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울한 기분으로 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글을 읽는데, 담담히, ‘다비드 비야 덕분에 바르셀로나의 팬이 되었는데’ 하고 운을 떼는 글이었다. 내용은 별 특별할것 없이, 비야덕분에 바르셀로나의 팬이 되었는데 비야의 긴 부상이 슬프고, 당분간 그를 피치 위에서 볼 수 없게 되어 유감이라는 간단한 글이었지만 슬픔이 뚝뚝 묻어나오는 글이기도 했다. 가끔, 남 가르치려 드는걸 좋아하고 여자축구팬들이 하는 선수들 얘기에 막무가내로 오그라든다며 진저리를 치는 인간들이 듣기에는 제법 거북하겠지만 나는 코끝이 찡했다. 적어도 저 사람에게 바르셀로나는 다비드 비야가 아니었으면 아무래도 좋았을 클럽, 바르셀로나 따위에 지나지 않았을텐데 그런 클럽에, 비야는 한 사람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져다 주었다. 리오넬 메시의 바르셀로나가 나에게 그랬고 과거 다비드 비야의 발렌시아가 그랬으며, 이제는 다비드 비야의 바르셀로나가 저 한 명의 소중한 팬에게 그렇듯이.
나에게 비야는 처음부터 바르셀로나와는 별개의 선수였다.
내가 바르샤와 라 리가에 적응하기 시작하고 다비드 비야가 바르셀로나와 강한 링크가 있었다는 소식에도 설레어보고,
그런 소식으로부터도 다시 시간이 흘렀을때, 비야는 바르셀로나로 왔다.
내가 바르샤와 라 리가에 적응하기 시작하고 다비드 비야가 바르셀로나와 강한 링크가 있었다는 소식에도 설레어보고,
그런 소식으로부터도 다시 시간이 흘렀을때, 비야는 바르셀로나로 왔다.
바르셀로나의 7번 셔츠를 입게 된 비야에게 첫 시련은 엘클라시코를 앞두고 찾아왔는데, 그는 골가뭄에 시달리고 있었다.
비야는 아직 바르싸의 전술에 익숙해지지 않은 모양이다, 불안하다, 폼이 떨어졌다, 비난 여론이 고개들기 시작했고 급기야 라이벌팀의 오만한 감독은 “다른 팀에 보면 벤제마 보다 더 비싸게 와서 골을 못 넣는 선수가 있다”며 입을 놀렸는데,
곧 의미심장한 카툰이 나에게 심심한 위로가 되었지.
비야는 아직 바르싸의 전술에 익숙해지지 않은 모양이다, 불안하다, 폼이 떨어졌다, 비난 여론이 고개들기 시작했고 급기야 라이벌팀의 오만한 감독은 “다른 팀에 보면 벤제마 보다 더 비싸게 와서 골을 못 넣는 선수가 있다”며 입을 놀렸는데,
곧 의미심장한 카툰이 나에게 심심한 위로가 되었지.
Villa “이게 날 두고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엘 클라시코에서 보자고.”
그리고 그 골 못 넣는 스트라이커는, 지상 최대의 더비전이라 하는 엘 클라시코에서 두 골을 밀어넣고 보다 화려하게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그의 통쾌한 증명이 나는 순수하게 기뻤다. 하지만 라 마시아 출신의 선수들 사이에 조금의 위화감도 없이 스며든 줄 알았던 스트라이커는 후반기에, 다시 위기를 맞는다. 골이 드문 스트라이커를 향한 비난은 조금 더 강해졌다. 하지만 비야는 늘 담담히 인터뷰했다. ‘맞아, 스트라이커는 골로 자신을 보여줘야 해. 하지만 바르싸에선 골을 넣는 것 보다 중요한 일도 있지.’ 시즌 초반의 폭풍과도 같았던 활약을 하지 못해도 그는 주늑들지 않았다. 저 대답은 분명 골을 못 넣는 스트라이커의 변명이 아니라 발렌시아의 슈퍼스타가 바르싸에 왔을때, 레오 메시라는 존재 그 자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그의 훌륭한 조력자가 되고 있다는 자신감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리고 그는 곧 자신의 첫 챔피언스리그 파이널, 웸블리의 그 무대에서 바르싸가 빅 이어를 들 수 있도록 마침표를 찍었줬지.
“그 골의 중요성, 그 시나리오에 있어서, 골을 터트리지 못했던 많은 시간들에 대해서,
그리고 많은 일에 있어서, 그 골은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골이었다고 생각해.”
***
한참 죽상을 하고 있다가 근육도 지치는지 슬슬 얼굴이 풀린다. 나는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일에 감정을 소모하는게 정말 싫은데, 늘 그게 잘 안된다. 죽을 상을 하고 있던 표정은 처음에는 화를 냈다가, 점점 슬퍼지기 시작했다. 고작 몇 경기에서 골을 못넣는다고 팬들에게 모진 소리를 듣고 단지 표정이 좋지않다고 루머가 쏟아져 나와 이적설에 힘을 더하고 메시와의 불화설은 연이어 터지고, 현지에서는 정말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곳에선 시간이 갈 수록 팬들의 모진 소리는 정말 못된 소리로 바뀌어갔다. 그래도 그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비야는 너무 쉬지않고 달려왔다. 이 긴 부상에 불행해 하지않고 조금 긴 휴식을 얻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물론 그러겠지, 비야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훨씬 강하고 남자답고, 어른이니까.
챠비는 비야의 웸블리 결승골에 대해 말할 때 마치 자기가 골을 넣은 것처럼 기뻐했는데,
그간 옆에서 다비드 비야를 지켜보며 느껴왔던 이야기들을 솔직히 털어놓으면서 마지막엔 이렇게 덧붙였다.
그간 옆에서 다비드 비야를 지켜보며 느껴왔던 이야기들을 솔직히 털어놓으면서 마지막엔 이렇게 덧붙였다.
“좋은 사람에겐 언제나 좋은 일만 일어나기 마련이야.”
우승컵을 향한 바르싸의 릴레이 도중 번번히, 몇번이고 바르싸를 힘들게 하는 발렌시아, 그 중에서도 다비드 비야는 정말 특별했는데 그의 특별함은 피치안팎으로 들려오는 팬들의, 팬이 아닌 사람들에게서도 열렬한 지지를 받는 그 위풍당당한 모습이 더해져 나는 발렌시아의 다비드 비야를 정말 자랑스러워 했다. 요즘도 가끔 생각하는데, 내가 리오넬 메시보다 그런 모습의 다비드 비야의 존재를 조금만 더 먼저 의식했었더라면 지금의 내가 우승을 열렬히 열망하는 클럽은 바르셀로나가 아니라 발렌시아였을 지도 모르겠다고. 그렇게 다비드 비야는, 나에게 있어서 또 다른 영웅의 이름이었다.
Animo, Guaje.
물론 지금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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