대해봐도 될 거야(찡긋).







***
오, 지난 포스트도 무사히 잘 넘겼는데, 못참고 꺼내들고 말았으니 이참에 마무리 지어보자.
엑스맨을 보고나면 재미삼아라도 한번쯤은 이런 고민을 해본적 있을 것이다. 내가 뮤턴트라면 나는, 찰스의 편에 설것인가 에릭의 편에 설것인가. 물론 나는 오리지널 엑스맨을 볼 때도 그 시리즈의 프리퀄을 볼 때도 망설임 없이 에릭을 택해왔다. 물론 매그니토의 능력이 몹시 까리하다는 이유가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긴 했지만(ㅋㅋㅋ) 다른 한편으로는, 나는 교수님처럼 인간의 추악한 면을 알고서도 그들을 포용할 수 있을만큼 너그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수님은 그런 내 머릿속조차 읽어도 나를 끌어안았겠지만 나는 차별받는 소수자의 처지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 영화 엑스맨은 단 한번도, 단순히 비상한 능력을 가진 뮤턴트 히어로들의 유쾌한 영웅담을 그린적 없다. 이유를 불문하고 차별 받는 소수자를 옹호하고 투쟁하는 영화인 것이다.




엑스맨 시리즈 로건 스포주의 [gif via]


영화 로건은 17년간 이어진 이 길 위에서, 내 선택이 얼마나 옳았는지 확인한(!) 영화였다.
인간은 여전히 잔인하기 짝이없고, 인간들의 놀랍도록 교활하고 지능적인 업적 덕분에 뮤턴트들은 더이상 자연적으로 태어나지 못하고 만들어 졌으며, 인간들과 함께 살아가던 뮤턴트들은 서서히 자신의 능력을 잃어갔다. 세계 최고로 위험한 두뇌를 가진 찰스 자비에 교수는 아이러니하게도 알츠하이머로 고통받고 어째선인지 토니 스타크 보다 많던 재산도 잃은채 때때로 로건을 원망하며 퍽킹 90대가 되었다. 영원히 나이들지 않을 것 같던 울버린, 로건은 무언가의 중독으로 재생능력을 잃어가고 언젠가 찰스가 죽으면, 곧 자신도 따라 죽을 수 있기만을 바라며 살아간다. 재생능력을 잃어가는 자신의 몸보다 ‘썬 시커’ 살 돈을 벌어다줄 자신의 자동차를 더 걱정하고 노안이 오고, 다리를 절고. 나는 오프닝 시퀀스에서 이미 눈물을 찔끔 흘렸다(ㅋㅋㅋ). 지금까지의 엑스맨 시리즈 모두가 그랬듯이 이 로건도 상쾌한 기분으로 영화관을 나설 수는 없을 것은 예상했지만 이토록이나 지독히도 현실적이고 잔인하기 짝이 없으며 지나치게 가혹하리라고는 상상조차도 못했다. 휴 잭맨이 청불영화를 고집할 때부터 각오했어야 했는데, 이토록이나 처절하고 잔인할 줄은 정말로 예상치도 못한 것이다. 물론 잔인하다는 것은 동음이의어로 액션의 수위가 그랬으며 서사 또한 그랬다. 울고 울고 울다가 울면서 영화관을 나왔다. 울버린이 나를 죽인다면 그 단단한 아다만티움 클로로 죽일 줄 알았는데, 울다가 지쳐죽게 만들 생각인 줄은 몰랐어….


그리고 그 캐릭터가 준 충격과 여운이, 내가 살아있는 사람 중 가장 사랑하는 남자인 리오넬 메시(ㅋㅋㅋ)의 미소를 본 기분까지 지우며 자신의 시리즈를 마무리 했다. 휴 잭맨은 무려 17년동안 울버린을 연기했다. 그리고 나는 그의 울버린이 나오는 모든 시리즈를 보며 자랐고, 영원히 늙고 지치지 않을줄 알았던 로건이 나이들고 병들고 삶에 환멸을 느낄만큼 지쳐가는 모습을 보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지만, 이렇게까지 잔인할 필요가 있었느냐며 울고 뮤턴트 시대의 종말을 본 기분에 다시 눈물을 흘렸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울버린 트릴로지 중 가장 멋진 작품이 되어 완전한 안녕을 고했다. 기분이 이상하다. 휴 잭맨은 볼 수 있지만 그의 울버린은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엑스맨은 그 시리즈 최초부터 히어로 영화에 철학을 담아내더니 이제와서야 새삼 로건이 캐릭터에 대한 생명력과 내가 그 가치를 얼마나 소중히 생각해왔는지 깨닫게 할 줄이야. 오, 로건, 더이상 이 계곡에 총성이 울리는 일은 없을 거예요.


Mutant and Proud.




…….




1516 프리메라리가 36라운드
Real Betis vs FC Barcelona





오, 그래. 문득 정신을 차리고보니 벌써 36라운드가 되었더군. 사랑하는 내 팀이 4월 초중반에 걸쳐 대단히 멍청하게 굴지만 않았더라면 지금쯤 프리메라리가의 왕좌를 차지했을텐데 바르싸는 다시한번 어려운 길을 택했고, 그 모험 또한 이제는 정말로 마무리를 지어야 할 때가 되었다. 36라운드 현재 프리메라리가 1위 FC 승점 85점. 그러나 뒤에 조금의 틈도 없이 붙어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역시도 승점이 동률이고 바르싸는 ATM에 이겼던 덕분에 간신히 리더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남은 두경기, 오로지 필승만이 있을 뿐.


 


다행히 최악의 열흘을 가까스로 넘긴 바르싸는 연일 대승행진 중이고-개중 한번의 경기 포스팅을 건너뛰었지만- 이번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었다. 시즌 막바지가 되도록 이토록이나 여유가 없었던 것은 사실 그렇게 놀라울 일은 아니기에 나는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리가 우승을 꿈꾸고 있고, 부디 내 사랑하는 선수들이 자신들의 꿈과 내 꿈을 이루어줬으면 좋겠다.










0-1 이반 라키티치 선제골








0-2 루이스 수아레즈 추가골





리오넬 메시에게 또한번 감탄하게 한 수아레즈의 추가골 장면.



































시즌 초반만 해도 확실히, 바르싸가 만들어내는 또 한번의 ‘최고의 시즌’이 되리라 예상했지만 역시 축구판에서 예상대로 흘러가는 것은 없더군. 하지만 불행중 다행인 점은 전반기의 바르싸는 정말로 열심히 뛰었고 그 대가로 졌을지도 모르거나 비겼을지도 모를 거의 모든 경기에서 부지런히 승점 3점을 끌어모았다는 것이다(후반기에는 열심히 뛰지 않았다는 뜻도 당연히 아니고). 누누히 말하지만 우승하는 팀의 조건은 승점을 얼마나 드랍하지 않고 리그릴레이를 이어갈 수 있느냐에 달려있지. 물론 우승을 말하기에는 아직도 이르다는 것도 안다. 프리메라리가에서 우승하기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가 않거든-물론 바르싸가 지난 달에 한 시원한 삽질을 감안해도 말이다-.





이번 시즌 후반기는 참 힘들긴 했다. 시간이 더 지난 뒤에 말하고 싶기에 굳이 구구절절 떠들진 않겠지만 여러모로 기빨리는 일이 많았다는 것을 부정할 수 있는 팬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주의 나를 더 힘들게 한건 사실 따로 있는데, 그래, 나를 아는 이들이라면 모두가 예상하는, 바로 그 일 때문이 맞다.





언젠가 내가 시빌 워에 대해 얘기하며 이렇게 말했다. 「조금만 캐릭터 해석을 잘못해도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토니 스타크가 이제와서 슈퍼 빌런이 되거나 캡틴 아메리카가 자신의 마지막 시리즈에서, 히어로들 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 까지 자신의 선택에 대한 정당성을 피력해야 한다는 것이 못내 걱정스럽다」고. 하지만 사실 내가 걱정했던 것은 전자의 경우였지 후자의 경우에 대해서는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는데, 아아, 그런데 그 일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아래부터는 영화에 대한 리뷰가 아니라 나를 이루는 반쪽인 꾸레의 탈을 벗고, 남은 반쪽인 캡틴 아메리카의 충실한 개의 가죽을 쓸 생각이다(그러므로 스포주의. 물론 마블의 모든 페이즈와 코믹스의 모든 세계관을 통틀어서 다방면으로). 영화는 무척 재미있었다. 시빌 워라면 게거품을 물고 싫어죽겠다고 질색을 했지만, 이 이슈를 피할 수 없다면 -역시 언젠가 얘기했던대로-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에서 시빌 워가 일어나는 것만은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나는 언제나 “팀캡”이었고 아직도 캡틴 아메리카의 입장을 지지하며 스티브 로저스는 그 어떤 경우에도 실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토니 스타크가 온 유니버스를 아울러 얘기했던대로, 스티브 로저스는 방패가 없어도 언제나 캡틴 아메리카다.





물론 시빌 워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윈터솔저를 복습해야지.
닉 퓨리가 죽고 윈터솔저가 자신의 친구인 버키 반즈라는 것을 알게 된 스티브는 쉴드 내부에서 전체를 오염시키는
하이드라의 뿌리를 뽑기 위해 예의 성조기 유니폼을 입고 과감히 쉴드로 쳐들어가 연설한다.





쉴드의 요원들, 나는 스티브 로저스다.
며칠간 나에 대해 많은걸 들었겠지 날 잡으라는 명령도 받았고. 하지만 이제 진실을 알아야 할 때다. 쉴드는 우리가 생각하는 조직이 아니었다. 하이드라가 장악했고 알렉산더 피어스가 그들의 리더지. 스트라이크 팀과 인사이트 요원들은 물론 많은 자들이 하이드라다. 자네들 옆에있는 동료일 수도 있지. 그들의 목적은 단 하나, 세계를 장악하는 것이다. 완벽히 통제하는 거지. 그들은 닉 퓨리를 쐈고 그걸로 끝나지 않을 거야. 헬리캐리어 발사는 하이드라가 장애물을 제거하도록 도와주는 꼴이고, 우리가 막아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자유의 대가는 크다. 항상 그래왔지. 난 그 대가를 치를 각오가 되어있고 나 혼자라도 상관 없다. 하지만 아니란 걸 알아.







1516 프리메라리가 23라운드
Levante UD vs FC Barcelona





얼마전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그래, 꾸밈없이 얘기해서 한 시즌의 모든 경기를 항상 유쾌하거나 인상적이거나 재미있거나 기억에 남게끔 볼수는 없다. 그런 일이 가능하지도 않고. 가끔은, 겨우겨우 눈을 뜨고는 있지만 그저 구르는 공을 따라 눈동자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졸음을 쫒는 산송장 상태일 때도 있고 내 선수들을 향한 의리로, 리그 릴레이가 몹시 타이트하게 진행될 때에는 잠을 이루지도 못할 정도로 내 팀과 상대팀 승점을 초조히 계산하느라 그저 승리만을 염원하며 경기를 본다거나 단지 정말로 레오가 보고싶어서 보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인상에 남지않는 경기도 물론 있고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경기 또한 존재하며 긴장감이 없는 경기도 있고, 뛰는 선수들도 보는 나도 모두가 어수선한 경기도 있다. 바로 이 경기처럼.


 


한국에서 밤 8시에 킥오프하면 바르셀로나는 당일 정오에 그 휘슬소리를 듣는다. 프리메라리가를 보며 유럽축구 스타일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유럽사람들의 생활패턴은 알 수 없어도 유럽 선수들의 신체리듬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파악하지. 내 사랑하는 선수들은 경기가 없는 날에는 오전과 오후에, 1시간에서 2시간 가량의 트레이닝을 두번 하고 경기가 있는 날에는 시간을 조금 줄여 몸을 풀어둔 후 당일 저녁 혹은 밤에 경기를 시작한다. 경기가 있고 없고에 따라 트레이닝을 하는 시간은 변하지만 매일매일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사실은, 정오에는 모두가 점심식사를 준비한다는 거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Ⅱ 오심으로 빼앗긴 리오넬 메시의 골



응당 바르싸의 선제골이었어야 할 레오의 이 득점은 불행히도 부심의 오프사이드 오심 판정으로 빼앗기고 말았다. 리플레이 화면을 보면 알겠지만 이 정도 거리라면 오심을 해서는 안되는 경우로, 이 상황을 오프사이드라고 믿는다면 부심 스스로의 자질을 의심하는 것이 옳다. 물론 철밥통에 비유하고 싶을만큼 오심이 잦은 프리메라리가 심판진들의 여유에 찬 작태를 보는 것이 하루이틀 일은 아니나, 부당함에 익숙해져선 안될 일이지.





0-1 나바로 자책골





경기장은 정말이지 무척이나 산만하고 어수선했다. 그도 그럴것이, 다른 리그들도 물론 그렇겠지만 특히 프리메라리가는 더더욱 낮경기가 익숙한 리그는 아니다. 얼마나 밤경기에 익숙하느냐 하면 축구와 축구장에 대해 묘사할 때 내가 무의식 중에 “눈부신 인공조명”이라는 수식어를 거의 반드시 붙여왔을 정도니까, 그 팬인 나에게 조차도 내리쬐는 햇살이 여전히 어색할 정도인 것이다. 물론 세 시즌 전부터인가, 낮경기를 보는 것이 이제는 아주 생소한 정도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셀러브레이션 하는 우리 선수들 뒤로 밝은 하늘이 보이는건 새삼 색다르거든. 하지만 색다른 것이 항상 좋지는 않다. 생물은 누구나 익숙한 패턴을 선호하는 법이니까. 특히 내가 덜 자고 내가 더 고통스러워도 좋으니 선수들의 컨디션을 위해서라면 ‘항상 하던 시간’에 경기하기를 꾸준히 바란 입장에서, 오늘과 같은 경기력이라면 이 시간대 또한 탓을 안할 수가 없거든(ㅋㅋㅋㅋ). 하지만 바르싸가 어수선했던 만큼 레반테 또한 산만하기 짝이 없어 결국 바르싸에 뜻밖의 선물을 내주었고





0-2 루이스 수아레즈 추가골





바르싸는 스스로도 경기를 결정지었다.




이겨서 기쁘고 다행이다.
협회가 이토록이나 이른 시간대에 경기를 잡는 것은 거대 자본인 중국팬들을 위한 배려라는 것은 모두가 알지. 덕분에 다른 대륙의 팬을 배려하느라 선수들의 컨디션이 들쭉날쭉 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평소라면 오전 트레이닝을 마치고 감독이 선수들과 팀에 대한 브리핑을 가진 후, 먹어야 할 점심을 먹지 못하니 짐짓 자다 일어나 방금 뛰어나온듯한 플레이를 보더라도 웃을 수가 없는게, 그렇다면 배려를 받는 입장인 내 쪽에선 어떤가? 부랴부랴 외출해 돌아와 속전속결로 저녁을 해치우고 샤워도 하지 못한 채로, 그렇다고 TV를 사수하지도 못했다-가족이 다 같이 사는 집에서 집안 막내가, 축구를 보기위해 엄빠가 시청하는 드라마 채널에서 남의 나라 리그를 중계하는 스포츠 채널로 바꾸는 그런 얼빠진 짓을 누가 하겠냐고ಥ_ಥ-.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에 해둬야할 내 일들을 모두 미뤄두고 축구를 진지하게 관람할 마음의 준비(!)도 덜 된 상태에서, 똥 마려운 강아지마냥 발을 동동거리며 컴퓨터 앞에 앉아 가장 사랑하는 팀의 경기를 강제시청 하는 기분을 느낀다고ಥ_ಥ. 그러니 경기에 큰 감흥이 생길 수가 있나. 집중이 안되는뎈ㅋㅋㅋㅋ 이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시간이란 말인가.
































물론 이 글을 쓰고있는 지금도 집중이 안된다(ㅋㅋㅋ). 하지만 이 경기는 시작과 끝이 완벽히 어수선했던 것과는 달리 사실 우리 모두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게임이었는데, 이 레반테전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퍼스트팀 100번째 게임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 백번째 게임에서 승리했고, 루쵸는 100전 80승 11무 9패라는 엄청난 승률을 기록했지. 타이틀은 무려 다섯개나 가졌다. 나는 꽤 진지하게 루쵸가 내 팀의 감독이 되기를, 퍼스트팀의 감독이 되기를 갈망해왔고 드디어 꿈은 이루어졌으며 막연히 ‘좋아서’ 바랐던 그 감독이 정말로, 자신과 팀과 내 꿈을 동시에 이루어주고 있지. 나는 내 팀에 어떤 감독이 오든 그를 믿고 지지했겠지만, 루쵸가 바르싸에 돌아와서 진심으로 기쁘다. 그리고 오늘, 캡틴 어메리카 트릴로지의 마지막편 TV스팟이 하나 풀렸는데, 버키가 왜 토니를 진심으로 죽이고싶어 하는지, 신경쓰이고 궁금하고 걱정되서 미쳐버릴 것 같다ಥ_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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