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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ça A/17-18

171123 챔스32강 5차전 유벤투스FC vs FC바르셀로나+

by 로♥ 2017. 11. 25.



1718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5차전
Juventus FC vs FC Barcelona





이달 초,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은 러시아 월드컵 본선진출 티켓을 두고 스웨덴과 경기해 (결과적으로) 패하고, 본선진출에 실패한다. 아주리가 없는 월드컵은 나에게도 믿을 수 없는 사건인지라 어안이 벙벙했으나 경기 후 눈물을 흘리며 인터뷰 하는 아주리의 주장, 잔루이지 부폰을 보니 문득 슬퍼지더군. 몇몇의 축알못(ㅋㅋㅋ)들이 ‘부폰이 아직도 뛴다는게 더 노답아니냐’고 말해 내 화를 돋구었지만, 이는 다르게 말하면 축구라곤 02년도 월드컵때 보고 만 사람들조차 골키퍼 부폰은 알고있다는 뜻이지. 축구선수들은 절감할 것이다. 지구 반대편의 축구 팬에게조차 자신의 이름을 기억시키는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고, 하물며 월드컵 때나 축구를 보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불가능할 정도의 활약 후에나 가능하다는 것을.


 


아주리의 월드컵 탈락은 일개 축구팬인 나에게도 충격적이었지만 선수들에게도 그 여파가 있었던지-하긴, 레오와 알비셀레스테는 본선진출권을 손에 쥔것 만으로도 마치 월드컵을 들어올린마냥 열광하지 않았던가-, 그 아주리 선수들이 대거 포진하고 또한 본의아니게 은퇴가 앞당겨진(....) 부폰의 유벤투스를 만나기 전에 바르싸 선수들은 입을 모아 유감을 표했다. 그래, 그랬지. 그렇다고 해서 상관없는 챔스에서까지 사이좋게 승패를 가르지않고 끝낼 필요는 없었잖아?





1 오프닝



오늘도 사이좋게 마테차를 나눠마시는 남미형제






레오는 오늘 벤치에서 시작했는데, 이미 터널에서 레오가 서브용 조끼를 입고 있는걸 봤으면서도 믿지않고 있다가(ㅋㅋㅋ) 전반전에 레오가 피치 위에 없는걸 보고 또 인지부조화에 시달렸다. 레오도 휴식이 필요하긴 했고, 결과적으로 그를 쉬게 하고 몸을 풀게도 했으니 적절한 선택이었으나 벤치에 앉은 리오넬 메시를 보는건 아직도 어색하군.





2 리오넬 메시 멀티앵글




전반전, 벤치에 앉아 팀메이트들의 경기를 관전하는 레오(上)와
후반전 직전이 되자 전반보다 신나보이는 메윽씨이(下)


Ⅱ 이윽고 알리안츠 스타디움에 “메시”를 연호하는 목소리가 들리는데,




아니나다를까 워밍업을 시작한 레오.
몸 푸는 장면은 뺐지만 보이는 장면과 상관없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메시의 이름이 들리는지라 순간 깜누인줄 알았다(ㅋㅋㅋ). 레오가 자리에서 일어나기만 해도 웅성웅성, 일순 소란스러워지는 분위기를 느끼면 언제고 절묘한 쾌감이 인다. 언젠가 얘기했듯, 그야말로 ‘리오넬 메시가 몸을 푼다’는 문장은 부연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근데 우리 메윽씨이 겨울이라 털이 쪘나?
왜 며칠 못본 사이에 더 귀여워졌지(´༎ຶ۝༎ຶ)ㅋㅋㅋ


Ⅲ 시작과 끝을 팬들을 향한 하이파이브로 마무리한 메윽씨이



슬쩍 내민 팬들의 손에 타닥, 맞장구 쳐주고 들어가는게 그와중에 귀여운거야ಠ_ಠ





3 바르샤 v 유베
Ⅰ 움티티→ 파울리뉴






Ⅱ 콰르다도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이니에스타






Ⅲ 골대를 맞춘 라키티치의 프리킥



골대 바보 멍청이 병신 돌대가리 ( •᷄⌓•᷅ )





Ⅳ-1 남미브로의 프리킥






Ⅳ-2






Ⅴ 레오→ 디뉴



그냥 니가 차라고(´༎ຶ۝༎ຶ)
본인이 마무리해도 됐을텐데 지나치게 강한 이타심이 모여 결국 경기를 무승부로 이끌고 말았다(ㅋㅋㅋ). 물론 바르싸로서는 무승부했다고 해서 그렇게 열을 낼 필요가 없는 경기이기는 했다. 바르싸는 이 경기를 끝으로 남은 6차전 승패와 상관없이 D조 1위로 본선진출을 확정했고-이것이 내가 이 경기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도 비교적 침착한 이유중 하나다-, 걱정없이 발렌시아전을 치를 수 있게 되었다.









5 지안루이지 부폰



오프닝부터 이니에스타를 붙들고 무언가 이야기하던 부폰.
사실 이니에스타와 부폰은 내가 느끼는 친근감 이상의 우정을 쌓았을 것이다. 비단 이 두 선수 뿐만이 아니라 라로하와 아주리는 정말 지겨우리만큼, 만날 수 있는 가능한한 가장 많은 횟수동안 만났다(ㅋㅋㅋ). 클럽에서는 챔스로, 국가대표팀에서는 유로와 월드컵으로. 세 시즌 전 챔스 결승전에서 만난 챠비와 피를로에게서 느꼈던 그 감정의 데자뷰를 겪는듯 하다.


Ⅱ 경기 시작전부터 부폰의 유니폼은 우리 알바에게 내정되었지만



수아레즈의 유니폼 또한 원하는 듯한 부폰. 달라면 드려야지(ㅋㅋㅋㅋ).
경기 전에 부폰의 유니폼을 갖고싶다는 속내를 내비친 알바에게 약속한대로 셔츠를 벗진 못했지만, 그는 아쉬워할 팬들을 위해 과감히 바지를 벗어 주었다. 축구선수들 아무데서나 바지 내리는거 진짜 왜이렇게 웃기고 골때리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Ⅲ 가능하기만 하다면 자신의 월드컵 티켓을 양보하고 싶은 라키티치




부폰은 어린 후배가 아주리 탈락했다고 노골적으로 자기 월드컵 티켓을 양보하고 싶다는 위로를 건내는게 꽤 고맙고 귀여웠는지 경기가 끝나자 라키티치를 뜨겁게 안아주었다. 허그뿐만 아니라 꽤 오래 라키티치를 안고 무언가 얘기해줬는데 뭐 축구선배로서 인생의 선배로 해줄 수 있는 말들이었겠지만 이쯤되니 기분이 더더욱 이상해지더군.





이어 그는 파울리뉴에게도 다정히 인사를 건냈고





아주 햇병아리 골키퍼를 위해서도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서두로 돌아가보자. 나에게도 골기퍼 부폰은 빅토르 발데스 보다 익숙한 이름이다. 그는 내가 축구에 막 입문하기 시작했을 때에도 이미 이름을 날리는 골키퍼였고 은퇴를 목전에 둔 지금은 비할 바가 없는 선수가 되었다. 아주리와 유벤투스 선수들에게는 그야말로 대부와도 같을 것이다. 그래도 아주리의 탈락 소식에는 이게 부폰의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라니! 놀라긴 했으나 그뿐이었는데, 검은색 -상징적으로는 파란색이라 해야겠지만- 아닌,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은채로 그 모습을 상기하는건 정말로 이질적이더군. 그가 굳이 내 선수들에게 다가와 일일이 안아주는 것을 보고 나는 순간 이 경기가 부폰의 마지막 경기인줄 알고 눈물을 찔끔 흘릴뻔 했다. 왜 다시는 못볼 것처럼 인사하는거지 싶어서 정말 놀랐거든. 그리고 그 놀란 마음이 아직도 진정되지 않아서 팀의 무승부에도 열렬히 화를 낼 기력을 잃은거고(ㅋㅋㅋ).





6차전에서 유베가 올림피아코스에 승리하지 못한다면, 어쩌면, 정말로 내가 피치 위의 부폰을 보는 것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이제 세리아는 전혀 안챙겨보니까). 물론 아직 그럴리야 없다고 믿고는 있지만, 무엇보다 이 시즌이 마지막이라는 말은 부폰도 하지 않았지만(ㅋㅋㅋㅋ) 막연한 짐작이 기정사실이 되는 것도 아주 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 팬들 마음은 오죽할까.




















유벤투스가 강등의 치욕(혹은 업보)을 겪으며 다시 지금의 위엄을 되찾을 때까지 혀를 차기도 하고 알레와 헤어지는 과정에서 혼자 마음이 상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 팀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때의 선수들과 내가 일방적으로 쌓은 좋은 기억들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알레도 없고, 머지않아 부폰도 떠날 것이다. 나는 사랑해 마지않는 내 팀의 두 주장, 푸욜의 은퇴와 챠비의 이적도 지켜보았지만 아주리 또한 내 축구인생의 첫사랑 같은 팀인지라 두 주장님과 헤어질때만큼 심란하군. 이번 시즌이든 몇시즌 후의 일이되든 모쪼록 남은 선수생활내내 후회없는 시간이길 바라요. 나 갑자기 푸욜이랑 챠비 보고싶어ಥ_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