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 프리메라리가 8라운드
FC Barcelona vs SD Eibar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북산고교 농구팀의 마지막 돌풍이었던 산왕공업과의 전국대회 2차전. 두려움마저 털어낸 북산의 뜻밖의 선전이 이어지자 산왕공업의 승리를 보러왔던 관객석이 동요로 조용해진다. 그때 고교레벨을 이미 초월한 수준의 정우성이 북산 주전들을 모두 제치고 높이만은 따라갈 선수가 없는 강백호의 점프 역시도 훌쩍 넘겨 득점에 성공하자 그제야 조용했던 관중들이 힘차게 산왕의 이름을 다시 외치기 시작하지. 여기서 객석의 반응이 하고자 하는 말은 두가지다. ‘북산은 여기까지 정말 잘해왔지만’, ‘교교농구의 제왕 산왕공업이 지는 모습은 아직 받아들일 수 없다.’




바르싸가 조금이라도 고전한 경기에선 내가 늘 같은 얘기를 하지. 분명 재밌는 경기였을 거라고, 내가 ‘바르샤의 팬이 아니었다면’. 그런, 정말이지 그런 경기였다. 지난 2013-14시즌 세군다리가를 평정한 바스크의 작은 팀 에이바르는 드디어 프리메라리가로 승격해 8라운드 째에 퍼스트 리그의 오랜 명문팀을 상대하러 캄프 누에 도달한다. 그 과정까지도 이미 드라마틱 하지만 설상가상(.....) 산왕에 맞서는 북산의 모습을 축구버젼으로 보는가 했다.






무득점 상태로 전반을 마무리한 바르싸가 팬들의 기대와는 달리 노도의 후반을 맞이하고
드디어 후반 60분, 챠비 에르난데스의 이 선제골이 터지기 전까지는.

1-0 Enrique. “Whether he plays or not, Xavi always helps the team.










그리고 12분 뒤 네이마르가 득점을 추가하며 후반 72분,
바르샤 2-0 에이바르





어제까지는 이른바 듣보잡 팀이었던 에이바르는 너무 의욕적이라 종종 거친 플레이가 나오는 것만 빼면 생각보다 좋은 팀이어서 놀랐다. 물론 그들의 좋은 플레이와는 별개로 시즌 초반의 승격 팀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실로 그 의미를 증명하는 경기이기도 했고. 이번시즌 말미에 에이바르가 어떤 순위를 기록할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의욕 넘치는 前세군다리가 탑3가 가장 힘이 넘치는때, 어떤 고난도 헤쳐나가리란 기세가 있을 때, 일찍이 대전팀으로 만나는건 늘 위험하다. 물론 바르싸는 A매치데이의 피로가 묻어있어 좋은 플레이를 했다고 보기어렵고 결국 이겨야 본전인 팀의 딜레마를 다시 생각하게 한 경기로 남았다 하더라도.












모든 기록의 새로운 기준이 될 실력이 있는데,
욕심내지 않으면 그만한 재능낭비가 없지 않은가.

차세대 역사의 시작까지 딱 한 골, 리오넬 메시 개인통산 250번째 골








프리메라리가 올타임 스코어러 타이기록까지 남은, 단 한 골.




리오넬 메시의 위대함, 내게 리오넬 메시가 갖는 의미따위 등을 이제와서 늘어놓는들 의미도 없지. 그럼에도 매일 밤 달빛을 받으며 눈감고 내리쬐는 태양빛 아래 눈을 뜨듯 그렇게, 매일매일 당연히 일어나는 일들처럼 더 사랑스럽고 더 자랑스럽다. 딱 한가지. 감독이 쉬라고하면 좀 쉬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것만 빼면(ㅋㅋㅋ). 리오넬 메시는 그 과르디올라 감독도, 티토도, 타타도 쉬게하지 못했고 그 유감스럽기 짝이 없는 전통은 루쵸에게까지 이어지려나 보다. 레오가 원하면 세상 모든것을 주고싶고 원하지 않는다면 내 모든것을 희생해서라도 들어주고 싶지만, 피로누적을 염려한 휴식시간 보장만은 절대로 양보 못하겠다. 팀이 리드하고 있을땐 조금만 벤치에서 쉬면 안될까, 내 사랑?































포스트 끝내기 전에, 정말 언제고 나를 열정에 불타게 하는 슬램덩크 얘기가 오랜만에 나왔으니 새삼 다시 얘기해보자. 나는 북산 못지않게 산왕을 응원했는데, 그건 내가 정상에서 내려오는 것들을-산왕공업이나 바르샤, 비단 축구에 관련된 일이 아니어도- 보는 것을 진심으로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산왕처럼 매력있는 팀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지. 모두가 북산의 기세에 놀라고 그들을 응원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동안, 아무리 좌절시켜도 끈질기게 일어나고 끝없이 달아나도 계속해서 따라붙으며 지치지도 않게 파이팅 넘치는 북산 선수들이 마지막 의지를 불태울때, 산왕은 그런 북산을 보고 웃었다. 자신들의 한계를 시험 해보고싶어 하고, 또 그들을 넘어 승리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하지만 우리는 그 해의 전국대회에서 산왕이 거둔 성적을 모두가 알지.


이 경기에선 산왕과 같은 결과를 내지않아서 다행이다. 그럼에도 만화엔 없고 영원히 확인할 수 없는 다음 시즌, 산왕은 그 어느팀 보다 더 강한 모습으로 돌아왔을 것이다. 나는 바르샤가 완성형 산왕공업이었으면 좋겠다. 채치수가 평생을 꿈꿔온 전국대회 결승전의 유일무이했던 대전팀, 그 대단한 채치수 마저도 한 명의 농구팬으로서 선망했던 그 견고함과 빛나는 영광이 영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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