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4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FC Barcelona vs Manchester City



새삼스럽게도 리오넬 메시가 없으면 내가 무슨 재미로 축구를 봤을까, 생각이 드는 경기였다. 어디서든 종종, 레오에 대해 얘기할때 사람들은 ‘클럽에서 이뤄낼 수 있는 모든걸 다 이룬 선수’라고 설명하는데 그렇기때문에 무언가 이루어내고자 하는 욕망이 줄어들거나 동기부여 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진않을까 걱정하며 문장을 마무리 짓는다. 이 부분은 아무리 생각하고 곱씹어도 왜 마지막엔 항상 ‘레오가 우승에 흥미를 잃을 것이다’로 귀결되는지 정말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리오넬 메시는 몇년동안 몇년째 같은 말을 반복해왔다. 자신은,



모든 게임에서 이기고 싶다. 프리메라리가, 챔피언스리그, 코파 델 레이, 아르헨티나에서 하는 모든 경기들과 프리시즌의 게임들, 하다못해 친선경기에서까지 이기고 싶다고. 몇년째, 몇년동안. 내가 리오넬 메시를 봐온 그 온전한 시간동안. 내가 하고싶은 말은 결국, 일어나지 않은 일은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주변 선수가 미처 도와주러 오질 못하거나, 수비에 막히고 골대에 또 막히고 세기 조절이 안되도
얼굴에 빈정 상한 감정을 역력히 드러내면서(ㅋㅋㅋ) 정말 근성있게 달려들던 레오는 결국..!
1-0 리오넬 메시 선제골




난 우리 메시가 결국 해낼 줄 알았다ಥ_ಥ 껄껄

레오의 선제골에 모두가 기뻐할때 멀어서 갈 수 없는 두 선수.hug







2-1 다니 알베스 추가골




상당히 치열하게 진행될 것 같다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전반전엔 상다히 평이했고 그나마 후반전이 되어서야 약간의 재미를 되찾았지만 그런 조건 속에서도 꾸준히 빛나는 레오와 이니에스타에게 심심한 감사 인사 올리며. 1차전에선 2대0, 2차전에선 2대1 도합 4대1로 바르셀로나, 2013/14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








축하해요 바르샤












경기가 끝나고



이제 포스팅을 해야 하니까 내가 대체적으로 어떤 생각을 하면서 경기를 봤는지 다시 생각하는데, 내가 종종 예기하던 그 ‘한 줄 메모’. 그 한 줄을 바탕으로 포스트 내용을 채우는 건데, 이 경기에 대해서는 이런 문장이 적혀있었다. 「바르싸가 지금 이 마당에 지면 등신이지」이걸 적을땐 비몽사몽 상태에서 경기를 보는 그와중에 가장 많이 한 생각을 한 번 적는 것이기 때문에, 내 뇟속에서 격한 언사가 오가기도 하는데(ㅋㅋㅋㅋ) 이건 참 모르겠다. 이기는게 당연할 거라 생각했다가도 설마 져서 등신인증을 하진 않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선수들도 생각이 있다면 이기겠지, 라고 생각했다가 또 이것만 이기면 8강이구나! 기대한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문득 내가 재밌게 본 경기는 어떻고 재미없게 본 경기는 어떻던가 생각했다. 필드 위의 열 한 명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반드시 짜임새 있는 무브먼트를 보일때가 아니더라도 나는 재미있는 경기였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재밌는 경기였다는 찬사를 아끼고 있음을 인정한다. 사실은 아직도 혼란스러운 것이다. 리오넬 메시의 승부욕을 걱정할 필요 없듯, 스스로도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해 너무 많은걸 생각할 필요는 없는데…. 그러고보니 새삼, 챠비와 레오가 포옹하는 저 장면, 참 좋구나.



1314 프리메라리가 26라운드
FC Barcelona vs UD Almeria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말한다면, 오랜만에 아주 재밌는 게임이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함과 동시에 떠오른 생각에 대해 다시 말하자면, 나 혼자 축구 보면서 뭘 그렇게 더 고려해야 하는 거지? 하는 의문에 대해서도 부정할 수 없더군. 그 상황에 대한건 아주 포괄적이고 무한히 넓은 의미에 대해 얘기해야 하기 때문에 기회가 닿는다면 그때마다 하나씩 풀도록 하고, 우선은 이 알메리아전에 대해서만.



나는 아주 재밌는 게임이라고 생각했지만 게임이 끝난 뒤의 인터뷰를 보면 유감스럽게도 타타와 선수들은 그렇지 않았던 모양인데, 그러지 말아요. 이전 게임들에 비하면 아주 괜찮았으니까. 라고 말한다면 내 사랑하는 선수들의 자존심이 두 배로 상하겠지(ㅋㅋㅋ). 하지만 좋은 방향으로 해석해도 될만큼 좋은 태도를 보여줘서 고맙다. 승리를 갈망하는 것과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 목표를 쫒는 위닝멘탈리티에 안주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1-0 알렉시스 산체스









2-0 리오넬 메시 프리킥 골





레오가 이 골을 넣자마자 바로 알메리아의 만회골이 들어가는 바람에 살짝 빈정상할 뻔 했지만






3-1 까를레스 푸욜 추가골





필드 반대편에서 혼자 신난 서드 캡틴ㅋㅋㅋ






4-1 챠비 에르난데스




어머 웬일이야 소리가 절로 나온 챠비의 절묘한 결승골까지
















































게임에 대한 재미를 언급했으니 말인데, 모든 의미로 ‘예전같지 않다’는건 참 서글픈 일이다. 나는 바르싸의 황금기, 최전성기를 함께한 사람이고 그 영광의 순간에 대해 말하자면 바로 어제 하루동안 겪었던 일에대해 말하듯, 그처럼 생생히 기억해낼 수 있을 정도인데 그렇다고 과거의 영광에 얽매여 살 생각도 없고 변화를 받아들일 자신이 없는 사람도 아니다. 물론 이 문장이 지금의 바르싸는 영광스럽지 못하다는 뜻도 당연히 아니고. 단지 가끔은 의문스럽고 가끔은 순수한 의미로 이 팀이 참 흥미롭다. 이제와서, 지금에 와서도.




1314 프리메라리가 25라운드
Real Sociedad vs FC Barcelona



참…생각할 거리가 많은 경기였다. 정확히는 경기가 종료되자마자 온갖가지 (부정적인)생각들이 물밀듯 밀려들어온 것이지만, 한가지는 먼저 인정해두고 넘어가고자 한다. 원래는 이 경기에 대한 포스트를 올릴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스케쥴을 확인해보니 주중엔 경기가 없더군. 일주일을 놀려두느니 올려보자고, 없던 결심을 하게된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성의없이 마련된 파트는 아니다. 다만 소용돌이 치는 마음을 억눌러봐도 쓸만한 찬스가 달리 없었고,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우리 선수들이 어깨를 늘어뜨리고 있는 사진을 리사이징하고 보정하는데 시간을 투자하고싶지 않았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정말이지 생각할 거리가 많은 경기였다.






***
H/L라기에도 민망하나Ⅰ























그리고 이 경기를 보고있을 모든 꾸레들을 대변하는 표정의 삼인방.bench

올림픽-특히 응당 포디움의 가장 높은 곳에 섰어야할 김연아 선수의 예상치못한 은메달-의 영향이 아주 없다고하긴 어려우나 설상가상 팀이 지고있으니 흥이 안나기는 물론이고, 급기야는 스포츠맨쉽의 원천에 대해서까지 생각한 밤이었다. 스포츠맨쉽은 선수는 말할것도 없고 모든 관계자들과 팬들도 그 의의와 정신을 잊어선 안되는데, 그걸 알면서도 쌔카맣게 지워 이성과 함께 흘려버린 이가 지난밤의 나 자신이었다.






표정만 봐도 경기내용이 읽히는 장면.leo

+왜 뜬금없이 이렇게 큰 짤로 만들었는지 아무도 이유를 모르는 컷 ☞☜

소시에다드는 보고있으면 항상 피곤하다. 그렇다고 또 죽어도 까다로운 팀이라는 생각은 안드는데, 어쨌거나 보는 사람을 몹시 피곤하게 하는 구석이 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나고 몇 시간을 보낸 지금에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그 이상에 대해 인정하거나 여지를 주고싶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 팀을 능가하는 팀은 없고 내 팀과 대등한 팀또한 없으며 내 팀에 위협적인 존재란 없고 하물며 상대할때마다 말리는 기분이 드는(ㅋㅋㅋ) 팀이란 있어서도 안되지. 그렇게 믿고 그렇게 생각할 뿐이다. 언젠가 얘기했듯 나는 언제나 바르싸가 조금의 틈도 없고 잠시도 방심할 수 없으며 언제든 경기를 뒤집을수 있고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가장 완벽하고 완전한 팀이길 바란다. 그들이 진짜로 그래줄 수 있는지 어떤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그렇게 믿어도 될만큼 잘 준비되어 있기만 하면 되고, 내가 그러리라 믿기만 하면 될 일이니까.






그 준비를 시작한다고 생각했던 리오넬 메시의 동점골






이 골을 시작으로 바르싸가 또한번 역전승의 쾌감을 돌려주는가 했으나 그런 기분 좋은 일은 경기가 끝날때까지 일어나지 않았고(ㅋㅋㅋㅋ) 후반전 15분여가 되자 바르싸는 3대1이라는 치욕적인 스코어로 끌려가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치욕적이고 불안했던 것은 내가, 너무나도 담담히, 팀이 질 것을 예감했다는 것이다. 세상 모두가 예상했어도 나는 결코 그러지 않아야했고 그래본적도 없었으며, 그러지 않았어야 했다. 그게 맞았다. 하지만 나는 후반 15분에 이미 팀의 패배를 아주 담담히 인정했던 것이다. 이 내가! 그 이후엔 내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역시 담담하게 아주 평이한 감정으로, 언젠가 경기를 보고 성적을 확인하고 리그 진행에 대해 생각하는 이 모든것이 내게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날이 온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물론 그때가 왔을때를 대비한 리액션에 대해서까진 생각하지 않았다. 이것만은 정말 그래야했다.










































승패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는건 내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본적 자체가 없으니까. 시작했으면 이겨야하고 내가 응원하는 팀이라면 더욱이 이겨야하고 설 수 있다면 가능한 가장 높은곳, 가능하다면 항상 최고의 자리에 있고싶은게 사람의 본능이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도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것이 스포츠다. 그렇기때문에 승리가 매력적인 것이고.

이 부분에서만큼은 전혀 말이 안통하고 타인의 아량을 들어볼 생각조차도 없는 내가 종료 휘슬이 울리기도 전에 패배를 조용히 인정했다는 점엔 위기감이 든다. 나는 어떤식으로든 열정이 식는게 싫다. 미지근해지는것도 싫다. 머지않아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건 공포스럽기까지 하고. 왜, 이렇게까지 생각이 흐르게 되었을까.






***
땀 닦는 건데 얼핏 봤을땐 피케 우는 줄^_ㅠㅋㅋㅋ










































뭐…….
경기에 졌을땐 항상 좋은소리 한번을 안해왔으니 암울한 정신상태가 감상에 반영되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경기외적으로 생각할 거리가 많으니 입안이 쓰다. 직접적으로는 순전히 내 마음에 대한 고민 뿐이라 더 기분이 안좋다. 마음이나 기분에 대해선 항상 그 어느것도 확신하기 어렵다. 다음 경기에선 거짓말처럼 모든것이, 나도 선수들도 그야말로 그 모든게 제 자리를 찾았으면.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