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7 프리메라리가 20라운드
Real Betis vs FC Barcelona





인생을 제 명命에 다하지 못할 그 긴박한 위기의 순간에 대해 생각해보자. 생각해보니 그 순간에 조차 내가 왔다갔노라 말 한마디 남기지 못한다면 못내 억울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지금까지의 나는 내가 살아왔다는 그 흔적도 나를 기억하는 그 누구도 없이, 우주의 먼지처럼 이 지구상에서 증발할 수 있기를 바라왔지만, 어제부로 내 유언장의 최초이자 마지막 한 줄을 새겨놓기로 했다. 내가 축구를 보다 억울해 뒤지거든, 축구의 신이 굽어살피어 좆같기 한이 없는 라 리가의 주심혁명을 일구어 주시고 부디 골라인 판독기를 도입해주소서, 메멘.


 


바르싸는 형편없었고 베티스는 제법 준수했으며 주심단은 여느때와 같이 태만했으나 여느 때보다 무능했다. 비록 형편 없었으나 결국은 승리를 거둘 수 있었을 게임에서, 멀쩡히 두 눈 뜨고, 황당히 한 골을 빼앗겼다.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르는 점은 처음 겪는 일도 아니라는 거다. 라 리가 주심단의 범우주적 무능함에 치가 떨리고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 분명한 협회에 분노가 치민다. 언젠가 얘기했듯 내가 더이상 축구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날이 온다면, 그건 내 사랑하는 바르싸조차 나를 달래줄 수 없을 정도로 무능한 협회에 질릴대로 질리고 난 후일 것이다.

너무나도 분노한 나머지 오늘 경기는 포스팅 예정에 없었는데….





0. 꼬마가 뭔가 귀여운 소리를 했는지 피케도 비달도 라키도 나란히 웃는게 귀여운 씬과




레오랑 악수하기 전에 배에 손 슥슥 닦는 슈터겐 매너 왜 귀엽냨ㅋㅋㅋㅋㅋ

이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일요일 밤 8시 경기였다. 누차 말하지만 이런 시간의 경기는 재앙이나 다름 없다. 더욱이 바르싸는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받지 못한채 원정길에 올라야했고-물론 이 경기가 끝난 후에도 주중의 컵대회와 다음 리가 경기가 쉴틈없이 붙어있으며- 평소 컨디션을 되찾을 여유도 없이 현지시간 정오에(!) 경기가 시작되었다. 스스로 바르싸가 형편없는 경기를 했다고 언급은 했지만, 이 정신나간 스케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아주 가혹한 평가라는 것도 부정할 이유는 없지.





1 루이스 수아레즈






Ⅱ 마티유→ 수아레즈






Ⅲ 피치 밖으로 나간 공을 주으러 가던 수아레즈



아이고 감독놈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에는 지가 공을 잡을 생각이었던 것도 같은데 수아레즈가 뒤따라 오는것을 알아채고는 발짓으로 공을 슬쩍 더 멀리 밀어냈다. 물론 감독의 이 행동이 어떻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오심이 여러차례 나온 이후고, 덕분에 내 눈매가 한껏 더러워진데다 기분이 몹시 좆같은 와중에 이 꼴을 보니 내가 열이 받아요 안받아요. 이 경기 보고 진짜 열받음을 주체할 수 없어서 분노의 질주를 한편 복습하고 잤다. 미친듯이 다 때려쳐부수면 내 기분이 조크든요. 나도 아메리칸 머슬 한대주라ㅠ,, 잔디고 나발이고 존나게 밀어버릴라니까.





2 투란→ 네이마르→ 수아레즈의 온사이드 플레이



부심 눈에는 오프사이드랍니다.





3 레오→ 비달






Ⅱ 경기는 열받아 죽겠는데 그와중에



메윽씨이가 귀여운거야ಥ_ಥ 끄응ಥ_ಥ
저 동그란 머리통 쓰담쓰담 뽀뽀쪽 해주고싶다ಠ_ಠ 레오가 내 멱살을 끌어잡고 이번 시즌에도 어김없이 라리가를 챙겨보게 만드는 사실이 서글퍼 나도 저 포즈로 울고싶고ಠ_ಠ. 내가 살아오면서 성립해온 기준과 취향을 저혼자 몽땅 갈아엎는 바람에, 열받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닌데도 아직도 축구를 본다고 아직도ಥ_ಥ! 그래.. 레오가 무슨 죄냐 레오에게 죄가 있다면 너무 귀여운죄( ͡° ͜ʖ ͡°)

메윽씨이 귀여움 어필하는거나 보면서 평화롭게 살고싶은데,





4 들어간 공도 골문 안에서 쳐내면 노골이랍디다




두번째 플짤은 아래 77분 시퀀스의 리플레이가 같이 나옴.
존나 그냥 육안으로봐도 아이사 만디 선수 자체가 골라인 안으로 들어가있는데 이걸 못보는 안구를 과연 안구라고 볼 수 있나 궁금한 수준. 그 반동으로 안그물까지 흔들리고 있는데 주심과 부심은 골로 선언하지 않았다. 리플레이가 나오기도 전에 골인 것을 다수가 알아볼 수 있는 이 상황이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아 차라리 골라인 판독기를 도입하길 바라는 실정이라니. 84분에 리플레이 되는 (77분)장면처럼 골라인에 걸려있는 것도 아니고, 존나게 들어가있는 골도 기계가 판단해줘야 득점인지 알 수준이면 주부심은 대체 하는 일이 뭐지? 애초에 주심이 왜 존재하겠느냐고.





같은 장면을 단지 느리게 만들었을 뿐인 gif.






노랗게 표시한 부분이 공이고, 물론 볼을 표시하지 않더라도 그 볼을 쳐낸 선수의 몸 전체가 골대 안에 들어가있는데 그 무능한 주심을 포함한 협회는 왜 경기가 끝나고 만 24시간이 지나는 이 와중에도 아무런 재스쳐가 없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그래, 물론 이번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일이 있기나 했었냐는듯이 무탈하게 넘어가겠지. 그 사실이 불보듯 뻔해서 더 열이 받는다.





다른 앵글의 기사 사진을 봐도 변하는건 없다. 네이마르에게도 붉은 표시가 되어있는 것은, 이 혼잡한 과정 중 목덜미 부근을 채여 넘어지기까지 해 패널티를 주장했는데 물론 묵인되었다고. 이정도로 명확한 오심을 보고도 경기 후에 아무런 리액션이 없다는 사실이 믿을 수 없이 황당하다. 더 황당한 것은 그럴 줄 이미 알고있는 나 자신이고. 웬만한 유럽 리그에는 죄다 도입된 그 골라인 판독기도 없는 라리가에서는 그냥 눈 뜨고 빼앗긴 쪽이 호구라는거지.





5 골라인에 걸친 또다른 시퀀스



그래, 이런 수준의 플레이에 대해 얘기하며 골라인 판독기 도입 문제가 나오는게 당연한데 위의 상황은 이보다 더 명확하지 않은가 말이다. 스페인의 모든 언론이 골라인 판독기에 대해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와중에 라리가의 회장은 태연히 말했다. 그게 필요한가? “돈이 너무 많이 드는데”.

?
다이소 가서 은색 스프레이 좀 사와야겠다. 내가 저 얼빠진 새끼 데리고 발할라 가겠습니다.
기억해줘 V8! V8! V8!





6 오심 때문에 이 불운한 경기의 유일한 득점으로 기록된 루이스 수아레즈의 골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황당하기 짝이없게도 비긴채 끝냈다. 라리가 자체도 짜증나 미칠 지경이지만 이 경기의 기록될만한 오심을 보고도 ‘오심 탓하기에는 바르셀로나의 경기력도 엉망이었다’라는 태평한 소리를 하는 소수 팬들이 있더군. 누가 모르냐고 시발 나는 경기력이랑 오심을 왜 동일시 하는지 도대체 모르겠다. 언제부터 축구가 경기력 좋은 팀이 승리하는 스포츠였냐 그냥 존나게 골을 많이 넣는 팀이 이기는 게임이라고. 저렇게 말하면 쿨한 줄 알고 입 터는 순진한 호구들을 보면 내 복장이 터지니까 제발 입 좀 닥쳤으면 좋겠다.





경기는 끝났고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돈이 많이 들어서 리가 명예가 실추되어도 관심이 없다고 말하는 머저리가 회장으로 군림하는 프리메라리가인데, 아무렴. 언젠가는 이런 일들에 일일히 화 낼 의지조차도 상실하는 날이 올까봐 무섭다. 프리메라리가는 나날이 매력을 잃어간다. 통탄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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