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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ça A/17-18

171001 리그7R FC바르셀로나 vs UD라스 팔마스+피케 인터뷰

by 로♥ 2017. 10. 4.


1718 프리메라리가 7라운드
FC Barcelona vs UD Las Palmas





Gerard Piqué.(선거의 여파로 인한 연기에 대해 얘기가 있었는데) 보드진은 경기를 연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과 보드진은 이 부분에 관해서 계속 얘기해왔고 결국엔 경기를 하는 쪽으로 결정 했다. 관중들 없이 경기를 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경기장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 경험은 내 프로 인생에서 가장 최악의 경험이었다. 밖에는 가족들과 어린이들 그리고 어르신들이 있다. 그리고 일반 경찰들은 물론이고, 전투 경찰들은 이 상황을 막기 위해 개입되어 있다. 하지만 그 어떤 사람도 폭력적으로 투표를 하려고 하지 않았다. 모두가 그것을 봤고, 이것은 앞으로 분명 어떠한 결과물을 가져올 것이다(Culecorea.com/das님).」


 


현지 시간으로 경기 당일인 10월 1일은 까탈루냐 자치정부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투표를 진행하기로 한 날이었지만 투표소의 문이 열리기도 전에 이미 투표소의 절반은 스페인 공권력이 투입되어 폐쇄된 상황이었고-물론 까탈란들도 지지않고 계속해서 투표소를 세웠다. 실제로 투표가 진행되기도 했고- 시간이 지나자 무장경찰은 일반 시민들을 향해 고무탄을 발사해 유혈사태를 일으키고 투표소에 모인 사람들을 끌어내기 시작한다. 모든 문제를 차치하고, 내 본연의 자리인 외국인 꾸레의 입장에서 얘기해보자. 킥오프 시간은 다가오는데 스페인 경찰은 사람이 조금만 무리지어 있어도 과도한 폭력진압을 하고 있다. 조금 있으면 수용인원이 9만명인 깜누에서 축구 경기가 시작되는데, 이 상황에 과연 제대로 된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인가 걱정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다. 구단은 그 불안감을 체감했기에 라리가 협회에 경기를 연기하도록 요청했으나, 협회는 바르싸가 오늘 경기를 거부할 경우 6개월의 징계와 승점 6점을 삭감하겠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





바르싸는 결국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무관중 경기를 하기로 결정한다.
 









1-0 세르지오 부스케츠 선제골



오, 부스케츠 골이라니. 부스케츠가 골이라니!
포지션이 포지션이다 보니 부스케츠가 골을 넣을 기회는 자주 있지 않고 -자주 넣을 필요도 없으며-
그럴 기회가 있더라도 내 기억 속 깊게 인식된 부스케츠의 대표골이라곤, 그 전설의,





0슈팅 1골.
그 날의 아스날 전을 떠올릴 수 밖에 없지, 아무렴. 이 시즌의 아스날은 연례행사처럼 깜누에 들렀다가 경기 내내 단 한번의 유효슈팅은 고사하고 슈팅기회 자체가 없었으나 그저 기적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는 1골이 있었다. 0슈팅 1골. 아스날에게 신이 내린 가성비 골을 선물한 바로 그 선수가 세르지오 부스케츠였던 것이다. 그 기억을 드디어 지울만한 골이 나왔는데, 같이 좋아할 꾸레들이 없네(울적). 물론 부스케츠를 다시 변호하자면 이 경기에서는 언제나 그랫듯(!) 리오넬 메시가 미친듯한 집중력을 발휘해 3-1 스코어로 8강에 진출했고, 부스케츠 또한 이후에도 리가와 챔스에서 몇 번의 골을 더 넣었다(그저 다시 놀리고 싶었을 뿐).





라스 팔마스가 생각 이상으로 잘했던 덕분에, 정말이지 적절한 타이밍에 들어간 선제골과 함께,
역시 조용히 맞이한 후반전의 추가골


2-0 리오넬 메시







3-0 리오넬 메시 추가골



골이 들어가자 바르싸 벤치를 채운 스탭들과 아주 극소수의 관계자들이 환호하며 박수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 넓은 스타디움에서 선수가 득점했는데 박수소리가 들리다니. 골과 동시에 울리는 팬들의 시끄러운 함성이 당연히 뒤따르는 줄 알았던 세계에서 이보다 더 이질적인 소리는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몇몇의 팀들은 징계에 따른 벌로 무관중 게임을 한다. 바르싸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지만 왜 그것이 징계인지는 이 게임으로 하여금 절절히 깨달았다. 꾸레들이 없는 깜누는 정말 놀랍도록 크고 횡하더군. 경기에 이겨서 기쁘지만, 선수들에게는 정말로 힘든 게임이었을 것이다. 피케의 감상대로.



























함께 환호할 팬들이 없어 정말 조용한 골 셀러브레이션(ಥ_ಥ)과








Democràcia가 새겨진 캄프 누.








Gerard Piqué. 독립에 관하여 찬성이든 반대든 아니면 무효표를 던지든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투표 자체를 하는 것이다. 우리는 프랑코의 독재정권 시절 그 어떠한 목소리도 낼 수 없었다. 난 내가 카탈란이라고 생각하고, 카탈란이라고 느끼고 있다. 나는 이 사람들이 자랑스럽고 지난 7년 동안 우리가 보여준 모습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로 자랑스럽다. 어떠한 폭력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으로서 독립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하지만 경찰들과 전투 경찰들은 달랐다.」





(놀라웠던 점) 나는 그들이 평화적인 방식으로 투표하는 것을 막으려 할 거라고 생각했다. 모두가 봐오고 생각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들의 행동은 오히려 상황을 더 크게, 더 악화시켰을 뿐이다. 지난 50년 동안 내린 결정 중 최악의 결정 중에 하나다. 그들은 오히려 카탈루냐가 스페인에서 더더욱 독립하고 싶다는 의지를 불태워버렸고 이러한 행동들은 분명히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라호이는 세계 여행을 가도 영어를 읽지도, 말하지도 못할 사람이다. (소통이라는 걸 아예 할 줄을 모르는 사람이라는 걸 간접적으로 말하는 것.) 그게 그의 수준이다. (Culecorea.com/das님)」





담담히 인터뷰를 시작했던 피케는 곧 눈물을 글썽인다.
나는 까탈란이 아니라서 까탈루냐 독립 문제를 이들만큼 깊게 생각하지도 않(고 못하)고 그만큼 쉽게 지지하고 있으며 까탈란들이 진짜로 원하는게 뭔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남의 나라 정치적 문제를 놓고 마치 가십처럼 가볍게 말하고 싶지는 않은데, 공권력이 투입되고 시민들을 향해 무력을 행사하고 고무탄을 쏘는등의 무차별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정말 끔찍하고 충격적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실제로 깜누가 텅 비어있는걸 보는 것도 무서웠고. 폭력과 불통. 그 점에만은 정말로 감정적으로 이입된다. 나도 지난 9년이 그랬으니까. 피케는 이 날 오전 일찍 까탈루냐 독립 투표에 참여한 인증사진을 올렸을만큼, 피케가 까탈루냐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꾸레들이라면 모두가 알지. 이건 감히 누구의 이해도 바라지 않는 사랑이다. 피케는 그곳에서 나고 자랐다.









Gerard Piqué. (국가대표팀 얘기도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이 일에 관하여 스페인 내에서도 많은 얘기들이 있을 것이고, 많은 의견들이 있을 것이라는 걸 안다. 감독이든 아니면 스페인 축구 협회에 자리하고 있는 누구든 내가 국가대표팀에 문제가 되고, 해가 되고, 트러블의 중심이 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월드컵 전에 국가대표팀에서 물러나고 싶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Culecorea.com/das님).」


그리고 아직 그렇게까지 큰 해는 되지 않는 모양인지 다음날인 오늘, 라 로하로 차출되어 떠난 피케(ㅋㅋㅋ).
누차 말해왔지만 축구는 절대로 내셔널리즘을 떼놓을 수 없는 스포츠다. 어떤 식으로든. 그렇기 때문에 국가대표팀 자리를 놓고 피케를 압박하는 것이 못내 치졸해 보이고, 피케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훈련장에 모인 일부 팬들로부터 다시 비아냥을 듣고 있지만 그런 행동들로 피케를 막을 수 없다는 것 정도는 그들도 알고있을 것이다. 그들이 자유롭게 스페인 대표팀에서 피케가 꺼지길 바라는만큼 피케에게도 자신의 의지와 의견을 밝힐 자유가 있다. 무엇보다 어떤 정부든 시민들을 향한 폭력과 불통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나는 제라르 피케를 지지한다.