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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ça A/17-18

180221 챔스16강1차전 첼시FC vs FC바르셀로나

by 로♥ 2018. 2. 22.



1718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Chelsea FC vs FC Barcelona





나는 첼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드물지만 긴 시간동안 바르싸와 첼시는 꽤 피곤한 관계로 엮여왔기 때문이기도 하고, 물론 그렇지않았다 하더라도 딱히 호감가질 구석을 찾지도 못했을 것이다. 해서 딱히 재미를 기대한 경기는 아니었으나 뜻밖에도 경기는 나쁘지않았다. 무엇보다 지금의 첼시가 너무나도 생소한 탓에 내가 아는 이름을 가진, 완전히 새로운 팀과의 대결로밖에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제서야 나는 내 기묘한 기시감의 오류를 깨달았다. ‘드물고’, ‘긴 시간’.


 


나와 첼시간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한지도 벌써 10년이다. 10년이면 갓태어난 아기가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도 그 초등과정의 절반을 이수할 시간이며 그 기간동안 두 번의 월드컵을 경험할 수 있다. 그 사이에 나는 펩과 티토, 타타 마르티노와 루이스 엔리케를 거쳐 발베르데 감독과 손을 잡았고 라마시아의 슈퍼루키 리오넬 메시는 어느덧 리빙레전드의 반열에 자리잡았지. 물론 세 아이의 아빠가 되기도 했고(!). 이만한 시간이면 자질구레한 감정의 잔상조차도 사라질 때다. 몇 시즌에 한번 마주하는 탓에 세월이 얼마나 흐르는지도 모르고 더이상 실체도 없는 짜증을 참 오래도록 느껴왔다. 때때로 많은것들은 잊혀질 권리가 있고, 나는 오늘부로 첼시 또한 여느 팀과 같은 ‘팀A’로 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것이 첼시에 대한 호감도가 약간은 생겼다는 뜻은 아니고, 내게 다른 리그 다른 팀에 대한 관심도가 얼마나 현저히 줄어든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을 뿐이다. 정말 얼마나 무지했던지 지난 밤에는 완전히 신생팀을 보는듯 하더군(ㅋㅋㅋㅋ). 축구에 막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는 라리가 뿐만이 아니라 모든 리그가 궁금하고, 이름이 조금이라도 알려진 선수라면 팀을 막론하고 전투적으로 살펴보던 때도 있었으나 지금은 오롯이 바르싸에 모든 관심을 쏟는다.





오늘은 레오가 얼마나 더 이쁜지 매경기 기대하면서( ͡° ͜ʖ ͡°)





1 이니에스타→ 레오→ 파울리뉴






Ⅱ 레오와 이니에스타






Ⅲ 볼때마다 놀라운 레오의 집념




저와중에 둘이서 무슨 얘기를 하며 웃는걸까 궁금했던 장면도 하나.
메윽씨이 요즘 머리 이뻐죽겠다(´༎ຶ۝༎ຶ)





2 라키티치→ 피케






3 이니에스타→ 수아레즈






4 바르싸의 원정골
1-1 리오넬 메시




요새 라리가에 워낙 질린 탓인지, 그동안 존나게 유난에 극성이라 생각했던 EPL팀과 경기하니 여러모로 기분전환이 되어 도리어 아이러니함을 느꼈다(ㅋㅋㅋ). 꾸레들은 이 경기도 못내 마음에 안들고 팀이 좆망하기 직전이라는 커다란 위기감을 느끼는 모양이지만 나는 내 팀이 여전히 잘 버티고 있음에 한시름 덜 따름이다. 바르싸는 런던 원정에서 골을 넣었고 지지 않았으며 2차전은 우리집 안방에서 치른다.






지나치게 비관적인 시선은 취미생활의 기쁨을 갉아먹을 뿐이다.
리오넬 메시의 저 확신에 찬 골셀러브레이션과 함께, 나는 모든 짜증을 잊고 입꼬리를 시원하게 올렸다.






























이 마지막 사진 너무 좋아(´༎ຶ۝༎ຶ)
여튼, 그래. 요즘 느끼는 짜증의 일부는 올림픽 탓도 있기는 한데(ㅋ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대회 시즌에는 항상 스포츠가 주는 근본적인 카타르시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어 즐겁긴 하다. 스포츠는 정말로 다양한 인간군상과 작은 사회의 기초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해주거든. 그 속에서 레오를 이미지화 하면 그는 아주 정교한 트로피 모양을 하고있을 것이다. 그리고 발베르데 감독과 내 사랑하는 선수들이 그 트로피를 황금으로 뒤덮어 주겠지. 비관론자는 이미 많으니, 낙관론자가 균형을 맞춰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