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4 프리메라리가 32라운드
FC Barcelona vs Real Betis



되게… 되게 이상한 경기였다. 경기를  회상하자니 이상한 경기였지 하는 생각밖에 들지않는다. 알렉시스가 두 스푼, 메시와 이니에스타가 각각 한 스푼씩 얹은 게임의 지배자는 누가봐도 베티스였다. ‘여러모로’(.....). 재밌는 사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의 승리자는 바르싸라는 점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점도 이 점이다. 결국 경기에서 승리한 것은 바르셀로나라는 점.




물론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 모든것은 아니다. 아니지만 지금 이 마당이 되어서도 질 적인 부분을 일일이 지적할 순 없더군. 언젠가 이런 예상을 한 적이 있다. 경기에서 이기는 것만이 무엇보다 중요한 순간이 올 거라고. 막연히 상상만 해봤을땐 아주 씁쓸하고 자기혐오에 시달릴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닥치고보니 그렇지도 않더군. 경기력이나 내용의 질적인 부분이 언제든 차선이 될 수 있다는 예상과 현실이 단 하나 다른 것은 환경의 변화였다.












1-0 리오넬 메시









2-0 카스트로 자책골







3-0 리오넬 메시 추가골


그리고 지켜보던 벤치에스타


옷도 입다가 말고ㅋㅋㅋㅋㅋ
참 사실적인 리액션ㅋㅋㅋㅋ



























































***
응원피켓을 들고있는 어린 팬에게 유니폼을 선물한 핀투


이제 곧 주중의 챔스 경기를 치르게 될텐데 지난 경기 포스트에선 승질을 있는대로 내느라 전체적인 느낌에 대해 말하지 못했지만 깜누에서 비긴게 화나긴해도 일정부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지않은 것이다. 이런 부분에 대한 감상은 서두에 언급했던 모든것에 해당된다. 뇌가 하는 가장 합리적인 일이 무엇이던가. 아직 닥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상상을 하는 것과 현실이 되었을 때의 행동방식을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정의한다는 점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을 물고 늘어지는건 아집일 뿐이다. 결국 서로에게 가장 합리적인 행동은, 바르싸가 남은 경기에서 모두 이기면 된다는 거지. 나는 그러리라 믿어주는 것이고. 늘 그랬던 것처럼.



1314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FC Barcelona vs Atlético Madrid



사진 보정 해놓은게 아까워서 사진만 올리긴 한다만……. 아아, 정말 이렇게 의욕 떨어지긴 처음이다. 사실 블로그에 뭔가를 올린다는 행위 자체가 귀찮아서 ‘내가 대체 왜 이 짓을 하고 있지?’ 라는 생각은 종종 해왔다. 최근에는 하지 않은 말이지만 블로그를 시작하고 한참 뒤까지 내가 자주했던 말들을 기억하는 이도 분명 있을 것이다. 나는 싫증을 잘내서, 이 블로그-특히 포스팅 하나하나에 엄청난 시간을 쏟아 부어야 하는-를 언제까지 운영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고, 귀찮아서 못견딜 정도가 되면 언제든지 때려치울 거라고. 내가 무언가, 열정적으로 정성을 쏟다가도 하루아침에 때려치우는 것은 물론 놀라운 일 축에도 끼지 못한다. 내 취미는 바르싸 축구를 보는 것이지 축구를 보고난 후 포스팅을 하는것은 아니고, 이건 어디까지나 그 취미의 부가적인 요소이며 연장선이자 옵션일 뿐이다. 옵션은 선택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해서, 내가 업로드 하기 싫다 싫으면 안해야지 라고 결정하게 된다면 정말 미치게 바빠서 시간이 없거나 경기에서 졌거나(!) 정말 숨도 쉬기 싫을만큼 귀찮을때일 뿐일거라고 생각해왔고 그런 생각으로 만 4년을 유지해왔는데(놀랍게도), 이런 경우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 구단이 벌여놓은 별 엿같은 일들이 너무 막막하고 황망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싫다.

어느 누군가는 말했다. 인간에겐 자비가 주어지지 않는다, 불행은 원래 한꺼번에 오는 법이라고. 팀 순위가 3위까지 떨어졌을때 나는 생각했다. 이보다 나를 더 열받게 하는 일은 생기지 않을거라고. 그리고 푸욜이 이번 시즌이 끝나면 팀을 떠날 것이라고 생각했을땐 이보다 나를 더 슬프게 하는 일은 생기지 않을 줄 알았다. 커리어 하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빅토르 발데스가 시즌아웃 판정을 받았을땐 팀에 이 이상 엿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고 피케가 4주아웃 판정을 받자 존나 별 미친 이런 개같은 경우가 다 있구나 생각했다. 결국 팀은 홈에서 비겼고 분위기가 개선될 여지가 있을지 없을지 고민했다. 나는 여기에서 정말로 끝일 줄 알았다. 그게 실수였다.



























































































블라우그라나에 붙는 스폰서 문제로 내가 언젠가 그랬다. 스폰서가 붙는 것은 구단 재정을 생각해봤을때 마냥 반대할 수만은 없는 일이라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내게 그다지도 특별한 바르싸가 여느 클럽들과 다를바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슬프다고. 이번 문제에서도 물론 마찬가지다. 유소년 불법 영입문제라니ㅋㅋㅋㅋ 처음 들었을땐 정말 구단이 대체 어느정도까지 쓰레기짓을 했는지 알 수가 없어서 헛웃음이 났다. 기사들을 읽고 마음을 가다듬고나니 지금은 글쎄. 어느 선까지 화를 내면 좋을지 모르겠고 어디까지 분노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내 높은 프라이드 바르샤에 대한 무한한 신뢰 가장 특별한 팀에대한 열정을 가장 크게, 모조리 흔드는것이 그 보드진이라니. 이쯤에서 충분히 돌이켜볼 법한 문제다. ‘불행이 한꺼번에 닥쳐오는 것’은 불행인가, 차라리 행운인가.



1314 프리메라리가 31라운드
RCD Espanyol vs FC Barcelona



조금 생각을 전환하자면, 여태 해왔던 수많은 고민과 걱정의 가지들을 하나로 모아 커다란 줄기로 만든 후, 오히려 많은 수의 걱정을 덜게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팀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여야할지 선수들이 무엇을 보이고 어떤 것들을 해내야할지 외부적인 요인은 어떻고 내부적인 요인은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끼칠지, 하나하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제부터 남은 경기는 모조리 한 골을 먹히면 두 골을 더 넣으면 되는 것이다(헤일 하이드라!).




그러나 이토록 간단한 문제에 대해 예상치못한 변수가 생기고 말았는데, ‘많은 것을 걱정해야할 필요는 없다. 한 경기라도 지게 된다면 그 순간부터 모든걸 포기하면 되니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종종 경기가 너무나도 길게 느껴지는 것이다. 커다란 걱정을 마주할 기력이 내게 없고, 온 신경을 쏟아야하는 상황을 차라리 회피하고 싶어지기 때문에.












0-1 리오넬 메시 PK 결승골




그러니까 그래, 후반전 초반까지만 해도 나는 여전히 슬펐다. 에스파뇰은 준비를 많이 했는지 꽤 효율적인 압박을 해왔고 더욱이 나를 슬프게 했던 점은 그 좋은 수준의 압박이 꽤 오랫동안 유지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에스파뇰 선수들이 우리 선수들의 발목이나 무릎을 심심찮게 걷어차는것도 나를 슬프게 하는데 일조했다. 바르싸가 못해서 슬픔을 털어낼 수 없었다.






이 장면이




나오기 전까진.
내가 꼽는 이 경기의 최대 하이라이트 장면이 바로 이거(↑). 심드렁한 경기에 빅재미를 뿌려준 카시야 골키퍼에게 심심한 감사를. 레오에게 PK골을 내준게 어지간히 당황스러웠던지 왜 저런 아마추어도 하지않을 실수를 했는지 모르겠다ㅋㅋㅋ. 골키퍼가 퇴장 당하는 장면을 보는게 아주 드문 일은 아니지만 보기 쉬운 장면은 더더욱 아니라, 예상치못한 재밌는 전개에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는 내 광대..ಥvಥ

+그와중에




깨알같이 귀여움 발산하는 우리 메윽씨이_






6 하비 로페즈


설상가상 에스파뇰 서브 명단에 서브골리가 없어서 필드 플레이어가 골키퍼까지 맡게 되는데 웅성웅성 자기들끼리 골키퍼역을 정하더니 결국 당첨된 하비 로페즈. 사실 이런 타이밍, 예상치못하게 적합한 포지션을 찾는 경우(ㅋㅋㅋ)가 더러 있어왔기 때문에 카시야를 대신할 하비 로페즈가 어느정도는 해주리라 예상했다. 예상만큼 잘해서 더 재밌었고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후반 10분은 다시봐도 터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에스파뇰과 이 영광을 함께. 덕질 앞에 한없이 냉정한 내가 우리팀말고 (웃겨서) 씬 따준건 아틀레틱 클럽 이후 처음이쟈나ㅋㅋㅋㅋ








































































그나저나 포스트 업로드 하는 주기가 계속해서 늦어지고 있는데, 50%는 타의적이지만 50%는 자의적이라 변명의 여지가 없다. 말했듯 그 자의적 미적거림의 48%는 캡틴 아메리카탓이고 1%는 캡틴을 얼마만큼 더 만나야 내가 만족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느라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고 1%는 귀찮아서인데, 가끔은 레오도 캡틴도 나를 놔줬으면 좋겠다 ☞☜ 가끔은 못견디게 궁금하고, 선망하게 된다. “덕후가 아닌 삶(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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