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4 프리메라리가 36라운드
FC Barcelona vs Getafe CF



첫문장, 문학을 사랑하는 내게 첫 문장의 중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묻는다면 A4용지에 9포인트 폰트로 내 주장을 장장 다섯 장은 채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논리는 중요하지 않다. 내게 가장 중요한건, ‘그 속에 내 심정을 얼마나 절절히 담았는가’. 해서, 이 포스트의 첫 운을 어떤 단어로 뗄까 하는 주제로 약 삼 분 여를 극심히 갈등하다 드디어 결정했다. 그래, 이 경기는 참 정말이지,




엿같은 경기였다.
아아, 엿과 개 중 어떤 단어를 엄선할지 엘 클라시코 보다 치열한 접전이었다. 사실 89분까지만 보고 말았더라면 내가 사랑하는 바르싸 경기를 두고 이런 격한 언사를 내뱉는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바르싸는 2대1로 앞섰으면서도 종료휘슬이 다가오는 3분을 채 버티지 못하고 동점골을 허용했고, 경기는 그대로 무승부 스코어로 마무리 지었다. 승점 한 점 한 점이 중요하고 남은 것이라고는 이제 리그경기 밖에 없으며 자력으로 우승을 넘볼 여지가 한없이 투명하더라도 아직은 존재했던 그런 상황에서.












1-0 리오넬 메시 선제골









2-1 알렉시스 산체스 추가골




이 스코어로 끝났어야 됐는데….
차라리 바르싸가 2대1로 끌려가다가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으면 모를까(물론 그것도 진행중일때 이미, 충분히 자존심 상했겠지만) 바르싸가 상대팀을위한 역전의 드라마를 써주는건 정말 미치도록 싫다. 내 인생에서조차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바르싸인데, 그 바르싸 선수들이 왜 서브 캐릭터를 맡고 있는 거지? 그래 어느 누군가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라보라며 시덥잖은 얘기를 할 수도 있겠지. 지금은 힘든 부분이니 다음 시즌은 다를 거라고.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언제나 ‘현재’다. 이 현재가 모여서 미래가 되니까.











그러고보니 
140417 @ 코파 델 레이 결승날 밤의 안토넬라와 티아고.messi


기억이 맞다면 코파델레이 결승날 SNS에 올려준 사진을 우연히 보다가 안토넬라가 블라우그라나를 입고있어서 놀랐는데, 티아고 져지에도 본인마킹이 되어있어서 깜놀+졸귀ㅋㅋㅋ 저런 일반 트랙탑에도 마킹할 수 있구나ㅋㅋㅋㅋ. 레오 인터뷰에 따르면 안토넬라는 축구에 달리 관심이 없고 레오 커리어에도 무신경하다고 했는데, 그런 안토넬라가 블라우그라나를 꺼내 입었을 정도니 그래도 엘 클라시코는 다른가보다. 그런데 바르샤.. 그 날 대체 왜그랬어요..? 네? 내 눈 똑바로 보고 말해봐






140421 @ 블라우그라나 입은 안토넬라와 티아고.messi

어쨌거나 윗사진을 보고 마킹은 뭘로 했을까 궁금했는데 다음날 깨알같이 뒷모습을 찍어올려준 두 사람.
이랬던 두 사람이 오랜만에 어디에 왔냐면..!!!






140503 @ 캄프 누의 안토넬라와 티아고.messi





































옆은 핀투 부인과 장녀 자이라, 차남 나단.
나단은 티아고와 출생일이 비슷했던 것 같은데 둘 다 이쁘게 잘컸구낰ㅋㅋㅋ































하염없이 아빠를 보고 울부짖는 티아고쨔응ಥ_ಥ







안토넬라 엄마미소 쩌네ಥ_ಥㅋㅋㅋ





























































추꾸화까지 똑같은거 신어가지곸ㅋㅋㅋㅋㅋㅋ
아아.. 둘이 진짜 귀엽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염병 이 사진 되게 열받는데 1940년대풍으로 찍혀서 예쁘다







두 커플을 같이 보면 더더욱 그 때 그 빈티지 느낌ㅋㅋㅋㅋㅋㅋㅋ






이 모든 사진들을 영상으로 압축하면.zip



아들한테서 눈을 못떼네 아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 번째짤 애기가 아빠 봤는지 빨리 오라는듯 팔 휘적거리는거 진짜 씹덕터진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쇄 키스범.gif

여기까지만 봤으면 둘이 요새 부쩍 사랑꾼짓 하네 하고 말았을텐데






윗 사진들 중에서, 안토넬라가 뭐가 저렇게 재밌어서 엄마미소를 짓나 했더니

터널에서 올라오는 레오랑 눈 마주쳐서 저런 귀여운(?) 표정 지은거라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세상이 되게 어둡고 막 목이 타고
경기도 비겨서 빡치는데 내가 왜 이런것까지 보고있어야되나 싶고 막.. 어리둥절한 티아고나 클로즈업 해줬으면 좋겠다ಠ_ಠ.




Francesc ‘TITO’ Vilanova Bayo
1969.09.17 - 2014.04.25





남은 사람의 서글픔에 대해 말하자면, ‘그래도 시간은 간다’는 것이다. 힘든 일을 겪으면 슬픔에 잠식되어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일상을 보내고 웃고 떠들고 TV를 보거나 라디오를 듣다가 영화를 보다가 또는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가 문득 울음이 터지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울음이 차오르기 시작하면 동시에 이런 생각이 고개를 든다. ‘내가 지금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일상을 보내도 되는 것인가’. 이 질문에 정답은 없다. 힘든일에 부딪히고 겪어내고 마침내 마음을 굳게 다지는 것은 개인이 알아서 할 일이다. 그런 문제인걸 알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스스로를 문득 자책하게 된다는 점. ‘빈자리’는 그렇게 계속 될 것이다.






이제 티토 빌라노바 전감독에 대해 말해보자. 거짓말로라도 ‘환상적인 시즌을 함께한 감독’이라고는 못하겠다. 그렇지 못했다는 것을 나 자신이 가장 잘 알고있기 때문에. 물론 내가 말하는 환상적인 시즌에 트로피의 갯수가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티토가 감독으로 부임했던 그 해에 바르싸는 승점 100점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우며 프리메라 리가 정상에 올랐고,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진출했으며 코파델레이는 결승까지 도달했다. 그런데도 환상적이지 못했던 이유는 티토가 건강상의 이유로 감독직을 사임하며 꾸레들에게 들려준 ‘티토 빌라노바의 편지’ 글에 그의 마음과 나의 심경이 담겨있다. 티토는, 나에게도 최고의 감독인 펩 과르디올라의 다음 자리를 이어받았고 나는 그 점을 오롯히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이 것이 내 스스로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될 줄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텐데. 그 글을 다시 읽어보니 내가 이렇게 써뒀더군. ‘한 시즌 정도는 그래도 될 줄 알았다. 티토는 계속 곁에 있어줄테니까’.





















한국 시간으로 25일 오전에 티토 전감독이 투병중인 암에 의한 합병증 때문에 응급실에 실려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티토의 암이 생겼다 낫고 재발했다는 소식을 들은게 25일까지 정확히 네 번. 네번째였으니 이번에도 어김없이 곧 괜찮아지리라 생각했다. …이걸 스트레스라고 표현해도 좋을지 모르겠는데 나는 일주일 여를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었다. 여기선 정확한 표현을 할 수 있겠지. 대한민국은 일주일여동안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이 스트레스는 일련의 소식을 듣고 보는데서 느끼는 분노뿐만이 아니라 슬픔, 우울, 걱정과 격정, 후회, 미안함과 절망, 답답함, 비통함, 무력감 그 모든것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하루는 울고 하루는 화내고 하루는 울고 하루는 분노하다가 티토의 소식마저 듣게 되었을땐 처음엔 어안이 벙벙했다. 그렇게 경황이 없고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다시 곧 괜찮아지리라 생각한 반나절 뒤에, 그의 사망소식을 읽게 된다. 온전히 그의 안부조차 걱정하지 못하고, 일방적이지만, 이렇게 이토록이나 철저하리만치 후회로 점철된 관계가 또 있을까.






TITO per sempre etern.


온 마음을 담아, 그저 그의 마지막이 평온했기를. 좋은 인생이었다 회상했기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1314 프리메라리가 35라운드
Villareal CF vs FC Barcelona





故티토 빌라노바 헌정경기라 해도 무방할 비야레알과의 프리메라리가 35라운드. 사실 두 개의 일을 따로 떼어쓸까 생각했으나 그런다고 내 마음의 깊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닌데다 ‘이어지는’ 경기와 따로떼어 생각하기도 힘드니 실로 오랜만에 업데이트를 하면서도 좋은 기분으로 올리지 못해 아쉽다.



















특히 경기를 앞두고 종종 행해지는 추모식은 나와는 아주 먼 일-가장 가까운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가도 故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의 별세소식인데, 아라고네스 감독님은 연세도 있으셨고 (기억이 맞다면) 병으로 돌아가신게 아니었기 때문에 그저 자연의 섭리라 받아들였을지도 모르겠다-이라 생각했는데, 불과 일년 전까지 나와 같은 시간과 감정을 공유하던 젊은 감독의 얼굴을 이렇게 마주하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 조차도 모르겠다. 슬프지않은 죽음이 어디 있겠느냐만은, 요절은 그 중에서도 가슴에 사무치는 일이 아닌가. 물론 어리고 빛나는 자녀를 잃은 부모님의 마음 역시 이루 말할 수도 없을 것이고.





더욱이 오랜만에 ‘좋지 못한 기분’으로 올리는 포스트와 경기에 대한 감상 또한 일괄적이라 이또한 서글픈 일이다. 이 경기가 어떤 경기였는지 누군가 묻는다면, 글쎄. 재밌는건 ‘후반’ 30분부터였고 팀이 2대0으로 끌려가고 있는데 역전승에 대한 기대만으로 설레어 있었을 팬은 아무도 없겠지. 다만 포괄적으로 바르트라가 열심히 뛰어다니는 것을 보니 뿌듯했다(.....).












경기는 75분쯤이 되어서야 비로소 재미있어졌다고 했지만 다른 의미로 재미있는 부분도 있었는데

무엇인가하면

2-1 바르싸 대신 비야레알의 가브리엘이 선물한 만회골







이윽고 무사치오가 선물한 감사한 동점골 2-2


역전의 기회를, 비야레알 선수들이 몸소 만들어준 것.
‘바르싸’를 상대로 무려 2대0으로 앞선다는건 정말 엄청난 집중력과 행운을 필요로 했을텐데
만회골도 모자라서 동점골까지 만들어주다니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ಥ_ಥ






2-3 역전의 슈퍼 히어로 리오넬 메시




물론 그래서 이 역전승이 아주 짜릿했느냐 하면 물론 그렇진 않고 ☞☜ 그저 안심했다.
그래도 지진 않았노라고.



의미두지 않으려해도, 선수들에게도 의미부여가 되지 않을 수 없었을텐데 지지않아 다행스럽고,
물론 기쁘다.











마지막으로 이 경기에서 나온 최고의 빅재미 장면을 그냥 넘길 순 없지.
코너킥 플래그를 향해 걸어오는 다니를 보고 비야레알의 관중 하나가 바나나를 던지는 미개한 짓을 했는데, 그러고보면 내가 다니 알베스를 알게 된 최초의 기억에서도 다니는 인종차별 문제에 핏대를 올리며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다니가 스페인 최고의 클럽인 바르싸에 이적하고도 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한 시대를 풍미한 팀의 일원이 된 지금도,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인종차별 문제는 조금도 해결되지 않았다. 다니가 명백히 자신을 향한 조롱임을 알면서도 저 바나나를 집어먹은건 그가 이제 이 문제에서 익숙해졌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태연한 얼굴로 대처했고, 이후 많은 축구관계자들이 바나나를 까먹으며 다니의 퍼포먼스에 동참했다.




아마도 인종차별 문제는, 다른 피부색을 가진 인간이 지구상에 단 둘만 남아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지도 모르는) 문제라고해서 이를 가볍게 여겨선 안된다. 지구상에서 가장 뜨겁고 열광적인 축구장의 빛나는 인공조명 아래, 자랑스러운 필드 위에서 저런 수준이하의 천박한 일들은 더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우리중 그 누구도 그 어떤 차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그 점을 생각한다면 이 행동이 얼마나 멍청한 짓인지 와닿을 것이다. 축구장은 특히 세상의 ‘미래’가 될 아이들의 눈도 많다는 것을 잘 세겨뒀으면. 어느 누군가는 말하지 않았나. 내가 남긴 발자국이 미래에 어떤 길을 내어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눈 덮인 광야의 한 걸음도 신중해야 한다.




1314 프리메라리가 32라운드
Granada CF vs FC Barcelona



또 졌다.
킥오프 직전까지 내가 무슨 생각을 했냐면, 오늘 경기에서도 진다면 바르싸가 한계에 봉착했음을 인정하는 꼴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내 자랑스러운 선수들이라면 내게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으리라 믿어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게임에서 졌고 설상가상 리가 3위로 내려앉았으며, 이제 자력으로 리그컵을 들어올리기 어려워졌다. 얼마전엔 챔스도 8강에서 탈락했지. 구단 분위기는 엉망진창이고 성적은 하등 나아지는게 없으며 선수들은 힘들어하고 나는 분노했다.



이 시점에서 무엇보다 슬픈점에 대해 말해볼까. 경기는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누군가 ‘오늘은 안되겠다’고 말하는걸 죽도록 혐오하고 객관적으로 안되는 날이 맞아도 오늘은 지겠다고 얘기하면 죽빵을 날리고싶어 손을 붕붕 흔드는 나조차도, 후반전 중반이 되자 더이상 역전의 가능성을 믿지 않았다는 점이다. 할 수 있다, 이길 수 있다, 스스로에게도 선수들에게도 마음을 다잡거나 응원을 보내지조차 않고, 그저 조용히 마음을 정리했다. 이번 시즌은 우승하지 못한다고.






시간의 흐름대로.
1 네이마르→ 레오







2 아드리아노







3 몬토야→ 네이마르







4 레오→ 페드로







일련의 플레이들을 견딜 수 없는 이니에스타.gif

이니에스타가 이 정도의 리액션을 하는 경우는 매우매우 드물기 때문에 소소히 상처받은 장면이기도.
오죽 답답하면 이니에스타가 저럴까 싶어서.






5 네이마르→ 이니에스타


그러나 본인도 소녀슛을 날리고 마오ಥ_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놀리는거 아니라능 상처받지말라능 사랑해여 이니에스타







6 레오







그와중에 내 덕심 자극하는 짤 두 개.messi


우리 메윽씨이 아프디망ಥ_ಥ






그와중에 잘생긴거야.messi







7-1







7-2


(레오 프리킥은 너무너무 아깝다만) 정말이지, 진심으로 이 와중에도 못넣는건 뭐냐고 생각했던 두 씬.
아주 돌았구나 돌았어.






8 네이마르







아래부터는 레오 온리.jpg

이 사진만 뺀다면
지고 선수들 울적해 있는 사진에 일일이 리사이징하거나 보정하고싶지도, 업로드 보관도 하기 싫으니까.







































































































그래, 진 사진에 일일이 보정外하며 시간을 쏟고싶지 않다고 말했는데 조금 더 솔직해지자면 포스트도 마찬가지다. 사실 사진만 올리려면 차라리 쉽지, GIF파일은 어차피 경기와는 관계없는 장면들이 대다수이고 내가 보고싶어서 만드니 그렇다쳐도 SWF는…. 이번 포스트도 (진경기 이후엔 종종 그래왔듯) 업로드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생각을 바꾸게 된건, 이 시간 이후부터 치뤄지는 경기들 중, 13-14시즌이 끝날때까지, 승패와 관련없이 내가 올리고 싶으면 올리고 말고싶으면 말 거라서. 그래봐야 어차피 남은 경기는 몇 개 있지도 않고 이래놓고 꼬박꼬박 올릴 수도 있지만 물론 이대로 업로드를 멈춘채 이번 시즌을 보낼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내가 싫거나 귀찮아도 늦어지더라도 내 블로그에 선수들 사진을 보러 오는 팬들이 아주 적은 수는 아님을 알기때문에 꼬박꼬박 올려왔지만… 남은 매경기 우승을 놓친 것에 아쉬운 소리를 하면 서로에게 스트레스일 뿐이지 않은가.







경기에서 지고 어느정도 정신을 추스린 후에 내가 가장 먼저 한 생각이 무엇이었을지 예상할 수 있었을까.
나는 바르싸가 경기에서 진 것에 미친듯이 분노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안심했다. 나는 아직도 저들이, 저들이라면 이기는게 당연한데, 순간적으로 멍청한 짓을 해서 지고 말았다고, 저들이라면 져선 안된다고 너무나도 당연히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이들에게 애정이 식었다면 졌구나, 그렇게 단념하고 말았겠지. 하지만 아직은 그런때가 아닌 모양이라고, 자기혐오와 자기연민을 동시에 느꼈다. 참 역겹고 아이러니한 일이다.






***
마지막은 경기가 끝나자 이니에스타에게 달려든 꼬마팬으로.
물론 귀여워서 올리는건 아님. 나는 선수들에게 돌진하는 사람은 그 누구 그 어떤 존재라도 귀여워하지 않기 때문에.



이 꼬마는 이니에스타에게 대체 뭘 바라는 걸까. 보통 난입한 극성팬들은 키스를 하거나 포옹, 악수를 하는 선에서 물러나고 유니폼을 들고 있다면 사인을 받는 선에서 끝내고 사진을 한번 찍어주면 물러나기 마련인데 이 아이는 이니에스타에게 들러붙어 장정들이 떼어내자 그제서야 억지로 떨어졌다. 이니에스타가 네게 뭘 더 해줘야했니. 평생 그렇게 이니에스타와 붙어살 순 없단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