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a America Centenario 2016 그룹D 2차전

Argentina vs Panamá

 

 

 

 

..와우. 리오넬 메시가 아직도 나를 놀라게 한다는 것에 다시금 그를 향한 존경심이 일렁인다. 해설자의 말대로 굉장한 활약을 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베스트에 손꼽힐만한 퍼포먼스는 아니었음에도, 그럼에도 여전히 나를 놀라게 한다는것. 그 점에 순수히 감탄한 경기였다. 이전 포스트를 마무리하며 나는 레오가 쉬어서 컨디션 관리를 잘 하면 좋겠지만 그 이상으로 유니폼을 입고 피치위에서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는것이 나의 원초적 행복이라고 말했는데, 이 순진한 열망을 다시금 확인받은 경기이기도 했다.

 

 

 

 

 

레오가 피치 위로 돌아와 무엇보다 기쁘다.

나는 축구의 참재미를 리오넬 메시와 함께 깨우쳤다. 리오넬 메시의 시대 이전에도 내 취미에 축구는 일찍이 존재했지만, 리오넬 메시의 등장과 함께 바르싸가 내 삶에 들어왔지. 그리고 나는 바르싸와, 레오와 꽤 오랜 시간을 함께 했다. 그 오랜시간이 지나도록 아직도 여전히 그의 플레이를 보며 놀랄 것이 남아있다니, 어쩌면 이토록이나 성실한 선수가 있을 수 있을까. 레오를 향한 그 충만한 애정과 놀라움이 함께한 코파 아메리카 D그룹 조별예선 2차전,

 

 

 

 

 

그 놀라움의 일부였던 알비셀레스테의 선제골

1-0 니콜라스 오타멘디

 

 

 

물론 너무 이른 시간의 선제골에 놀라고(!) 이후 꽤 오랜시간동안 추가골 없이

평이한 시간을 보낸 그들의 운영능력에 다시금 놀라기도 한 것만은 크게 새로울 것도 없지(숙연).

 

 

 

 

 

 

 

 

 

 

5 리오넬 메시

 

 

다시 얘기하지만 레오가 몸을 풀기위해 경기장을 크게 뛰기 시작하자 팬들의 함성이 터지고 경기장 분위기가 순식간에 어수선해 졌는데 이 일련의 장면들은 리오넬 메시의 위압감을 다시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가벼운 분위기의 친선전도 아니고 치열한 토너먼트 경기가 진행중인 그 중요한 때에 모든 팬들이 단 한 선수만을 집중하며 경기에 대한 흐름을 잃고 모두 휴대폰 카메라를 꺼내든다. 피치 위의 선수들은 이 흐트러진 분위기에 절로 긴장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저 몸을 푸는 것 만으로도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가져가는 단 한명의 선수를 마주해야하는 압박감은,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 만으로도 모든 시선이 집중되는 리오넬 메시가 갖는 압박감에 지지않을 거고.

 

 

그와중에도 좋은건 한번 더( ͡° ͜ʖ ͡°).shirtless

 

 

뭔데,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드는건뎈ㅋㅋㅋㅋㅋ

그렇게 레오는 후반 15분, 모든 기대를 등에 업고 출전한다.

 

 

 

 

 

그리고 8분 뒤

2-0 리오넬 메시 추가골

 

 

 

 

 

 

다시 10분 뒤

3-0 리오넬 메시 프리킥 추가골

 

 

 

A매치 시즌인지라 관심이 있든없든 내가 tv를 볼 수 있는 시간대에 하고있는 경기는 죄다 관전했는데

그러는 동안 멋진 골장면들을 많이 봐왔지만 레오의 이 프리킥 골은 그 중에서도 ‘이 주의 골’로 꼽고싶다.

 

 

 

 

그리고 이어지는 알비셀레스테의 다정한 골 셀러브레이션들.

우리 메윽씨이 그와중에 누구한테 입술 내미는건데ಥ_ಥㅋㅋㅋ

 

 

 

 

 

4-0 “리오넬 메시” 해트트릭

 

 

 

후반 15분에 들어와 폭풍처럼 3골을 휘몰아 넣은 리오넬 메시와

그가 몹시 자랑스러운 어린 축구팬이 빛나는 골 셀러브레이션을 한 후 그 주인공을 가리킨다.

 

 

 

 

열광하는 어린 소년과 그 소년의 손끝을 따라 앵글에 나타난 리오넬 메시.

 

 

 

 

 

5-0 쿤 아게로가 완성한 알비셀레스테의 마니따

 

 

 

순식간에 5대 0.

정말 폭풍같은 게임이었다. 레오가 들어온 뒤로(.....).

 

 

 

 

 

 

 

 

 

 

Ⅳ 경기가 끝나자 지치지도 않고 또 한명의 난입자가 생겼는데 

 

 

선수들에게 미처 다가가기도 전에 가드들에게 붙잡히자 놀라서 다가가보는 쿤과 레오.

안쓰러운 와중에도 난입한 친구가 10번 마킹을 한 블라우그라나를 입고있어서 기분이 묘하다. 네가 꾸레라면 더더욱 레오의 안전을 최우선시해야되지 않겠니? 너때문에 본분을 다하는 가드들도 괜히 곤란해지잖아 임마ಥ_ಥ 팬 개인에게는 동경하는 선수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일생일대의 찬스겠지만 A매치데이가 있는 날마다 거의 매경기, 난입한 팬들에게 갖에 애정공세를 받아야하는 레오도 참 안쓰럽다. 어휴.. 저것도 좋다고 저러는데 심정적으로도 공감을 못하는 바는 아닌지라 크게 비난도 못하겠고ಥ_ಥ..

 

 

무엇보다 뛰어 든 보람이 차고 넘치게도

 

 

레오가 다정히 안아줬어ಥ_ಥ

생일이냐 너ಥ_ಥ 그와중에 쿤 옆에서 넘나 케어해주고 있는게 왜이렇게 웃기지ㅠㅠㅋㅋㅋ

 

 

 

 

 

여러모로 마치 레오 메시 헌정경기 같았던 게임이 알비셀레스테의 압승으로 마무리되고 

 

 

경기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레오는 부상에서 돌아온 것이 기쁘고, 이기고 해트트릭 한 것은 더더욱 기쁘며 더없이 행복하다고 솔직한 기분을 모두 털어놓았다. 그리고 다리오 고메즈 감독 또한 다시 입을 열었는데, 그는 레오가 라인에 서자 대기심에게 남은 시간을 물었고, 대기심은 30분이 남아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레오에 대한 평을 마친다.

 

“we were already spent. Messi is a monster.

If you make a mistake and Messi is nearby, you pay for it.”



 

 

Copa America Centenario 2016

Argentina vs Chile

 

 

 

 

한 해 전 2015년의 습하고 뜨거운 여름, 그 열기가 정점에 달했을 때 라 알비셀레스테는 가장 마지막 고비인 칠레를 상대로 결승전에서 맞붙게 된다. 당시의 알비셀레스테는 그 한 해 전 월드컵 결승전에서 고배를 마신 슬픔을 털어내고자 했고 칠레는 자국에서 개최된 대회이니만큼 고국에서 그 트로피의 주인공이 되고싶어 했다. 승부차기까지 끌고간 그 치열한 진행끝에 축구의 여신은 결국 홈팀 칠레의 손을 들어주었고 알비셀레스테는, 2014년 월드컵 파이널에서는 독일에 패하고 2015년 코파 아메리카 파이널에서는 칠레에 패해 연거푸 비운의 주인공으로 남고말았지. 그리고 다시 1년이 지났다.

 

 

 

 

코파 아메리카 또한 여느 메이져 대회와 마찬가지로 4년에 한번씩 그 주기가 돌아오지만 올해는 그 이름만큼이나 특별한 해이기 때문에 기념적으로 치뤄지는 것인데,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1916년부터 2016년에 이르기까지 무려 100년의 역사를 완성하는 해인 것이다. 남미 축구의 꽃, 남미 축구 최대의 축제 코파 아메리카! 알비셀레스테는 칠레와 볼리비아, 파나마와 함께 D조에 편성되어 그 개막전을 지난 아픔의 리벤지 매치로 치뤄냈다. 지나간 시간은 돌릴 수 없으니,

 

 

 

 

 

과거를 딛고 미래를 바꿔야지.

1년 전에는 그러지 못했지만 1년 후의 아르헨티나는 칠레를 상대로 승리했다. 변화란 무릇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나는 여전히 알비셀레스테의 우승을 갈망하고, 그들의 자격을 다시금 확인받고 싶다. 비록 마지막에 울고 말았지만 2014년과 2015년의 여름에는 알비셀레스테와 함께 행복했는데, 올해 여름은 어떻게 기억될까.

 

 

 

 

 

 

 

 

 

 

 

1-0 앙헬 디 마리아 선제골

 

 

 

디 마리아가 골셀러브레이션 용으로 준비해온 티셔츠를 제대로 잡은 앵글이 단 하나도 없어서(ㅋㅋㅋㅋ) 나중에 알아본 바에 의하면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바치는 골셀러브레이션인듯 하다. 경기 며칠 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 에베르 바네가 추가골

 

 

 

후반전이 되어서야 겨우 선제골이 터지고 곧 추가골이 들어갔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경기가 아주 재미있지는 않았는데, 이 점 또한 한 시즌 전의 비극을 떠올리게 하는데 몹시 큰 도움이 되었다. 월드컵을 뜻깊게 마무리 하고 이후 코파 아메리카를 준비하는 동안 알비셀레스테는 내게서 자신들을 향한 애정을 지우고 우려를 남겼다. 그리고 어김없이 개성없는 축구를 하기에 다시금 서글퍼졌으나 그래도 이전 대회에서는 결승전에 다다랐으니 아쉬움을 여운으로 치환할 여지가 있었지. 하지만 이제는 과거를 추억하기 보다 현재에 대해 말해야 할 때다.

 

 

 

 

 

Ⅲ 물론, 레오가 돌아오고 난 후에(.....).

 

 

레오는 다행히 다음 2차전부터는 출전할 수 있다고.

부상도 걱정되고 프리시즌이니만큼 레오가 아무것도 하지않고 몸관리 하는 것에만 집중했으면 좋겠다가도, 이런 대회의 트로피를 욕심내지 않는 선수라면 필시 별볼일 없을테니 벤치에 앉아 팀메이트를 응원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은 못하겠다. 본인도 그러지 않을 것이고. 나는 레오가 이번 여름에도 열심히 뛰고, 드디어 만면에 미소를 지은채 우리 집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Ⅳ 부상은 절대로 안돼.

 

 

확실히, 본게임보다 더 재밌었던 리오넬 메시 멀티앵글.

거듭 말하지만 레오가 내내 쉬었으면 좋겠다는 것은 사실 정말로 영양가 없는 립서비스 수준의 가벼움에 지나지않고(ㅋㅋㅋㅋ) 레오가 벤치에 앉아있는걸 보느니 유니폼 입고 피치 위에서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는게 제일 좋다. 리오넬 메시 플레이가 주는 즐거움을 어떻게 포기할 수 있을까.

 

 

 

 

 

 

 

 

 

 

 

 

 

 

 

 

 

 

 

 

 

 

 

경기가 끝나자 피치 위에서 대화를 나눈 클럽메이트.

 

 

 

 

 

 

 

브라보가 레오에게 다음 경기에선 뛸 수 있는지 물어봤다고.

 

…….

아르헨티나가 이번에는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정말 모르겠고, 궁금하다.






2015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
Chile vs Argentina




축구 질린다 진짜. 축구 싫어 너무 싫어 완전 싫어어엉ㅓ악엌!!!!!!!!!!!!!!
축구 싫으니까 농구 얘기를 잠깐 해보자. 정확히는 농구 만화의 바이블, 슬램덩크에 대해서. 북산이 전국대회 티켓을 손에 넣기 위해 능남과 시합하게 되었을 때. 채치수는 농구를 시작할 무렵부터 전국대회에 진출해 자신의 우상이었던 산왕공업과의 결승 게임을 치루는 그 날을, 그 꿈이 이루어지는 날까지-물론 결승전은 아니었다만- 단 한순간도 잊지 않고 노력했다. 그 노력의 시작으로 채치수가 고교농구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할 무렵, 조금 더 이르게 이름을 알린 선수가 있었지. 그는 엄청난 신체조건으로 주목 받았으나 이내 ‘덩치만 클 뿐’이라는 조롱을 들으며 조용히 이를 갈아온 변덕규의 이름이었다. 이후 변덕규는 신체조건만 좋을뿐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야말로 피를 토하며 연습하고 노력한다. 그의 노력과 바람은 채치수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이윽고 그들의 고교 대회 마지막 해의 전국대회 예선전, 경기종료 6분을 남겨두고 드디어 북산은 능남을 61vs46 이라는 놀라운 스코어로 앞서지. 당시 파울4개로, 퇴장을 당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벤치에 앉아있던 변덕규가 코트로 돌아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도 이 시점이다.


 


변덕규는 스스로 지금의 찬스가 마지막 기회가 될 것임을 알았다. 이 찬스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각오로 전에없는 집중력을 불태운 능남의 주장은 파울을 두려워하지 않고 플레이에 임해 윤대협에게 패스하고, 그 윤대협이 연결한 볼은 황태산의 손을 떠나며 드디어 능남의 반격이 시작되는데, 그 때 변덕규는 생각하지. “내가 30, 40점을 넣을 필요는 없다. 우리에겐 점수를 따낼 수 있는 녀석이 있다. 나는 팀의 주역이 아니라도 좋다”.

물론 결국 전국대회 티켓을 손에 넣는것은 북산이지만, 이 게임에서 리더로서의 자질과 스스로의 기량을 증명한 번덕규의 마음가짐은 패자를 존중하게 하는 초석이 된다. 물론 승패를 초월해 완연한 한명의 선수에게 갖는 존경심에 대해서도. 내가 이 이야기를 뜬금없이 꺼내는 이유가 뭘까. 알비셀레스테 경기를 보고 있으면 몇몇의 플레이어들에게 변덕규의 이 마음가짐을 투영시키고 싶기 때문이다. 자, 만화책을 펴. 북산과 능남의 시합을 봐. 개개인이 주역이 되지 않더라도 네가 헌신한 팀이 우승한다면, 결국 당신 또한 승리의 주역이 되는 거야.





1 레오→ 아게로













2 레오→ 라베찌(오프사이드)






3 알비셀레스테의 프리킥 찬스


레오가 볼을 처리하고 알비셀레스테 선수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위해 고군분투 하는데 쉽지가 않다. 보다시피 칠레 선수들이 양 팔과 온 몸을 던져 알비셀레스테 선수들을 방해하거든. 하지만 주심은 최소한의 구두 경고 조차 없이 넘어갔고 이런 상황은 코파 아메리카가 진행되는 내내 이어져 왔기에 새삼스럽지도 않더군. 정말 매너 엿같았던 콜롬비아전이 끝나고 알비셀레스테 선수들 몇몇은 주심에게 대체 왜 파울을 불지 않느냐고 물으니 주심이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여긴 남미고, 이게 남미의 방식이야”. 이게 뭔 개같은 소리야? 아르헨티노들은 남미사람 아니라서 코파 아메리카 뛰고 있냐 병신아;;;;;;


심지어 이름도 부르기 싫은 저 17번 새끼가 내 소듕한 메윽씨이 명치를 차는데


경고 카드 한 장 받고 넘어가더라고? 존나 옥타곤인줄 미친
상대팀 선수는 패도 되지만 판정에 항의하면 카드 받거나 퇴장 당하는 남미의 방식 잘 기억해둬야겠다^^





4 레오→ 라베찌→ 이과인


이건 정말 놓쳐선 안되는 찬스였는데, 결국 이 모든 찬스들을 놓치고 아르헨티나는 결승까지 와서야 결승 연장전/후반을 모두 소화하고 기어이 승부차기를 앞두게 되었다. 서두에 변덕규 이야기를 하며 알비셀레스테 선수들이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한번쯤은 되돌아 보기를 바랐지만 아르헨티나의 경기를 봐온 모든 이들이라면, 리오넬 메시만은 내가 매섭게 쏘아대는 눈치에서 벗어나 있음을 짐작할 것이다. 리오넬 메시는 옛저녁에 주역의 자리를 포기했다. 참 재밌는말 아닌가. 그 “리오넬 메시”가 자신은 이 게임의 이 대회의 이 팀의 주역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것이. 레오는 이미 오래전에 학습한 것이다.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 결국 그 영광이 다시 스스로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라 마시아에서 바르싸에서 유스 월드컵들에서 지난 브라질 월드컵의 무대에서.

대회가 끝나고나니 ‘리오넬 메시도 별거 없더라’, ‘리오넬 메시도 팀을 위해 변해야 한다’는둥 잡음이 많더군. 뭐 그것도 의견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면 좋겠지만, 나는 때때로 사람들이 리오넬 메시에게만은 정말로 가혹하다고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리오넬 메시가 아르헨티나를 위해 이 이상 얼마나 더 변해야 하지? 그는 이미 그가 할 수 있는 모든걸 자신의 나라를 위해 바치고 헌신하고 있다. 더 희생하라고 하지 않아도, 이 이상, 더 그럴 수 조차 없을 만큼.









하지만 그들은 결과를 내놓지 못했고, 승부차기가 막 시작될 즈음 눈물을 보인 마스체라노


Mascherano. “I have no words to describe it. It is what it is. I hope ARG can win in the future.
I'd like to enjoy wearing this shirt, but I have to suffer. Wearing it is like torture. I can't find an explanation.”

경기가 완전히 끝난 후 마스체라노는 기쁨을 가져다줄 순 없었지만 자신들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한다며 위와 같은 코멘트를 덧붙이는데, 분명 저 찰나의 순간에 문득 고개를 든 것이리라. 사실 승부차기는 모두에게 괴로운 일이지만 제 발끝으로 모든것이 결정되는 선수들만큼은 아닐거다. 그 부담감이 얼마나 무거운지, 마스체라노는 알비셀레스테 유니폼을 입는 것이 고통이고 고문과 같다고 한다.





아르헨티나의 승부차기 첫번째 키커, 리오넬 메시


칠레의 선축으로 시작되었으나 리오넬 메시의 성공 후, 알비셀레스테는 이과인과 바네가가 나란히 실축하며 결국 PK4-1 스코어로 준우승을 확정짓는다. 벌써 두번이나 우승 한걸음 앞에서 그 꿈이 좌절 되었으니 알비셀레스테 유니폼을 입는 것이 고통이며 고문과 같다는 서글픈 소감이 절절히 와닿는다. 이전 포스트에서 내가, 모든 게임을 이기고 올라와 가장 마지막이 되어서야 단 한번 패하는것이 가장 최악의 결과를 낳기에 은메달리스트들에게는 비운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고 했지. 지금의 아르헨티나는 그 단어만큼 잘 어울리는 표현이 없을 정도다. 차라리 아예 못해서 일말의 희망도 없다면 알비셀레스테는 처음부터 다시, 모든 방법을 강구해볼 것이다. 하지만 월드컵에서도 준우승했고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준우승 했다. 과감히 모든것을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보느냐, 지금까지 이뤄놓은 ‘나쁘지 않은 것들’에 보완을 더하고 더해 더욱 강해질 것이냐. 이 최악의 갈림길 앞에 놓인 것이, 알비셀레스테의 비운이다.




 











































레오가 축구하는 모습을 보고있으면 너무나도 특출난 재능에 감탄하며 막연히 생각하게 된다. 저 정도 선수라면 언젠가 자연히 월드컵을 들고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우승하게 될거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지극히 당연하게도. 다신없을 재능의 리오넬 메시도 실수할 때가 있고 피로도 느끼고 비판과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고통 또한 겪는다. 자연히 이루어지는 것은 없더라. 축구는 11명이서 팀을 이루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가장 슬픈 것은, 이 점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는 것 또한 리오넬 메시 자신이라는 점이다. 레오는 모든 트로피를 들어올릴 준비가 되어있다. 정말로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쪽이 어디인지 잘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내가 메시 팬이라서 패배의 원인을 아르헨티나에 돌린다고 생각하겠지만 아니, 팬심이 아니라 그게 현실이다.






사실 대회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올해 코파 아메리카를 미리 100주년 대회로 할 것이지, 정말 욕심에 눈이 멀어서 내년에 또 CA2016 대회를 개최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되고보니 바로 다음 해에 다시한번 코파 아메리카 트로피를 들어올릴 기회가 다가옴에 감사하게 되더군(ㅋㅋㅋㅋ). 마스체라노가 알비셀레스테 유니폼을 입는 것은 고통이라고까지 말했지만 이들은 그 고통에서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고 싶지도 않을 것이고. 선수들 대부분이 목에 걸린 은메달을, 시상대에서 미처 다 내려오기도 전에 거둬들인다. 자랑스럽지 않을리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쁘지도 않은 것이다. 나는 알비셀레스테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 고쳐쓸 수 없는건 과감히 버리는 결단도 필요하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선수가 있는 팀에 비운이라는 단어를 남기는 것은 어울리지 않으니까.


경기가 끝나자 피케는
Pique. "Congrats to Chile and Bravo for their first Copa America ever! And although you didn't win, Leo, you know you're God."
이런 멘션들 남겼다. 그 어떤 단어도 문장도 레오를 위로할 순 없겠지만 오랜 친구의 애정어린 농담은 조금 다르겠지.


무신경한 사람들은 레오가 번번히 우승컵 앞에서 좌절할 때마다, 최고의 선수라며 찬양을 해대면서 그 팬들이 왜 국가대표 커리어에 그렇게 목숨을 거느냐고 묻는다. 그리고 나는 이 순진한 호기심에 매번 분노를 느끼지. 리오넬 메시가 원하는게 그것 뿐이라잖아. 레오가, 아직은 들지못한 단 두개의 트로피만을 원한다는데, 그 꿈을 믿고 함께 지지하기 때문에 내가 레오의 팬임을 자처하는 거다. 어느새 주문처럼 말하듯, 레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니까.





150706@ There's nothing more painful in football than losing a final



 Leo Messi. “There's nothing more painful in football than losing a final. But I don't want to leave it any longer to say
thank you to everyone who has always supported us and continued to during the tough moments.”


팬들이 걱정할 것을 신경썼는지 레오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로운 글을 업데이트 했는데, 팬들을 향한 감사인사 이상이 담긴, 고민 가득한 주장의 메시지와 함께 올라온 사진이 AFA 앰블럼 사진이라 더 안쓰럽고 귀여워서 웃프다. 마스체라노는 이 유니폼을 입는 것을 -양가감정이 담겼을- 고문과 같다고 했지만 사실 레오는 가슴에 아르헨티나 국기를 다는 것이 가장 자부심 넘치는 일이라고 했다. 레오가 이 열렬한 짝사랑을 끝낼 수 있다면, 정말 그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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